복종
미셸 우엘벡 지음, 장소미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7월
평점 :
품절


이슬람과 유럽의 관계에 대한 이 책의 문제적 이슈를 생각하며 문득...중국에는 신하 나라처럼 굴었으면서 일본에는 이를 갈았던 옛 한국... 어디든 참 비슷하다는 생각...

한국에서 중국이나 일본에 지배당하는 소설이 나온다면 그 작가는, 작품은 어찌 될까...작품성이 아무리 뛰어난들...통일이 되면 가능할까. 100년쯤 뒤면 가능할까. 한국에서 그런 작품은 불가능하다. 출판도 불가능하다. 역사의 유령들이 배회하는 게 아니라 받들어지고 있다. 이 암묵의 동의, 복종에의 동의. 이걸 깰 수 있는 작가는 이곳에 아직 없는 것 같다. 그런 이례는 긍정이 아니라 즉각 불온의 경계로 배치되리라, 배척되리라. 지금의 미셸 우엘벡보다 더. 표절이나 금기에 대한 비난과 탄압을 능가할 것이다.

미셸 우엘벡은 항상 어떤 가능과 불가능의 경계를 말해 왔다. 삶과 죽음 사이의 무수한 은유 중 하나인가. 이것은 문학이 늘 제기해 온 문제이다.

북스탠드, 복종 동전지갑...어디 안 사고 배기나 보자 총공세에...졌다....
내 삶은 소비 나라에 거의 매일 복종하고 있다. 이 나라의 경계는 도대체 알 수가 없다. 무한하다. 미셸 우엘벡을 읽기 위해 나를 또 팔았지. 8월이 다 가기 전에.
나 그리고 모두의 정신은 어느 정도 자유로운 거지?





ㅡAgalma









댓글(15)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무 2015-08-30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 그런 소설은.. 통일이 돼도 불가능하지 않을까요..?? 분위기라는 게 참... <비명을 찾아서> 같은 작품이 있긴 했지만 그것도 그닥...😅

AgalmA 2015-08-31 03:34   좋아요 0 | URL
불가능하지 싶어 이런 푸념을 한 것이기도....
나타나야 한다면 나타나겠죠. 누구도 짊어지고 싶지 않은 짐이기도 할 테지만. 개인주의 파편화 문화에선 더욱. 요즘 작가들은 오히려 개인주의를 더 강조하는 것도 같고요.

복거일 작가 작품의 명성과 중요성은 많이 들어 왔는데, 부끄럽게도 아직 제대로 읽은 작품이 없어요~_~; ... 독서는 왜 해도해도 게으른 허점만 더 드러나는 걸까요ㅡㅜ...

qualia 2015-08-31 04:09   좋아요 0 | URL
복거일 작가는 정말 설명불가능/이해불가능한 작가입니다.

처음엔 『비명을 찾아서』(1987, 문학과지성사)를 나름 의미 있는 작품으로 읽었더랬습니다. 그런데 그 뒤의 행보와 발언들을 보면 논리적 이해가 불가능합니다. 작가란 존재는 철학적 일관성을 어느 정도 보여주는 존재일 수 있다는 점에서 볼 때 복거일 작가는 수수께끼 같은 측면이 있다는 것이죠.

AgalmA 2015-08-31 05:27   좋아요 0 | URL
qualia님 조언 감사합니다 :)
말씀하신 부분에 대한 논란을 자주 들어서 저도 호기심과 의혹이 많이 생기던 작가였는데, 논란의 발언들에 -ㅁ-);해서 작품 읽기가 꺼려지기도 좀 했어요. 작품과 작가의 거리는 독자 입장에서는 늘 어려운 부분인 거 같아요.

[그장소] 2015-08-30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북플로 오니까 넘 좋음!^^♥

AgalmA 2015-08-31 03:32   좋아요 1 | URL
북플과의 불화가 좀 나아지셨나 보네요 :)
다행입니다.

[그장소] 2015-08-31 0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래도 참 웃기다는 생각이 들긴 하죠. 저도 그 경계의 모호함에 이젠 당혹스러워 지기 시작했어요

AgalmA 2015-08-31 05:23   좋아요 2 | URL
생각의 자유는 저도 존중하자 주의인데요....현실논리로 끌고 들어와 이데올로기화시키는 행위에는 동조하기 어렵습니다. 이때 선의, 정의까지 엮으면 정말 풀기 어려운 실타래가 되는 거 같아요.

<인도의 딸> 다큐보고 인도 강간사건에 대한 자료를 좀 찾아보다가 조티 싱 사건 사건 이후 2013년 인도에서 시민들이 교도소로 쳐들어가 강간살해법을 잡아끌어내 끔찍한 공개처형을 하고 시체를 끌고 다니며 사진찍고...선의 추구가 악과 자리바꿈하는 건 순식간인 거 같아요. 인간 사회에서.

[그장소] 2015-08-31 0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게 영화얘기가 아닌거죠?! 이렇게 무기력하게 듣기만 해야하는 그런 영화같은 폭력성을 대체 어쩌면 좋아요?! _ _;

AgalmA 2015-08-31 05:10   좋아요 2 | URL
동영상, 사진이 무수히 돌아다니고 있더군요...강간살해범을 벌거벗겨 끌고 다니며 웃고 있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끔찍했습니다. 플래시를 터트리며 일제히 시체사진찍어서 뭘 어쩌겠다는 건지...후대에 전하려고? 글쎄요. 그건 아마도 폭력에 대한 감응이자 도취라고 저는 생각합니다만...
범죄에 대한 관심과 의식이 높아지는 건 긍정적이겠지만, 조티 싱 사건 가해자의 의미심장한 말처럼 범인들도 잡히지 않기 위해 피해자를 절대 살려두지 않을 것이며 더욱 용의주도해지겠죠.
이번주 <그것이 알고 싶다>는 대구 여대생을 외국인이 강간치사케한 사건이었는데, 이 사건도 참...말이 길어질 거 같아 여기서 갈무리...다음주 <그것이 알고싶다> 1000회 특집이랍니다! 꼭 보세요/

[그장소] 2015-08-31 04: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갈수록 난폭과 야만을 넘나드는 현실~알아야하겠죠. 단순호기심이 아닌 인간으로써. .

AgalmA 2015-08-31 05:10   좋아요 1 | URL
억압과 불평등이 만연하니 그에 대한 반대급부의 양상이겠죠... 움켜쥐면 다른쪽이 부풀어오르는 풍선처럼.
뭐가 잘못되었는지 살펴볼 게 너무 많아 늘 역부족... 내 잘못된 시선은 없는가부터 시작해야 하니...

[그장소] 2015-08-31 05: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Agalma님. . . 머리터질지 몰라요. .그것까지 들여다 보면, ㅡㅡ;슬픈현실을 아는것만으로도 벅찬데,

AgalmA 2015-08-31 05:19   좋아요 1 | URL
그래서 요즘 뇌과학, 의식, 심리학, 사회학 연결시켜서 보자니 정말 머리 터질 지경입니다. 엉엉.... 인간은 뭐 이 따위로 어렵게 생겨 먹었냐 욕을 해도...답을 내가 알 수나 있을라나...
나 하나 붙잡고 임상실험하기도 이렇게 어려워서야 원.

[그장소] 2015-08-31 0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회학 ㅡ커뮤니케이션 .어휴~~~!넘 방대해요! 머리가 저는 벌써 맛이 갔을겁니다. 대단하다고! ^^ 그러니 늘 응원만할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