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새로운 마술사 등장
문학동네 팟캐스트로 처음 접했는데, 내 제멋대로 직감에는 문학계 새로운 기류를 만들어줄 신인이 아닐까 한다. 신인치곤 나이가 많지만 그게 뭐!
누구나 공감할 글줄을 중얼대는 재주가 있다. 그렇다. 중얼댄다. 한국식으로. 한정식은 아니다. 흔히 지나쳤을 온갖 감정과 단상을 그는 내내 호주머니에 넣어두고 만지작거리고 있었던 거 같다. 평생 고백은 몇 번 못 해봤을 거 같다. 어쩌다 이리저리 엮여 연애하는 스타일? 작가님, 죄송ㅎ;
누구나 인생에서 한 번쯤 만나본 적 있는, 소심하고 어눌하지만 자기 말은 청산유수로 중얼중얼대는 등단은 하지 못하고 있던 그런 사람 이미지? 그런데 이제 등단도 하고 책도 냈군~ 김애란, 황정은의 뒤를 이을 수도 있을 거 같은데...
필사의 신화들은 이제 그만 가 줄래?
언어 조립과 조탁이 아닌 김종옥식 언어 순두부...과연 한국 대중의 입맛에 맞을지.
내 개인적인 궁금증이다.
당신을 찾아갈 테지. 비오는 날에도 동물원을 찾아가는 그런 사람들이....
당신은 우릴 빗속에 서 있게 만들지 않기를.
2. 김종옥 등단작 <거리의 마술사> 그리고 도망자들...
경산경찰서 뉴스가 눈길을 끌었다.
약간 장애가 있던 대학생이 기숙사 한 방 동급생들에게 끊임없이 괴롭힘을 당했던 모양이다.
테이프를 칭칭 감아 대자처럼 만들었다고 한다.
˝맞을래, 치킨 사 줄래?˝
피해 학생은 병원에 입원 중이고, 수사를 받던 가해 학생 중 한 명이 메르스 증상이 의심돼 경산경찰서 수사과가 임시 패쇄되고 수사담당했던 경찰 2명은 잠정 휴가. 정말 난리통.
가해 학생은 자신의 가해자 메르스 공포에서 돌아오면 피해 학생에게 사과하게 될까.
나는 인과응보 그런 건 잘 모르겠어. 하지만 가해 학생 네게 중요한 기회가 온 거 같긴 해.
법이 아니라 네 생각의 잘못된 톱니바퀴를 으스러뜨려줄 찰나가... 놓치지 마, 이 기회는 아주 짧아. 마술의 순간보다 더.
<거리의 마술사>에서 왕따였던 남우는 비극적인 마술사가 되었다. 지금 현실에서는 마술사가 없지. 우리는 쇼와 속임수 밖에 몰라. 늘 당해서 사기라고 생각하지. 그거 알아보기도 벅차지. 마술? 몰라도 사는 거 자체가 피곤하지. 돈 벌고 편할 궁리만 생각하지. 모조리 나쁘다고 할 순 없지만 그게 다는 아니잖아.
마술사는 못 되어도 가해자는 되지 말아야지. 될 거 없어도 그렇겐 되지 말아야지.
메르스 14번 환자는 자신이 슈퍼전파자라는 걸 몰랐다지만 넌 네가 가해자인 걸 알았다.
자신이 때려 놓고 그렇게 될 줄 몰랐다고 말만 하면 다 인가. 그 상처들 어쩌고.
자신이 써 놓고 표절인지 몰랐다고 도망만 가면 다 인가. 그 글들 다 어쩌려고.
제 속에서 무엇을 키워가고 있는 것인지...모두여.
우리가 하지 않고 있는 일이 너무 많아....
ㅡAgal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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