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정신으로 치과 가기 2
왼쪽 뺨이 얼얼했다
무심결에 피와 침을 뱉어낸다
내게 꼭 맞는 것이 빠지고 난 자리
고작 이 하나이면서 같이한 삶이면서 나였던 것
달라 했지만 줄 수 없다 했다
나와 늘 한 몸이었는데 고작 이 하나라서
고작인 건 나도 마찬가지였는데
그렇게도 나이고자 했지만
매일 얼마나 떨어지고 있었나 얼마나 덜어낼 것인가
거즈를 뱉어내고 평생 이 빈자리를 더듬겠지
버스에서 우산 하나를 만난다
너는 누구의 무엇이었다
가 여기 이러고 있는 것이니
나는 이 하나도 못 챙기고
비가 오면 빈손으로 맞고 가는 사람이라
너도 두고 내린다
햇빛은 우리를 비껴가는 찬란
● 어제는
지나쳤지만
아니 난 이미 결심을 하고 있었지
오늘은 하나, 둘, 셋...
한 녀석 더 하시면 만 원인데요.
네? 아....
화려하게 핀 장미와 여러 이름 모를 꽃들을 보다가 어김없이 또 허브.
외양보다 실속을 챙기는 자라서? ㅎㅎ
모히토, 각종 요리에 쓸 생각으로... 오가다 휘휘 향기도 맡고....-.-;
애플민트, 로즈메리, 바질, 한 녀석은 허브가 아닌데 이름이 뭐였지. 할 수 없지. 예쁜 이름을 생각해볼게.
권여선도 한국 문단에 허브 같은 존재.
집에서 혼자 술 드실 때 무슨 생각하세요?
그런 생각들은 보통 말할 수 있는 게 아니지만... 너무 시시하거나 너무 무시무시해서.
● 날벼락
요즘 Axt 권여선 작가 편 출퇴근용으로 잘 읽고 있었는데ㅜㅜ...
정기구독 들어가야겠네요. 흑.
Axt 덕분에 5만 원 이상 살 때 추가 마일리지 혜택받아 좋았는데...
하긴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문학잡지가 정가 2900원; 거기서 10% 할인해 2610원;;
3년 동안 고마웠어요. 은행나무 출판사//
좋은 시절 또 가는군요😭/~
● 시시콜콜한 인간, 시키지도 않은 걱정
온라인 서점 굿즈 때문에 어쩌다 보니 굿즈 마니아가 되면서 발전도 매우 바라게 되었다. 책을 꾸준히 사니 굿즈와 떨어질 수 없는 관계니까
작년에 이어 올해도 알라딘은 우양산과 티셔츠를 알라딘 6월 굿즈로 내놓았다. 작년에 티셔츠를 너무 늦게 내놓아 실패를 겪은 걸 안타깝게 생각했다. 그때 <연인>이랑 <수고양이 무어의 인생관> 티셔츠 두 개 사줬는데... 이건 진짜 사준 거다. 디자인이 전혀 맘에 들지 않았다고ㅜㅜ! 내가 사진 자료, 그림까지 그려 참고하시라고 그렇게도 노력했건만!
알라딘 티셔츠 질은 좋다. 면도 톡톡하고.
진짜 문제는... 그때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거 같아 가타부타 말하는 걸 자제했다. 실패로 다시 안 나오겠구나 상심했는데 올해 다시 보니 반갑다. 거듭 실패하지 않길 바라며 소비자 조언을 좀 하자면
0) 사이즈 범위를 M/L 두 가지로 줄이시는 게 재고 부담을 덜 텐데...
1) 여성 기본 사이즈가 너무 벙벙하다. 남녀 공용 때문에 그런 거 같은데 팔 길이 정말 어쩔;; 요즘 남성 티셔츠도 팔 길이 짧아요~ 외출용으로는 좀 그렇고 집에서만 입어야 될 거 같다. 책 읽는 여자의 기본 사이즈? 집에서 편하게 입고 보라는 배려를 내가 무시하고 있는지도
2) 사이즈 문제를 무마할 수도 있는 디자인이 제일 문제다. 올해 디자인도 알라딘의 굿디자인에서 꽤 동떨어져 있다. 보통 1~2가지는 눈에 확 들어와야 하는데 다 고만고만.... 리뉴얼한 알라딘 선물상자 정도만 돼도 걱정을 안 하겠구만ᅳ.ᅮ... 왜 티셔츠로만 오면 이리 되는지 도통 이해가 안 된다. 작년에 이어 이게 개선되지 않은 게 아쉽다.
그래도 사긴 살 거라는ㅡ.ㅜ; 후유, 그놈의 정이 뭔지.
스누피와 도라에몽 디자인 지금 유니클로에도 많아서 이거 참 올해도 좀 걱정a....
아, 난 정말 시시콜콜 참견에 걱정이란 말이야.
알라딘은 날 싫어할 거야... 알라딘은 날 싫어할 거야... 알라딘은 날 싫어할 거야...
● 1일 1사진 & 책책
나는 꽃분홍, 핑크 종류 옷이 거의 없다. 과다한 화사함이 부담스럽다. 바깥에서 주로 그 색깔을 보게 되는데, 나이 든 여성들이 입은 것을 볼 때 화사함과 처연함을 동시에 느끼게 돼 마음이 복잡해진다.
멀찍이 떨어져서 보면 모든 게 기표다. 살아있음을 알리는 기표들. 한데 어우러져 있으면 좀 나은 걸까. 걷고 기다리며 우리 대부분은 그저 스쳐 지나간다. 안녕이란 쉬운 말도 생각처럼 쉽게 나눌 수 없다. 한국이란 사회는.
갑자기 읽고 싶어서 90일 대여가로 새뮤얼 버틀러 『에레혼』을 구매했다. 그가 쓴 책 중에 유일하게 흥행한 소설. 화가로도 시원찮게 풀렸다고 하니 동병상련 생기려고 그러네ㅜㅋㅜ
150년 전 소설이라 도입부가 지루한데(이제 흥미진진해질 거야... 우후후... 힘주는 게 느껴져서^^;;) 미지의 세계에 도착했음에도 AI 예견 부분은 전혀 느낄 수 없이 아직 목가적이다.
출퇴근길에 시집을 자주 본다. 신철규 『지구만큼 슬펐다고 한다』를 읽었다.
새로운 걸로 슬프게 할 수 있을까. 슬픔은 익숙한 데서 오고 그래서 정서를 말할 때 우린 익숙한 걸 끌어들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서글퍼졌다.
어떻게 하면... 어떻게 하면... 그걸 매일 궁리하다가 이 지경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