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1그림
취중 개? 취중 사슴?
의문의 지푸라기 인형.
work - 책
- 집 - 책책 - work - 책 - 집 - workwork - 집 ... 지겨운 순환에서 잠시 탈출.
어지러웠던 바깥. 갈 곳 없는
마음.
그 속에서 쌉싸름한 맥주 맛 그림.
이럴 땐 신해철 <일상으로의 초대>가 흐르면 제격이지.
그런 말을 안 하면 안 되겠느냐는 소릴 들었다.
그러나 이 정서가 내 행성의 중력이다.
자기 뇌에 갇힌 우리는 다 그렇다.
"책을 보고 생각에 잠길 때 요즘에 뭔가 텅빈 것 같아 지금에 난 누군가 필요한 것 같아 ..... 내게로 와줘 내 생활 속으로 너와 같이 함께라면 모든 게 새로울 거야 매일 똑같은 일상이지만 너와 같이 함께라면 모든 게..." 가사와 오버랩되는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월리스가 2005년 케니언 대학 졸업식에서 했던 축사를 담은 《이것은 물이다》 책은 그의 사후에 나왔지만, 축사 자체는 생전에도 인터넷에서 인기였다. 우리는 모두 자기 뇌라는 한계에 갇혀 있다는 것, 그로 인한 자기중심주의는 모든 인간의 기본 설정이라는 것, 그럼에도 우리는 타인에 대한 연민과 깨어 있는 의식으로 그 한계와 지루한 일상 속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것."
ㅡ《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다시 하지 않을 일》, 옮긴이 김명남
● 1일 1사진 & 책
예상대로 단번에 시선을 끄는 문장들이었다.
📎
"500명의 부유한 미국인들이 일렉트릭 슬라이드 춤을 추는 것을 보았다.
컴퓨터로 손질한 것처럼 보이는 노을과 미국에서 익숙히 보았던 평범한 돌덩어리 달이 아니라 외설스러울 만큼 커다란 레몬처럼 매달린 열대의 달을
보았다."
ㅡ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
그의 사유와 문장에서 뛰어남을 느끼지 못하겠다고 말한다면 나는
일찌감치 설득하는 걸 포기하고 나만 즐기는 쪽을 택하겠다.
옮긴이 김명남의 말에 백 퍼 동감 :)
"나는 이 책의 표제작인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만큼 짜릿한 글을 어디에서도 읽어본 적이 없다. 제 뇌에 갇힌 헛똑똑이 백인 남자가 좋아하지도 않는 크루즈 여행을 하며 매사를
비딱하게 기록한 일기를 읽으면서, 나는 발작적으로 웃고 눈물이 고이고 그를 비웃고 동정하고 그에게 은밀히 공감했다. 월리스는 좋은 글은 '독자를
덜 외롭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나는 이 글을 읽을 때 덜 외롭다고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