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시가 되고 이별은 별이 되는 것 - 내 생애 꼭 한번 필사해야 할 사랑시 101 감성치유 라이팅북
97명의 시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8월
평점 :
품절


 

근래 들어 필사관련 책들을 종종 만날 수 있는것 같다.  책을 꾸준히 읽는 편이지만 <시>를 찾아서 읽는 편은 아니었고, 고교시절 한창 시에 빠져서 시집을 모으며 읽기도 했었는데 나이들어가며 시,라는 감성과는 점점 멀어지고 조금더 읽고 즐기기 위주의 책읽기를 해왔는데, 최근들어 필사를 겸하는 책을 접하게 되면서 <시>를 다시 가까이 하는 계기를 만나게 되었다.  함축적인 의미를 담고 있지만 어느순간 훅, 마음깊은 곳으로부터의 무언가를 전해주는 글은 읽어도 좋지만, 한 권의 책에 필사를 할 수 있는 여백을 만들어놓으니 아무곳이나 펼쳐서 읽어보고 마음 내키면 써보는 즐거움도 있는것 같다.  스마트폰, 컴퓨터를 주로 사용하다보니 손으로 글씨를 쓸 일이 별로 없는데, <사랑은 시가 되고 이별은 별이 되는 것> 이 책 한 권이면 나들이 길도 즐겁지 않을까?  짧은 시 한 편을 읽고, 생각해보기도 하고 천천히 필사하며 나만의 책을 만들어가는 것.  곁에 두고 천천히 읽으며 꼭 꼭 눌러가면 쓰는 손글씨는 복잡한 생각이 들때,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도 될 수 있을것 같다.

 

 

 

 

 

 

 

 

 

 

 예쁘지 않은 글씨지만, 그래도 내 글씨로 나만의 책을 만들 수 있는 감성치유 라이팅북,

처음엔 어떻게 써야할지 조금 막막하다가도 이내 읽으며 쓰기 시작하면 몇 편은 골라 읽고 쓰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차오르는 무엇인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최근들어 시를 조금씩 찾아 읽기 시작했는데, 알고 있던 시도 있지만 알지 못했던 주옥같은 시들을 만나는 즐거움은 직접 책을 펼쳐들고 읽는 이들만이 경험할 수 있는 즐거움이 아닐까?   소중한 이들에게 선물로 드려도 좋을 <사랑은 시가 되고 이별은 별이 되는 것>  잠들기 전 한 편씩, 추천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타이베이의 연인들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예담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다음 여행을 가게 된다면 내심 타이베이를 가봐야지, 하는 막연한 생각을 품은지가 2~3년 즈음 된 듯하다.   타이베이라는 곳에 대한 막연한 환상이 있는건 아니었지만 이곳의 일상을 떠나 다른곳으로 들어가보고 싶다면 타이베이가 어떨까? 하고 생각해왔던것 같다.   <타이베이의 연인들>을 읽기 시작했을땐 타이베이에 고속철도를 건설하는 이야기를 근간으로 하는 사랑이야기? 인가 하고 생각했는데...

고속철도 건설,에 관련한 배경을 바탕으로 등장인물들의  삶을 이야기 하고 있다. 



도쿄에도 이런 분위기를 풍기는 장소가 있을 법하면서도 없다고 하루카는 늘 생각했다.  시부야의 센터 거리만큼 북적이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해서 시모키타자와만큼 세련되지도 않았지만, 예를 들면 여름 축제가 끝난 후 같은, 어쩌다 보니 미처 돌아가지 못한 젊은이들이 신사에서 시간을 보내는 듯한 분위기가 이곳 타이베이에서는 자주 느껴졌다. /p54-55


예를 들면 계획이라는 건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는 거라고 인식하는 사람과 예정대로 진행되기에 계획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차이는 그리 간단히 메워지지 않는다.  일본인이 볼 때 계획이 예정대로 진행되는 것은 돌을 허공에서 놓으면 땅에 떨어지는 것만큼이나 당연한 일이지만, 타이완에서는 계획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는 게 그정도로 당연한 셈이었다.  /p89


마음이란 혀의 감각까지 바꿔버리는지 모르겠다.  뭔가 하나가 버겁다고 느끼는 순간, 염주처럼 잇달아 이 땅의 것들이 싫어진다. /p94



타이베이를 여행하던중 하루카는 렌하오를 만나게 되고, 연락처를 받고 연락하기로 했지만 사라진 연락처, 그 이후 타이베이를 방문해 렌하오와 다녔던 곳을 찾아보지만 다신 그를 찾을 수 없었다.  그런데 10년의 세월이 흘러 하루카는 타이베이에 고속철도 사업과 관련하여 일본을 떠나 타이베이에서의 생활을 하게 되고, 직장동료를 통해 근황을 알게된 렌하오는 일본의 건설회사에 근무하고 있다는걸 알게된다.  운명적인 사랑이라고 생각해서 서로를 잊지 못햇던건 아니었지만, 10여년전 그들의 만남은 서로의 인생진로를 결정하는데 영향을 받았던 것이 아닐까?  일본과 타이베이를 오가며 간간히 연락하고 만나면서, 서로 지내온 시간들과 현재에 대해 조심스레 생각해보게 된다.  이야기의 전개는 이들이 중심이 아니라 고속철도 사업을 근간으로 하는 역사적인 배경과, 일본과 타이베이의 종전시대를 지나 현대를 살아가는 그 시대를 살았던 이들의 이야기와 맞물려가며 진행되고 있다.  500페이지라는 분량을 읽어가며 페이지가 줄어드는지 모르고 읽어갔던건, 이야기의 흐름이 너무나도 매끄러웠고 타이베이를 설명하는 글을 읽으며 상상하는 재미도 쏠쏠 했던것 같다.  여행프로그램이나 여행가이드북에서 보았던 음식들, 골목들, 지명들..  그중 제일은 음식과 날씨에 대한 묘사가 세세해서 타이베이의 스콜속에 있고, 그들의 포장마차 음식들이 눈 앞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기 시작했다.



하루카가 생각하는 것보다도, 그가 하루카와 보낸 단 하루의 추억을 더 소중히 여기는 게 분명했다. 되풀이되는 말이겠지만, 앞으로 어떻게 뭔가 바뀔 이야기는 아닐지 모른다.  황호에도 그것은 알고 있다.  그렇지만 그와의 만남이 없었다면 하루카가 이곳 타이완에서 일하지 않았을지 모른다 그리고 타이완에서 일하지 않았다면 자기와 만나지도 못했다.  하루카와 에릭의 만남은 아주 작은 일이었지만, 생각할수록 그 작은 만남이 여러가지 일들의 출발점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p162



하루카는 걸음을 내딛기 시작한 에릭을 한 발짝 뒤에서 따라갔다.  구 년이라는 세월이 도려내져서 구 년 전과 지금이 잇닿은 것 같았다.  시간이 만약 리본 같은 것이라면 구 년의 길이를 잘라내고 과거와 현재를 이어 붙인 느낌이었다.  그렇다면 그렇게 도려낸 구 년의 리본은 어디에 있을까.  하루카는 무심코 발밑으로 시선을 돌렸다.  물론 두 사람의 발 밑에 잘라낸 리본이 떨어져 있을 리 없었다. 그렇다면....... 하루카는 크게 휘젓는 에릭의 팔로 시선을 돌렸다.  착각이라는 건 알지만 에릭이 그 손에 리본 끄트머리를 쥐고 있는 것 같았다.  하루카는 하늘하늘 흔들리는 리본의 다른 한쪽 끝을 잡으려고 반 발짝 앞으로 다가갔다.  그러나 흔들리는 리본은 좀처럼 잡을 수 없었다. /p246-247



설령 똑같은 마음을 품었다고 해도 그 타이밍이 맞지 않으면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나는 그를 찾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 역시 나를 찾을 수 없었다.  단수이 거리에서 눈물을 흘리며 그의 아파트를 찾던 내가 지금 여기 있으면 좋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렌하오가 찾았던 내가 여기 있고, 내가 찾았던 그가 여기로 와줬으면 좋을 텐데 하고.  그러나 여기 있는 사람은 역시 내가 찾아 내지 못한 그였고, 그가 찾아내지 못한 나일 뿐이다. /p404



도쿄에 애인이 있었던 하루카, 10년만에 그녀와 연락이 닿았으나 어떤 이야기를 해야할지 망설였던 렌하오, 식민지 시절 타이베이에서 살다 일본 패전이후 일본에 살며 타이베이를 잊고 살았던 가쓰이치로, 꿈도 없이 막막하게 칭메이친을 만나고, 신칸센과 인연이 시작된 첸웨이즈.  이들의 삶이 조금씩 닿았다가 멀어지고, 7년여의 시간이 흐르며 진행되는 이야기는 그 흐름속에 나를 던져놓고 함께 지나가는 것처럼 생생했던 것 같다.  이야기의 큰 배경은 고속철도, 신칸센, 그리고 신문기사로 시작되는 조금은 거창해보이는 소설이었지만 결국 사람의 이야기.   책의 표지에 동경만경과 비교하는 글이 있었지만, 동경만경과의 사랑과는 다른 색깔의 느낌이었던것 같다.  '사랑'이라기보다 '삶'을 살아가는 다양한 군상들의 이야기를 타이베이와 일본의 정서로 버무려진 글을 읽은 느낌?  담백하지만 애틋하면서도 삶에 애정이 있는 글이 었던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난 다음, 그대의 감상이 궁금하다.  난 급 떠나고 싶어졌거든. 타이베이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끌지 말고 따르게 하라 - 새로운 리더십을 위한 지혜의 심리학
김경일 지음 / 진성북스 / 201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영업 2년차, 경제경영은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 흔한 뉴스도 챙겨보지 않아서 세상이 어찌 돌아가는지도 잘 모르고 살아가고 있는데 최근들어 경제서적들이 조금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세간의 뉴스야 이슈들이 대부분이고 정치적인 부분엔 워낙 관심이 없고,  내가 읽고싶은 책들만 읽기에도 내 시간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나 인지라.  내가 읽고 싶은 책만 컨택해서 읽는 지독한 편독습관이 들어있던 상태였다.  작은 매장이나마 경영을 하고 있는지라 조직에 대한, 그리고 리더십에 대한 내 생각들을 다시 한번 점검(?)해보고자 읽기 시작했던 <이끌지말고 따르게 하라>는 인지심리학박사인 김경일 교수의 저서로 인지심리학의 관점에서 이야기하는 현대사회에 필요한 리더십을 만나볼 수 있었다.



성공을 위해서는 움직여야 하는데 이 둘을 움직이게 만드는 것은 욕망이다.  그러니 인간의 욕망을 이해하지 못하면 성공과 제대로 된 연결고리를 조금도 이해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P15



프로는 불안감 없이 일을 한다.  그래서 일을 시작하기 전에 하나의 일을 여러 개로 쪼개 나가는 과정을 반드시 거친다.  프로는 실수가 적다.  늘 설명을 즐기기 때문에 메타인지가 똑똑해져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들의 경계감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프로는 일을 오래 할 수 있다.  그 일을 통해 '이루고 싶은 것'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프로는 마니아와 달리 끝맺음도 명확하다.  늘 웃으며 솔직하기 때문에 '만족'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프로가 만들어 내는 결과는 거창하지만 모두 우리 일상생활에서 얼마든지 변화시킬 수 있는 작은 습관들에 그 해답이 있는 셈이다. /p24



결론적으로 내가 어떤 상태, 어떤 공간, 어떤 시점에서 가장 일을 잘 했는가를 꼼꼼히 기록해 놓으라.  그것이 바로 나의 생각과 몸의 성공 히스토리이며 성취를 위한 나만의 빅데이터다.  하지만 전혀 새로운 작업도 아니며 굳이 어려운 일도 아니다.  유치원 때부터 귀가 따갑게 '하면 좋다'고 들은 이야기다.  바로 일기다.  일기에는 나의 성공과 실패에 관한 수많은 주변 정보가 들어 있다.  일기라는 간단한 습관을 통해 내 몸과 생각이 어떨 때 가장 궁합이 맞는가에 관한 신비를 풀 수 있다.  위인들이 하나같이 일기를 쓴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여기에 있다. /p31



책은 7개의 장으로 이루어져있고 본인이 필요한 부분만 찾아 읽어도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리학과 리더십은 어쩌면 감성을 기본으로 가지처럼 뻗어가는 자잘한 것들을 들여다보고 생각해봐야할 부분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보게 된다.  리더십에 왠 감성? 이라는 질문을 하겠지만 기계가 아닌 사람들이 부대끼며 하는 일이기에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책을 읽으며 그동안 주위에 성공했던, 때론 본받고 싶었던 사람들의 대부분을 생각해보면 '아 이랬었지' 하고 생각하게 되는건 아마도 그들이 생각하는 리더십의 밑바탕에도 '감성'이 깔려있어서 였지 않았을까?



나 혼자 있을 때 창의적인 생각이 많더라도 실행으로까지 옮겨지지 않는 경우가 허다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생각은 '나'가 하고, 실행은 '우리'가 하도록 책임을 나눠 주자.  특히 무언가를 바꾸려면 말이다. /P114



리더라면 한 번쯤 돌아보자.  나는 부하들과 '희로애락'중 몇 개를 얼마만큼 같이 느끼고 있는가, 얼마나 같은 소망을 가지고 있는가.  그리고 그 소망을 이루어 나가는 중 슬픔을 얼마나 자주, 그리고 진심으로 같이 느껴주었는가? /p272



리더십의 정의가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구성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 이라면 소통과 공감을 통해서 직원의 마음을 먼저 얻는 것이 리더의 중요한 덕목이라 믿는다. /p314 에필로그



내가 속해 있는 조직에서 나도 언젠간 리더가 될 수 있다.   리더의 지시로 수동적으로 일을 했던 예전이라면 요즘은 리더의 역량에 따라 구성원들이 달라질 수 있다는걸 배우게 되었던 책인것 같다.  리더들 만이 읽는 책이 아닌 조직에 속해있는 구성원들과 같이 읽고 이야기해보는것도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나도 조금더 큰 매장을 운영하거나 다른 일을 하게 된다면 이 책을 한 번더 꺼내보고 싶을것 같다.  일기는 지금 당장 조금씩 써봐야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상의 모든 리뷰 - 당신이 생각하지 못한
김리뷰 지음, 김옥현 그림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 책은 자기개발서도 아니고 인생에 아무 도움도 안 되는 책이지만 적어도 잔망스러운 재미는 있지 않은가

그냥 속편하게 만 몇천 원 정도만 쓰면 불우이웃(나)도 도울 수 있고,

개꿀잼까지는 아니더라도 피식잽 정도는 노려볼 수 있을 것이다.

자기개발서나 인문학의 시대는 갔다.  이제는 내 책이다.  그러니까 내 책을 사라" 김리뷰 曰



단순했다.  이 책이 책과 관련된 리뷰를 이야기하는 책일거라 생각했다.  '잔망스러운 재치'라는 단어를 얼핏 보았지만 책 이야기를 재미있게 하는 사람인가보다~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책을 받아들고 살짝 당황했다.  어...? 어...?  이런것도 리뷰라 할 수 있는걸까?  흔하디 흔한 단어들을 김리뷰만의 시선으로, 글로 이야기한다.  그리고 OK툰이라는 웹툰 작가와 함께 때론 글로, 웹툰으로, 그리고 사진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  어쨌든 이 둘은 함께하면 중간은 할 거라는 생각으로 시작했고 책을 읽다보니 이 사람 자신의 주관이 확실한 사람인듯하다. 



그냥 이젠 이것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낫다고 느낀다.  감기란 세금과 같다.  아무리 벗어나려고 해봤자 벗어날 수 없는 것.  포기하고 원천 징수당하는 편이 속이 시원할 수 있는 것이다.  암세포와는 친구가 될 수 없어도 감기와는 잘하면 친구가 될 수 있을런지도 모르는 일이다.  평생 함께해왔는데 이제 와서 훌쩍 떠나버리면 좀 서운할 것 같기도 하고... 이왕 내 몸에 있는 거 봐줄 테니까 나 너무 괴롭히지만 마라.  나 숨 못 쉬면 너네도 죽어.... #감기



나는 영화는 각자 다르게 본다고 생각한다.  내가 매번 강조하는 건 '각자의 생각은 모두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보는 사람들은 어떻게 느껴졌을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내 의견에 객관성을 부여하려고 하지 않았다.  내 리뷰가 전달하고자 하는 건 '이 영화는 재밌는 영화다.' '이 영화는 구린 영화다'라는 건방지거나 오만한 판단이 아니라 '이 영화, 나는 이렇게 봤는데 너넨 어떠냐' 정도의 의견이다.  내 의견은 내 의견이고, 니 의견은 니 의견이다.  둘 중 정답은 없다.  영화란 것은 이야기이고, 이야기는 사람마다 다르게 받아들이며 재생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복제인간이나 도플갱어도 아닌데 같은 영화를 봤다고 그걸 똑같이 본다는 건 애초부터 어불성설이다.  #영화



본격적으로 책을 읽고 '리뷰'라는걸 쓰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반성문으로 다져진 그의 '글빨'은 책을 읽는 이로 하여금 공감을 이끌어 낸다.  그리고 막던지는 말들이 오히려 속이 시원하달까?  조심스러운 문장, 감성적이고 책엔 실리면 안될것 같은 단어들을 걸러내고 정제한 책들만 읽다가 이 책을 들고나니 내려놓기가 쉽지 않다.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았으면서 떠오르는 단어들로 글을 맛깔나게 잘도 쓰는구나. 라는 생각도 문득 떠오르기도 했다.



사실 '리뷰'라는게 책 뿐만이 아니라 요즘은 다양한 마케팅으로 이용되고 있기 때문에 무료 '혜택'을 누리고 블로그나 sns에 글을 올리는 것으로 방문자를 늘리고 블로그 키우기에 열성적인 사람들도, 또는 파워블로거가 꿈이라는 이들도 생겨나고 있는게 아닐까?  사실 뻥튀기나 꾸미기도 적당히 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무상으로 제공받은것에 대한 일종의 답례? 같은거라 생각하니까.. 하지만 정말 아닌건 아니라고 쓸 수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리뷰가 꼬집어 이야기하고 싶은건 이런 것도 일부 있을테고,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끄적였는데, 어쩌다 보니 책으로 엮어져 나왔고 읽는 사람들도 읽다보니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것도 같고 후련한 기분이 들어 읽는게 아닐까?  휴가때 어떤 책을 읽어볼까? 고민중이라면 김리뷰 작가의 '소원'하나 들어주시길 <세상의 모든 리뷰> 한 권 사들고 읽어보는건 어떨까?  잔망스러운 재미는 확실히 보장하며, 깨알같은 감동도 숨어있으니 좋은 휴가길 친구가 되어줄지도 모른다.


살면서 한 번도 실수를 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잘못을 하지 않는 사람 역시 없다.  단지 그런 실수와 잘못들을 어떤 경험으로 엮어 발전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다.  적어도 나는 반성하고 후회할 수 있는 과거를 가진 사람은 비로소 강해질 수 있다고 믿는다.  그때 쓴 반성문으로 나는 얼마나 발전해왔나, 앞으로 좀 더 지켜볼 일이다. #반성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루 100엔 보관가게
오야마 준코 지음, 이소담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작은 동네, 곤페이토 상점가 끄트머리에 있는 작은 보관가게가 있다.  예전엔 양과자를 팔던 상점이었는데 그곳을 지키던 사람들이 떠나가고 앞을 보지 못하는 아들이 시작하게 된 가게.  시대가 변하고 살면서 기억하고 싶은 순간보다 잊고 싶거나 버리고 싶어도 버려지지 않는 것들이 있는데 그것을 어찌 처분해야할지 모르는 경우가 있다.  쌓아두고 쌓아두다.. 결국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시간속에 묻혀버리거나, 누군가의 손에 의해 버려지기도 했다.  <하루 100엔 보관가게>의 가게는 이런 의미에서 사람들이 찾게 되는 곳 아닐까?  잠시 곁에 없어지면 내게 어떤 의미일지, 또는 믿음직스러운 주인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생각이 정리가 되기도 하는 곳.


집을 나간 어머님이 필사적으로 모은 돈입니다.  어떤 심정으로 그렇게 많은 돈을 모았겠어요?  죽을 만큼 고생했을 거예요.  그걸 남에게 주다니, 왜죠?

주인의 표정에 망설임은 없습니다.  상쾌해 보였어요.

늘 멋있는 주인이지만, 지금은 반짝반짝 빛납니다.

그 얼굴을 보고 있자 조금은, 아주 조금은 이해할 것 같았어요.  주인은 어머니의 마음을 받아서 충분히 만족한 거죠.  그 만족감은 남에게 나눠줄 수록 더 커지는 거예요.

저는 보고 있으면서 보지 못했습니다.

주인의 끝없는 어둠과 고독을.

아마 가방이 그것들을 떨쳐주었겠죠.

그러니까 이제 필요 없는 겁니다. /p052

​보관가게.

이곳에는 끈적끈적한 뜨거운 감정도 질척질척한 음울한 감정도 없다.  애초에 가게 주인은 자전거가게의 주인아저씨처럼 손님에게 이러쿵저러쿵 이야기를 늘어놓지 않았다.  보관하고 싶으시면 맡아드리지요.  이런 분위기다.  그렇다고 일을 아무렇게나 대충하는 타입은 아니고 잔잔한 성실함이 있었다.  그런 곳이다.

그래, 가게 주인의 손에서 느껴지던 것이 그거다.  성실함은 왠지 차갑고 납작한 느낌이다.  자전거가게의 주인아저씨에게 느꼈던 것은 좀 더 일그러지고 울퉁불퉁했다.  ​/p074


​가게의 주인은 앞이 보이지 않지만 물건을 맡기러 오는 사람의 목소리와 이름으로 물건을 맡아두고, 기한내에 찾으러 오면 정확히 돌려준다.  기일이 지나 찾으러 오지 않으면 그 물건은 주인의 것이 되며 그런 물건들은 구청직원에게 연락해서 상의하에 처리하게 된다.  이야기의 주체는 가게입구에 쳐진 포렴, 가게 안 양과자점일때 자리를 지키고 있던 쇼케이스. 그리고 이름이 '사장님'인 고양이가 들고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주인인 기리시마 도오루는 그 자리에 항상 있을것만 같은 사람으로 그려집니다.  언제나 같은 시간에 문을 열고, 자리를 지키고 앉아 점자책을 읽는다.  이야기는 포렴이나 장식장, 고양이가 이야기를 진행하지만 오히려 등장인물들이 이끄는 이야기보다 더 집중하게되고 가게안의 모습이나 등장인물들의 감정이 생생하게 다가왔는지 모르겠다.  읽으면서 영화나 실생활의 드라마 같은 느낌보다 애니메이션의 기분을 느꼈던건 아마 주변사물들이 이야기하는 그런 느낌 때문이었던 것 같다.  


어둠을 견디고 흘러가는 시간을 견디고, 고독을 견디고, 제멋대로인 손님을 견디고, 지금은 이렇게 소음을 견딘다.  그는 무엇이든 받아들인다.  받아들임이 그의 인생 전부로 보인다.  아직 젊은 그가 그런 인생을 살려면 상당한 인내심이 필요하지 않을까. /p120

중학생 시절엔 동아리를 마치고 정육점에 들르며 수도 없이 이 길을 지났는데, 신경도 안 썼다.  보관가게는 행복한 시기에는 보이지 않는 걸까. /p153

​"저는 눈이 보이지 않으니 물건과 거리를 둘 수 있습니다.  그 덕분에 이 일을 지금까지 계속할 수 있는지도 모르죠." /p182

때로는 내 손을 떠나 잠시 잊고 있는것만으로도 조금 나아지는 기분을 느낄때가 있다.  누군가가 맡아주었으면 좋겠지만, 안심하고 맡길만한 곳도 없고 내가 찾고 싶어지지 않으면 알아서 처분해주었으면 좋겠는데 그것도 여의치 않다.  그러면 내 손으로 정리를 할 수 밖에..... 조용한 동네어귀 하루 얼마의 보관료를 받고 물건을 맡아주는 곳이 있다면,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 물건들을 맡기고 싶어할까?  누군가 맡긴 물건을 찾기위해 돌아올지도 모를 그곳을 위해 기다리는 사람이 있어준다면 난, 그곳을 얼마나 찾게 될까?  몇 일을 들고만 다니다가 앉은 자리에서 후다닥 읽어버린 <하루 100엔 보관가게>.  읽으면서 조금은 편안해지고 마음 한 켠이 따뜻해졌다고 느낀건 나만이 아니었을것 같다.  보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읽고 이야기해보면 좋을것 같은 책이라는 생각도 들었고, 이런 소재로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지면 더 좋을것 같다는 생각을 해봤던 책이었다.  여름이 가기전 휴가지에서 읽어보면 어떨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