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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여신 정이 1 - MBC 드라마 [불의 여신 정이] 원작 소설
권순규 지음 / 황금가지 / 2013년 6월
평점 :
다음달이면 MBC에서 방영될 <불의 여신 정이>, 조금은 생소한 조선 최초의 사기장 정이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다룬 이야기라고 합니다. 조선시대의 인물이라는데 그 인물에 대한 정보는 남아 있지 않다고 합니다. 임진왜란 당시 조선에서 잡혀간 수백명의 도공들이 터를잡은 아리타. 이 지역에서 활동했던 이의 이름이 백파선이라고 한다네요. 일본 도자기의 어머니로 추앙받는 백파선. 그녀의 이야기를 책으로 먼저 읽어보게 되었어요. 드라마 방영을 앞두고 다른 출판사들에서도 출간되고 있지만 저는 황금가지에서 출간된 3권짜리 책을 선택했습니다.
"그릇이란, 거기에 무엇을 담든지 담은 것을 빛나게 해 주어야지 그릇 홀로 빛나서는 안 된다 생각하옵니다."
.....중략.... "전하, 소녀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이 자식을 향한 부모의 마음이라 생각하였고, 자식을 향한 부모의 마음을 이 그릇에 담았사옵니다." /p271-272
".....전하께옵선 백성들의 어버이시옵니다. 어미의 눈물을 닦아 주시고 아비의 노고를 치하하여 만백성에게 선정을 베푸셔야 할 국왕이 아니시옵니까....."
하늘 아래 가장 높은 곳이리라. 구름 위에 걸치어 참수리의 날개짓으로도 닿을 수 없고 태산을 옮기는 바람조차 쉬어 넘는 곳. 그 벼랑 끝에 한 송이 이름 없는 꽃이 피었다. 치맛자락을 꼬옥 움켜쥔 두 손만큼 목소리도 떨리었다.
"전하께 올린 소박한 그릇엔.... 콩 하나를 위해 일 년을 땀으로 일군 농민의 일평생이 녹아 있사옵니다. 가여운 백성의 아름다움을 보지 못하신다면..... 전하께 올린 소박한 그릇은 그저 볼품없는 사발에 지나지 않을 것이옵니다. " /p275
16세기 후반 조선, 조선시대 자기를 둘러싼 이야기엔 왕권과 정치에 관한 얽힘도 빠질 수가 없습니다. 수토감관이라는 조선시대 최고의 사기장이라는 자리에 오르기 위해 두 변수가 경합을 벌이는날, 변수 유을담에게 가르침을 받은 초선이라는 여인이 반색 자기를 만들어 냅니다. 자색 자기는 옛부터 진귀한 명물로 이야기 되고 있는데, 반자색자기의 출현으로 술렁이는 분원과 마침 흉몽으로 괴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던 선조는 이를 흉한일이라 판단하여 초선을 비밀리에 죽일것을 명하게 됩니다. 수토감관 평가가 있던날 이강천의 음모로 유을담은 패하게 되고, 이강천의 아이를 임신중이었더 초선은 반자색 자기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선조가 보낸 자객에게 활을 맞고 분원의 용가마에서 이강천의 아이를 낳고 마침 분원을 떠나려 둘러보던 유을담에게 아이를 부탁하고 숨을 거두게 됩니다. 세월이 흘러 을담은 초선의 아이를 유정이라는 이름을 지어 자식처럼 키우고, 유정과 광해의 운명적인 만남도 이어지게 됩니다. 처음 읽는 조선시대의 사기장에 대한 글이었지만 자기도 정치적 자금을 만드는데 쓰였다는걸 알게 되고, 정치에 얽힌 이야기들은 대부분 비슷하구나 라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드라마 방영예고도 이미 본지라 조금은 상상하며 읽을 수 있었어요. 책으로 읽었지만 긴장감을 놓을수 없는 빠른 전개도 좋았고 그 시대의 역사를 '자기'에 맞추어 이야기 하고 있다는게 색다르고 재미있었습니다. 두 권의 책을 읽는데 하루 정도 걸렸어요. 조카하고 놀면서도 책을 놓지 않고 읽었으니 이야기에 퐁당 빠졌던거죠. 2권이야기도 곧 올려볼께요~ 드라마로 방영된다고 해도 책으로 읽어두면 좋을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