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로컬 컬처 키워드 - NO 지역 소멸 YES 지역 재생, 지방에 부는 새로운 바람
박우현 외 지음 / 북바이북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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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뉴 로컬 컬처 키워드이 책은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중요한 화두로 떠오른 지역 소멸문제를 새롭게 바라보게 만든 책이라 생각한다.

인구 감소라는 현상 그 자체보다, 사람과 문화가 지역을 어떻게 다시 살아나게 할 수 있는지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보여주고 있는데 그동안 지역하면 흔히 떠오르던 것은 인구 감소, 청년 유출, 그리고 소멸 위기라는 단어가 떠오르지만 이 책은 그 이면에 있는 사람을 다시 보게 한다.

지역을 잇는 힘은 외부 유입만으로는 지속될 수 없고, 안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하다라고 이 책에서는 말하고 있다.

결국 사람의 손과 마음이 다른 사람을, 마을을, 지역을, 더 나아가 세상을 이어간다는 점을 책 전반에서 강조하고 있다.

 

책은 크게 네 부분으로 구성된다. 1장에서는 지역이라는 무대를 다시 쓰는 사람들을 소개한다. 그중 옥천의 안남어머니학교이야기는 특히 인상적이었다. 문해 교육을 통해 농촌 여성들이 스스로 주체로 서서 버스와 도서관을 요구하게 된 과정은 지역 재생의 출발점이 결국 주민이라는 사실을 잘 보여주었다.

인천 강화의 협동조합 청풍사례 또한 기억에 남는다. 청년들이 모여 지역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콘텐츠를 개발하고, 로컬 투어와 체류형 프로그램을 기획하며 지역과 이웃을 연결하는 모습은 지역과 청년이 함께 살아가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2장에서는 지역 재생의 다양한 전략이 소개된다. 밀양의 청년 도시재생, 영도의 로컬 크리에이터 활동, 공주의 마을 스테이’, 전주의 원도심 문화 등이 그것이다. 특히 전주가 덕후 문화를 적극 수용해 젊은 세대와 전통을 연결한 실험은 흥미로웠다.

밀양소통협력센터의 활동이나 영도의 민관 협력 사업처럼, 공간과 사람을 잇는 시도들은 결국 지역의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과정으로 보였다.

 

3장에서는 단순히 그 지역에 살지 않더라도 관심과 참여로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광주 양림동 주민들이 골목을 가꾸어 골목비엔날레라는 축제로 발전시킨 사례는, 생활 속 작은 실천이 어떻게 지역의 문화 자산으로 확장되는지를 잘 보여주었다.

 

마지막 4장은 기록과 문화 활동을 통해 지역을 지켜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고창의 책이 풍경이 되는 곳’, 장수의 트레일 러닝 대회 등은 개인의 취향과 활동이 곧 지역의 브랜드가 되고, 나아가 지역 정체성을 새롭게 형성하는 과정이었다. ‘작은 움직임이 결국 큰 변화를 만든다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책을 덮고 나서 가장 크게 남은 생각은, 지역 재생의 핵심은 거창한 정책이나 대규모 개발이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주민 스스로의 작은 요구와 생활 속 실천, 그리고 지역과의 지속적인 관계 맺기가 지역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나는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

지역이 중심이 되는 순간, 경계를 넘어 서로를 마주하는 경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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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국경 섬을 걷다 - 당산나무에서 둘레길까지, 한국 섬 인문 기행
강제윤 지음 / 어른의시간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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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우리나라에 이렇게 많은 섬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현재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유인도 섬은 481, 무인도 섬은 2,918, 모두 합쳐 3,399개의 섬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숫자가 섬의 정확한 수라 하기는 어렵다. 유인도 수는 수시로 변하고 무인도는 10년에 한 번만 조사가 이루어지며, 미등록 섬도 많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전자해도와 위성영상을 비교·분석한 결과, 우리 바다에 약 12천여 개의 섬이 있다고 하니 놀랍기만 하다.

섬은 단순히 바다 위의 땅덩어리가 아니라 해상 영토와 국경을 지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해상 영토는 육상 영토의 4.4배에 달한다. 이러한 섬들 덕분에 우리는 넓은 영해와 배타적 경제수역 그리고 대륙붕 안의 풍부한 어족자원과 지하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바로 이 책 바다의 국경 섬을 걷다는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라, 섬의 중요성과 섬을 통해 우리 삶과 역사를 돌아보게 하는 인문 기행서라 생각한다.

책은 크게 네 부분으로 나뉘는데, 섬에 있는 나무, , 사람, 역사를 통해 우리 바다의 섬들을 이야기한다. 읽는 내내 마치 내가 직접 섬의 둘레길을 걷고, 오래된 당산나무 아래에 서 있으며, 섬사람의 밥상에 함께 앉아 있는 듯한 생생함을 느낄 수 있었다.

 

책의 1부에서는 섬의 나무들이 등장한다. 섬 속에 당산나무와 은행나무는 단순히 오래된 나무가 아니라 섬마을 공동체의 신앙과 삶의 중심이었다. 특히 강화 볼음도의 남북으로 헤어져 천 년을 살아온 은행나무 부부이야기는 세상에 이런 일이에 나올법한 인상적인 이야기, 마을의 안녕을 보살피는 자은도 팽나무 어르신, 대횡간도 관우를 모시는 신당등 한 그루의 나무가 섬사람들의 삶과 신앙, 더 나아가 민족의 아픔까지 품을 수 있다는 사실은 놀라움과 경외심을 동시에 안겨주었다.

 

2부는 섬 속 길에 관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섬에 난 길은 단순히 오고 가는 통로가 아니라, 세월과 사람들의 발자취가 켜켜이 쌓인 흔적이었다. 특히 걷기 천국울릉도는 언젠가 직접 그 길을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신안 도초도에 세상에 둘도 없는 황홀한 팽나무 가로수길은 사진만 봐도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밖에 나질 았았다. 섬 속에 길을 따라 걷는다는 것은 곧 섬을 온전히 이해하고, 그 속에 담긴 역사를 체험하는 일임을 깨닫는다.

 

3부에서는 사람이 중심이었다. 여자도, 고파도, 비금도 같은 섬에서 만난 섬 사람들의 이야기는 소박하면서도 따뜻했고 여수 송도에서 건네는 죽 한 그릇 먹고 가라는 말은 단순한 한 끼의 음식이 아니라, 낯선 이를 환대하는 섬사람들의 마음을 잘 보여주었다. 비록 그들의 삶은 넉넉하지 않았지만, 바다처럼 깊고 넓은 인심이 있었다.

 

마지막 4부는 역사를 다루었다. 김만중의 유배지였던 노도, 항쟁의 섬 하의도, 현대사의 아픔이 깃든 실미도까지, 작은 섬 하나하나가 곧 우리의 굴곡진 역사를 증언하는 현장이었다. 특히 하의도의 333년에 걸친 농민항쟁 이야기는 우리민족의 민족성에 다시 한 번 놀라웠고 이처럼 우리의 섬은 단순한 변방이 아니라, 사회의 중심을 흔든 역사의 무대였음을 깨닫게 했다.

 

이 책을 덮으며, 섬은 결코 고립된 공간이 아니라 우리 삶과 역사, 그리고 마음의 풍경이 응축된 곳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앞으로 섬을 찾을 기회가 생긴다면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그 속에 깃든 사람과 길, 나무와 역사를 마음으로 느껴보고 싶다.

 

이 책을 덮으며, 섬은 결코 고립된 공간이 아니라 우리 삶과 역사, 그리고 섬 속에 숨겨진 신비롭고 아름다운 속살을 숨겨놓은 보물찾기 처럼 우리의 보물을 찾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섬은 바다의 국경이자, 우리의 삶과 역사, 문화를 지탱해온 중요한 공간이었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이 책에서 만난 섬들을 직접 걸으며 나의 발자취를 남겨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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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박사 평전 석주명
이병철 지음 / 광문각출판미디어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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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나는 어릴 적 교과서에서 우리나라 나비를 세계에 알린 곤충학자 석주명의 이름을 접한 적이 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 그때의 기억은 나비박사라는 별칭에 그쳤다.

 

이번에 나비박사 평전 석주명을 읽으며, 그 단순한 별칭 뒤에 숨겨진 그의 치열한 삶과 집념의 연구 그리고 폭넓은 학문 세계를 새삼 발견하게 되었다.

책에서는 석주명 선생의 연구자료, 학술 논문, 지인들과의 면담기록, 선생의 채집기와 일기 그리고 저자의 취재 뒷이야기가 어우러져 선생의 삶을 다각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석주명의 가장 큰 업적은 외국인들이 잘못 분류한 나비의 동종이명을 바로잡은 것이다.

특히 일본 학자들이 같은 종인데도 형질의 작은 차이만으로 전혀 다른 종으로 오인한 921개의 동종이명 중 844개를 말소했다. 이를 위해 그는 무려 60만 마리 이상의 나비를 하나하나 측정하고 통계를 내어 개체 변이에 따른 분포곡선이론을 창안했다.

그 결과 한국산 나비를 250종으로 최종 분류했고, 이는 세계 곤충학계에 새로운 학설로 인정받았다. 평생 채집한 나비만 75만 마리가 넘으니, 그의 집념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나를 더욱 놀라게 한 것은 그가 단지 나비만연구한 사람이 아니라는 점이다. 1943, 경성제대 부속 생약연구소 시험장 책임자로 부임한 그는 21개월 동안 제주도의 들과 숲을 누비며 연구에 몰두했다. 나비 채집과 병행해 제주어 7,000여 개 어휘를 수집하고, 마을 어르신들의 입말을 하나하나 채록했다. 더 나아가 사람들의 삶터, 공동체 구조, 풍습까지 조사하여 제주 인문사회를 깊이 이해했다.

그에게 제주도는 단순한 연구 현장이 아니라, 자연과 사람, 언어가 어우러진 하나의 거대한 학문 세계였다. 그 결과 제주도 방언집제주도총서6권을 남겼는데, 이는 오늘날에도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석주명은 곤충학자이자 국학자였고, 동시에 언어학자이자 평화운동가였다. 그는 에스페란토 보급에도 힘썼는데, 이는 국제 학문 교류에서 일본의 간섭을 피하고 조선인 학자로서 인정받기 위한 방법이었다. 그가 걸어간 길은 언제나 우리 것을 제대로 알리고 지키는 일과 맞닿아 있었다.

 

그러나 1950, 국립과학박물관 재건 회의에 참석하러 가던 길에 뜻밖의 총격으로 세상을 떠났다. 젋은 나이, 한창 연구의 매진하던 선생의 허망한 죽음이었다. 책을 읽으며, 나는 그 젊은 나이가 얼마나 짧은지 실감했다. 그는 죽는 날까지 하루하루를 얼마나 치열하게 살았고, 그 열정은 얼마나 빛났었는지를 이 책을 읽는 내내 가슴 절절히 느껴왔다.

 

책을 덮으며, 석주명의 삶이 단순히 나비를 사랑한 과학자의 기록이 아니라, 자연과 인문학, 그리고 시대를 관통한 한 지식인의 분투였음을 느낀다. 그리고 그의 말이 오래 남는다.

사람들이 왜 나비를 잡냐고? 물으면 선생은 그 물음에 대한 답은 마음속으로만 한다. ‘ 이 어려운 시대를 극복하는 방법은 사람들의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학문을 택해 오로지 거기에 몰두함으로써 훌륭한 업적을 남기는 것이다. 업적은 남이 하지 않는 일을 찾아서 해야만 이룰 수 있다라고.

남이 하지 않는 일을 10년간 하면 꼭 성공한다.”

그 말은 단지 학문뿐 아니라, 우리 삶 전체에 적용할 수 있는 신념이자 특히 현재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주는 도전에 메시지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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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판에 텐트 치는 여자들 - 다정하고 담대한 모험가들, 베이스캠프에 모이다
WBC 지음 / 해냄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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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모험은 늘 위험을 동반한다. 하지만 위험에서 멀어질수록, 새로운 세상을 발견할 가능성도 줄어든다.

들판에 텐트 치는 여자들은 바로 그 가능성을 붙잡고자 한 세 명의 여성들이 아니 와일드우먼들이 만들어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의 출발점은 단순하고도 개인적인 이유였다. 함께 산에 갈 친구가 필요했고, 모험심을 잃지 않기 위해 여자들이 마음 놓고 자연 속 모험을 떠날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WBC(Women’s Basecamp)는 처음부터 거창한 계획보다는 일단 판을 깔고 보자는 용기에서 시작되었다.

 

첫 모임은 제주도 캠핑카 여행이었다. 해변을 달리다 한적한 곳에 차를 세우고, 저녁노을을 바라보며 모닥불을 피우던 시간은 그 자체로 꿈같았다. 그러나 곧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어 발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시간이 흐르고 다시 떠난 강원도 여행, 그리고 공식 첫 캠핑 장소로 떠난 덕적도 여행은 태풍 덕분에 12일이 34일로 바뀌는 예기치 못한 모험이 되었다. 하지만 오히려 그 시간 속에서 서로의 인생 이야기를 나누며, 각자의 선택에 대한 자신감을 나눌 수 있었다.

덕적도 캠핑 여행 후 다시 한번 멤버들은 동지애를 가지며 지리산 둘레길을 걸었고 이 책의 주인공인 셋은 모험하는 여성들을 위한 아웃도어 커뮤니티를 만들어가자는데 의기투합한다.

멤버십을 운영하고, 각자의 취향이 담긴 백패킹 모임을 기획하며, 덕유산 눈꽃 산행, LA 존 뮤어 트레일 트레킹, 핀란드 캠핑 여행까지 이어진다.

 

이 책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모험 친구들과 관계 맺는 법이다.

첫째, 몸을 움직이며 사귀기. 말보다 함께 움직이며 묵묵히 존재하는 시간이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게 한다.

둘째, 적당한 거리감을 존중하기. 각자가 편안함을 느끼는 거리를 지혜롭게 배려한다.

셋째, 자연에서 나를 마주하기. 결국 모험의 끝에는 자기 자신을 탐험하려는 마음이 있다.

 

3년간 다섯 번 열린 와일드우먼 멤버십과 100명이 모인 리트릿 캠프는, 작은 시작이 어떻게 큰 물결로 번져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책을 덮으며 나는 생각했다. 모험은 꼭 대단한 장소나 거창한 목표에서만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마음이 시키는 방향으로 발걸음을 내딛는 순간, 그곳이 바로 모험의 들판이 된다. 그리고 그 길 위에서 함께할 동료가 있다면, 위험조차도 새로운 가능성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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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00대 트레일 1 - 걸음의 축제 세계 100대 트레일 1
박춘기 지음 / 진봄북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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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나에게 있어 길을 걷는다는 것은 단순히 발걸음을 옮기는 것이 아니라, 삶의 흐름과 닮아 서로 얽힌 의미를 담는 소중한 시간임을 깨닫는다.

삶은 모험과 도전, 성공과 실패, 그리고 행복과 어려움이 교차하는 긴 여정이다. 걷기 역시 그렇다.

어떤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수많은 풍경을 만나고, 예상치 못한 장애물에 부딪히며, 때로는 숨이 차올라 멈추고 싶은 순간도 겪는다. 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우리는 조금씩 변하고, 성숙해지며, 이전과는 다른 를 발견하게 된다.

 

박춘기의 세계 100대 트레일은 이러한 걷기의 본질을 다양한 시선에서 풀어낸다. 책은 단순히 트레킹 방법과 정보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트레킹을 하면서 느끼는 자연과 문화 그리고 사람을 만나는 체험의 여정으로서의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

 

책을 펼치자마자 눈앞에 펼쳐지는 장면은 내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였다.

아이슬란드의 거친 화산 지형, 카즈벡산의 만년 설산, 칠레 파타고니아의 바람, 네팔 랑탕 밸리의 고요한 설산 등 모두 지구 어딘가에 존재하지만, 아직 내 발걸음이 닿지 않은 길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 길들을 17년 동안 묵묵히 걸으며, 단순한 여행자가 아니라 길이 바로 그의 삶 자체인 양 자신의 두 발로 길 위에 세상을 바라본다.

 

책 속에는 내셔널지오그래픽이나 론리 플래닛 등 유수의 기관에서 선정한 길을 중심으로 5개 대륙, 25개의 대표 트레일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러나 이 책은 단순한 트레킹 코스를 소개하는 책이기 보다 길 위에서 느낀 바람의 느낌, 해질녘 산의 신비로운 하늘, 그리고 현지 사람들과 나눈 짧지만 깊은 인연들이 중심이다. 마치 잘 찍은 여행 다큐멘터리를 글로 보는 듯한 느낌들 것이다.

 

특히 파타고니아 피츠로이에서 마음이 오래 머물렀다. 저자는 그곳을 오직 자연만이 주인이고 사람은 그저 흘러가는 객일 뿐이니이라고 표현했다. 내가 그 자리에 서 있었다면, 아마도 나 역시 인간의 작음을 새삼 깨달았을 것이다. ‘라는 존재를 부각시키는 대신, 그저 그 순간 자연의 일부가 되는 경험. 그것이 트레일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했다.

 

책을 읽으며, 나는 걷기가 단순한 움직임이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걷기는 존재에 대한 사유이고, 자연과의 대화이며, 자기 자신과 다시 만나는 시간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 길 위를 걷는 순간만큼은, 나를 돌아보고 삶의 방향을 묻는 소중한 시간이 된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풍부한 사진 자료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마치 내가 직접 그 길을 걸으며 바람을 느끼고 풍경을 바라보는 듯한 생생함이 전해진다. 더불어 걷기 코스별 거리와 일정 그리고 난이도 등 실용적인 정보가 꼼꼼히 정리되어 있어 실제 트레킹에 큰 도움이 될것이라 생각한다.

 

세계 100대 트레일을 읽고, 나는 길 위를 걷는 의미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책 속에 소개된 코스들 중 몇 곳을 골라, 한 걸음씩 나만의 여정을 시작해 보고 싶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언젠가 나도 내 발로 이 길 중 하나를 걸어보리라고. 목적지는 멀리 있어도, 마음속 출발은 지금 이 순간부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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