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00대 트레일 1 - 걸음의 축제 세계 100대 트레일 1
박춘기 지음 / 진봄북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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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나에게 있어 길을 걷는다는 것은 단순히 발걸음을 옮기는 것이 아니라, 삶의 흐름과 닮아 서로 얽힌 의미를 담는 소중한 시간임을 깨닫는다.

삶은 모험과 도전, 성공과 실패, 그리고 행복과 어려움이 교차하는 긴 여정이다. 걷기 역시 그렇다.

어떤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수많은 풍경을 만나고, 예상치 못한 장애물에 부딪히며, 때로는 숨이 차올라 멈추고 싶은 순간도 겪는다. 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우리는 조금씩 변하고, 성숙해지며, 이전과는 다른 를 발견하게 된다.

 

박춘기의 세계 100대 트레일은 이러한 걷기의 본질을 다양한 시선에서 풀어낸다. 책은 단순히 트레킹 방법과 정보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트레킹을 하면서 느끼는 자연과 문화 그리고 사람을 만나는 체험의 여정으로서의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

 

책을 펼치자마자 눈앞에 펼쳐지는 장면은 내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였다.

아이슬란드의 거친 화산 지형, 카즈벡산의 만년 설산, 칠레 파타고니아의 바람, 네팔 랑탕 밸리의 고요한 설산 등 모두 지구 어딘가에 존재하지만, 아직 내 발걸음이 닿지 않은 길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 길들을 17년 동안 묵묵히 걸으며, 단순한 여행자가 아니라 길이 바로 그의 삶 자체인 양 자신의 두 발로 길 위에 세상을 바라본다.

 

책 속에는 내셔널지오그래픽이나 론리 플래닛 등 유수의 기관에서 선정한 길을 중심으로 5개 대륙, 25개의 대표 트레일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러나 이 책은 단순한 트레킹 코스를 소개하는 책이기 보다 길 위에서 느낀 바람의 느낌, 해질녘 산의 신비로운 하늘, 그리고 현지 사람들과 나눈 짧지만 깊은 인연들이 중심이다. 마치 잘 찍은 여행 다큐멘터리를 글로 보는 듯한 느낌들 것이다.

 

특히 파타고니아 피츠로이에서 마음이 오래 머물렀다. 저자는 그곳을 오직 자연만이 주인이고 사람은 그저 흘러가는 객일 뿐이니이라고 표현했다. 내가 그 자리에 서 있었다면, 아마도 나 역시 인간의 작음을 새삼 깨달았을 것이다. ‘라는 존재를 부각시키는 대신, 그저 그 순간 자연의 일부가 되는 경험. 그것이 트레일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했다.

 

책을 읽으며, 나는 걷기가 단순한 움직임이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걷기는 존재에 대한 사유이고, 자연과의 대화이며, 자기 자신과 다시 만나는 시간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 길 위를 걷는 순간만큼은, 나를 돌아보고 삶의 방향을 묻는 소중한 시간이 된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풍부한 사진 자료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마치 내가 직접 그 길을 걸으며 바람을 느끼고 풍경을 바라보는 듯한 생생함이 전해진다. 더불어 걷기 코스별 거리와 일정 그리고 난이도 등 실용적인 정보가 꼼꼼히 정리되어 있어 실제 트레킹에 큰 도움이 될것이라 생각한다.

 

세계 100대 트레일을 읽고, 나는 길 위를 걷는 의미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책 속에 소개된 코스들 중 몇 곳을 골라, 한 걸음씩 나만의 여정을 시작해 보고 싶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언젠가 나도 내 발로 이 길 중 하나를 걸어보리라고. 목적지는 멀리 있어도, 마음속 출발은 지금 이 순간부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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