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를 애지중지 모셔놓기만 하면 곰팡이가 피거나 좀이 슬지.
구두를 함부로 신고 다니면 어느새 닳아 낡아 버리게 되지.
구두 끈을 꽉 묶으면 풀기도 힘들고 걸어 다녀도 편하지 않지.
구두 끈을 느슨하게 묶으면 어느새 풀려 질질 끌리는 것도 모르고
신고 다니다가 신발이 벗겨져버리지.
구두약을 많이 바르면 광이 무뎌지고,
구두약을 조금 바르면 광이 나지 않지.
힘들다고 약하게만 닦으면 때가 빠지질 않고,
정신없이 너무 세게만 닦다 보면 껍질이 벗겨져 구두가 상처를 입지.
깨끗한 수건으로 닦다 보면 수건이 더러워지고,
더러운 수건으로 닦다 보면 구두가 더러워지지.
내가 살아가는 방식도 이러한 중도(中道)에 따른다네.
[글 / 원성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