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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판에 텐트 치는 여자들 - 다정하고 담대한 모험가들, 베이스캠프에 모이다
WBC 지음 / 해냄 / 2025년 7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모험은 늘 위험을 동반한다. 하지만 위험에서 멀어질수록, 새로운 세상을 발견할 가능성도 줄어든다.
‘들판에 텐트 치는 여자들’은 바로 그 가능성을 붙잡고자 한 세 명의 여성들이 아니 와일드우먼들이 만들어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의 출발점은 단순하고도 개인적인 이유였다. 함께 산에 갈 친구가 필요했고, 모험심을 잃지 않기 위해 ‘여자들이 마음 놓고 자연 속 모험을 떠날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WBC(Women’s Basecamp)는 처음부터 거창한 계획보다는 ‘일단 판을 깔고 보자’는 용기에서 시작되었다.
첫 모임은 제주도 캠핑카 여행이었다. 해변을 달리다 한적한 곳에 차를 세우고, 저녁노을을 바라보며 모닥불을 피우던 시간은 그 자체로 꿈같았다. 그러나 곧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어 발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시간이 흐르고 다시 떠난 강원도 여행, 그리고 공식 첫 캠핑 장소로 떠난 덕적도 여행은 태풍 덕분에 1박 2일이 3박 4일로 바뀌는 예기치 못한 모험이 되었다. 하지만 오히려 그 시간 속에서 서로의 인생 이야기를 나누며, 각자의 선택에 대한 자신감을 나눌 수 있었다.
덕적도 캠핑 여행 후 다시 한번 멤버들은 동지애를 가지며 지리산 둘레길을 걸었고 이 책의 주인공인 셋은 모험하는 여성들을 위한 아웃도어 커뮤니티를 만들어가자는데 의기투합한다.
멤버십을 운영하고, 각자의 취향이 담긴 백패킹 모임을 기획하며, 덕유산 눈꽃 산행, LA 존 뮤어 트레일 트레킹, 핀란드 캠핑 여행까지 이어진다.
이 책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모험 친구들과 관계 맺는 법’이다.
첫째, 몸을 움직이며 사귀기. 말보다 함께 움직이며 묵묵히 존재하는 시간이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게 한다.
둘째, 적당한 거리감을 존중하기. 각자가 편안함을 느끼는 거리를 지혜롭게 배려한다.
셋째, 자연에서 나를 마주하기. 결국 모험의 끝에는 자기 자신을 탐험하려는 마음이 있다.
3년간 다섯 번 열린 와일드우먼 멤버십과 100명이 모인 리트릿 캠프는, 작은 시작이 어떻게 큰 물결로 번져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책을 덮으며 나는 생각했다. 모험은 꼭 대단한 장소나 거창한 목표에서만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마음이 시키는 방향으로 발걸음을 내딛는 순간, 그곳이 바로 모험의 들판이 된다. 그리고 그 길 위에서 함께할 동료가 있다면, 위험조차도 새로운 가능성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