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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것을 멈추지만 않는다면 - 산티아고 길 위에서의 46일
이혜림 지음 / 허들링북스 / 2022년 6월
평점 :
산티아고 순례길은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손꼽는 버킷 리스트 중 하나일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로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것이 버킷 리스트 중 하나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여건이 안된다고 바쁘다는 이유로 아직 이루지 못하였다.
대신 종종 올레길을 걷거나 산을 타는 것으로 대신하면서 지금도 걸으면서 느림의 미학을 즐기고 있다.
저자는 남편의 버킷 리스트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함께 하기로 결정 했지만 정작 본인은 걷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도 않고 순례길의 의미나 의의 같은 건 알지도 못하고 과연 끝까지 완주할 수 있을지 걱정만 앞선 채 그렇게 세계여행의 첫 발을 산티아고 순례길로 향한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우리나라뿐만이 아닌 전 세계적으로 많은 순례객들이 찾는 곳으로 프랑스 남부 생장피에드포르에서 출발해 스페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까지 이르는 800km 순례길 여정을 말한다.
몸이 너무 힘들어 그만 걷고 싶고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늘 도망치며 살아왔던 자신이 지금 이 순간에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하는 모습과 용기에 나 또한 힘이 났다.
걸으며 자신도 몰랐던 감정과 생각을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천천히 걸어야만 그때야 비로서 볼 수 있는 찰나의 순간들을 보고 느끼며 자신만의 순례길의 의미를 생각해본다.
순례길에서 만난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가진 순례자들과의 이야기, 알베르게에서 만난 소중한 사람들과의 인연, 베드버그의 고통, 케이크 생일 선물의 감동, 카미노 천사이야기, 순간순간 예상치 못해던 사건, 사고 등 순례길을 걸으며 겪었던 다양한 에피소드를 만날 수 있다.
순례길을 걷는 데에는 정답도, 정석도 없다.
자신이 걷고 싶은 대로 걸으면 된다.
지치면 숲속 작은 벤치에 앉아 바람을 느끼며 나무와 꽃을 보고 지나가는 양떼를 보아도 삶의 축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걷는 것을 멈추지만 않는다면 우리는 언젠가 목적지에 도착할 것이다.
빨리 도착하느냐 늦게 도착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걷는 과정 속에 나 자신을 되돌아보면서 무엇이 소중한지를 깨닫는 것만으로도 족하다.
그리고 따로 똑같이 묵묵히 걷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부부는 그렇게 따로 똑같이 서로를 묵묵히 지지하고 응원하며 함께 걸어간다.
순례길이 준 마지막 선물은 완주했다는 기쁨도 있겠지만 아마도 모든 걸 내어주는 순례길에서의 위로와 자신을 사랑할 줄 알고 상대방을 배려할 줄 아는 마음을 얻었다는 것일 것이다.
순례길을 걷는다는 것은 자신을 내려놓음이요, 비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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