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반딧불,, > 육보 딸기예요.
수상한 과학
전방욱 지음 / 풀빛 / 2004년 1월
평점 :
절판


엊그제 친구가 정리하는 책들을 가질러 오면서 딸기를 사가지고 왔다.

아무리 산지라 해도 아직은 비싼 철인지라 우리 집에서는 올해의 첫 딸기였다.

딸기를 씻으면서 보니 육보딸기다.

약간 통통하고 억센 느낌이 살아있고, 유난히 싱싱해보이고 과육이 조밀조밀한 색도 유난히 붉게 나오고

오래 가는 일본에서 개발한 딸기다.

우리 나라 딸기의 60~70%를 점하고 있을 정도로 흔한 그런 딸기다.

반대로 길쭉하게 역삼각형에 약간 분홍빛을 띠고 있으며 더 잘 무르는 딸기가 우리 나라에서 개발한 딸기란다.

유난한 입덧에 가을 초입부터 겨울 초. 비싼 딸기를 대놓고 먹다보니 과일과게 아줌마랑 친해져서 듣게 된

품종 이름이 떠오른 것은 엊그제 뉴스에서 육묘 하나 하나에 장미 꽃 하나하나에 로얄티를 지급해야 한다는

그래서 화훼 농가와 딸기 농가등등이 경영압박을 받게 되었다는 화면이 떠오른 때문이다.

 

우루과이 라운드가 타결될 때부터 이미 예견되어 있던 이야기 였지만, 그리 많은 사람들이 신경 쓰지도 않았고, 이 책의 내용에 있는 대로 IMF 이후에 우리 나라의 종묘상은 그야말로 외국계 종묘회사로 다 흡수되었다.

물론 외국계가 완전히 우리 나라 경제를 좌지우지 하게 된 것이 무어 그리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이십년 전에 선생님이  아마 너희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는 물이 석유보다 더 비쌀 것이고, 쌀 한 알로 한 끼가 될 것이고, 생활은 편해질 지 모르지만, 식량이 부족할 수도 있단다.

하는 소리를 했던 것들이 떠올랐다.

어릴 적에도 커서도 몇몇 책을 빼고는 미래의 세상은 너무나 멋진 유토피아였다.

생활은  물질과 과학의 발전으로 불가능한 것이 없고, 커가면서 물질이 과학이 우선한다는 것은

돈이라는 것이 없을 때 사람이 사람으로서 살아갈 수 없는 것이라는 것을 절실히 알게 되는 시간이었고,

그 돈이라는 것과 권력과 과학이 결합하면 무소불위의 엄청난 탐욕과 부패와 맹목으로 흐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서구 열강의 침입이 단지 우리 나라의 주권이 없어지고, 여자들이 능욕당하고 역사가 왜곡되는 것 뿐이 아니고, 우리의 삶 자체가 그 많은 세월이 다른 이민족에 의해서 치욕스럽게 분석 당하고, 이용 당하며, 남은 천년 간의 우리의 발전 가능성을 미리 빼앗기는 것이라고 했던 어느 책이 떠오르는 것은, 그 책에 아마도

우리가 그냥 넘긴 우리의 소중한 약초와 나무와 우리의 소중한 문서들이(이미 백년 전에 우리가 접할 수도 없게 사라져 버린 것들 말이다)이미 발가벗겨져서 해부 당하고 있었으며, 관찰 당하고 우롱 당하고 있었음을

이야기 했기 때문일 것이다.

 

라일락이 사실은 우리 나라의 꽃을 계량해서 만든 것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

수수꽃다리라는 이쁜 이름의 노오란 꽃을 가져가서 되가져온 꽃이라는 것을, 우리가 수입하는 묘역의 잔디와 축구 경기장의 그 시들지 않는 잔디들이 실은 우리나라의 것을 가져가서 형질을 변형시켜서 더욱 억세게

만들어서 되팔아먹는다는 것을 알고는 있을까..

 

몇 년 전 수입콩으로 메주를 쒔는데 이게 발효가 안되어서 메주를 못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전원일기에서 본 기억이 난다.

한 해만 싹이 나고 수확이 되게 하는 유전자 변형 콩이었다. 지금은 어떤 콩을 심고 있을까..

 

 

그저 유전자 변형 콩이라는 단순한 것이 아니라 그 속에 숨겨진 돈의 법칙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어쨌든 이 책에는 유전공학이라는 것이 어떻게 미묘하게 이용당하고 있는 지 혹은 병을 고친다는 미명하에

수퍼돼지라는 것이 어떻게 개발되고 있으며 그것이 유발하게 될 것들이 어떻게 교묘하게 숨겨져 있는 지 이야기한다.

물론 최근의 다양하게 부각되고 있는 인간배아 복제와 또 그 속에 숨겨진 간과되고 있는 생명윤리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있다.

 

무엇을 어떻게 느끼고,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결국은 자신의 판단일 것이다.

하지만, 저자도 말하고 있지만 발전이 결코 좋은 것도 아니고, 과학만능주의가 우리에게 편리함을 주었을지는 모르지만, 그 속에서 얼마나 많은 것들을 기만하고 숨기고 있는지도 잘 보여준다.

최근에 읽은 다른 책들과 겹치는 부분이 많아서 그리 새롭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읽을만한 가치는 충분했다.

 

감추어진 어떤 것들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나 나를 이렇게 흥분하게 들뜨게 한다.

그나저나 엊그제 산 마늘도 예전 토종 마늘의 알싸함을 품고 있진 않았다.

시골에서는 잘 까지고 수확도 많은 중국산 마늘로 품종이 많이도 변하고 있다.

토종. 토종이란 이름이 지금 존재는 하고 있을까.....

우리는 변화와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너무나 멀리 와 있는 것은 아닐까..

어쩌면 파괴라는 이름으로 가는 지름길로 고속주행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내가 아프면 복제된 장기가 얼마나 반가울까...

굶는 사람도 많다는데 아무려면 어떤가  ..일단 먹는 것이 급한 것을..

하고 넘기기엔 세상엔 너무나 많은 새로운 병이 너무나 많은 유해한 것들이 생기고 있다.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의 고단함이여...이런 생각들도 또 며칠 지나면 또한 묻혀서 잊혀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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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01-23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하하..반딧불님 일똥 먹은 리뷰에요. 감축, 또 감축 드리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