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트 서프, <내멋대로 출판사 랜덤하우스>, 씨앗을뿌리는사람 2004


p.56

역설적이긴 하지만 책을 거의 읽지 않는 까닭에 더욱 많은 책을 팔 수 있었다.


p.78

나는-아, 진심으로-미리엄을 사랑했다.


p.107

글쟁이란 놈들은 하나같이 개새끼들이란 거지!


p.135

사실상 책이야말로 세상의 모든 환락 중에서도 가장 값싼 것이 아니겠는가.


p.259

어떤 작가들은 언제 글쓰기를 그만두어야 하는지 정확히 알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작가들은 뭔가 계속 할 말이 남아있다고 우기게 마련이다. 평론가들은 이런 경우에 출판사를 비난하게 마련이다. 이 원고, 또는 저 원고를 차라리 내지 않았어야 하는데, 출판사의 욕심으로 결국 작가들에게 누를 끼치고 있다는 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출판계의 생리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라면, 우리가 유명한 작가의 어떤 작품을 거절한다고 하더라도 결국엔 다른 출판사에서라도 책이 나오게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작가와 출판사와의 관계가 아무리 오래 튼튼히 지속되었더라도 결국 영영 끝장나게 된다는 것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p.294

우리는 앞으로 이 책이 비소설이 아니라 소설이라고 널리 알림과 동시에, 책의 제목도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사나이>>에서 <<너무 말을 많이 한 사나이>>로 바꿀 생각입니다.


p.366

그는 책 광고를 진흙 구덩이에 빠진 자동차에 비유했다. “차가 진흙 구덩이에 푹 빠지면, 열 사람이 달라붙어도 꺼낼 수 없다. 하지만 약간이라도 움직일 수 있다면, 단 한 사람이 밀어도 꺼낼 수 있다. 마찬가지로, 이미 죽은 책은 아무리 광고를 쳐도 소용이 없다. 하지만 약간이라도 살아날 기미가 있으면, 즉 조금이라도 나가는 책이라면 한두 번의 광고를 통해 좀 더 팔리게 할 수 있다.


p.367

광고를 보는 독자들은 대부분 자기들이 알지 못했고, 또는 조금 들은 바가 있어서 기회가 되면 사려고 했던 새로운 책을 찾는다. 하지만 대부분 자기 관심 분야의 책이 아니라면 전혀 거들떠보지도 않고 그냥 넘어간다.


p.389

내 생각에 저자들에게 지나치게 간섭하는 편집자들은 대개 그 스스로가 좌절한 작가인 것 같다.


p.393

뭔가 새로운 책을 위한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편집자는 종종 나중에 가서 훨씬 더 큰돈을 버는 경우가 많은 반면, 단지 남의 밑에서 원고를 뒤적이며 출판의 온갖 힘든 일을 맡아 하는 실무 편집자들은 그렇지 못하다. 그런 편집자들은 말하자면 커다란 여객선이 제일 아래 칸에서 힘들게 고생하며 석탄을 삽으로 퍼야 하는 노동자들과 비슷하다고 할까? 그 배의 갑판에서는 선장이 유유자적 앉아서 아름다운 아가씨들과 희희낙락 노닐고 있는데 말이다. 이것이야말로 오늘날의 현실이고, 그렇기 때문에 자기 손으로 아름다운 가구를 만들어 내며 자랑스러워하던 장인 정신으로 힘든 일을 하겠다는 사람이 점점 줄어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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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소르망, <Made in USA>, 문학세계사 2004

p.18
가벼운 연애(flirt)에서는 허리띠 위에서 이뤄지는 모든 것이 허용되고, 심지어는 아무런 관심을 끌지 않는 듯 보였다. 그러나 허리띠 아래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사회와 종교의 금기에 따라 금지되었다. 이 사실은 나중에 그 세대에 속한 빌 클린턴의 예에서 입증될 것이다. 1998년에 모니카 르위스키와의 관계에 대해서 질문을 받았을 때,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이 여인과 성관계를 갖지 않았다." 그는 스스로 진실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p.101
보톡스에 의해서 활짝 펴진 얼굴, 프로작에 의해 사교적으로 바뀐 영혼은 '호모 아메리카누스'에게 성적인 능력을 보장해주려고 했다... 그것은 비아그라를 먹고 한 시간을 기다리는 것이다.

p.215
'플래시 몹스flash mobs'에 의해 환기되어 한 가지 공통적인 이해관계를 위해 순간적으로 결집된 즉각적인 군중들은, 레인골드가 '스마트 몹스smart mobs'라고 부르는 하나의 목적을 위해 모인 지적인 군중으로 변화될 수 있다. 문자 서비스SMS에 의해 호출된 '스마트 몹스'들은 1999년 시애틀 세계무역기구 회의를 약화시켰다...2001년 필리핀 대통령 에스트라다의 몰락을 가져오게 했다...2002년 예상하지 못했던 한국 대통령의 당선에 기여했다...이것이 바로 반항적 민주주의의 세계적 출현이다. 반항적 민주주의는 선한 의지에 봉사하는 사이버문화이자 민주주의적이고 가상적인 이상주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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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 <당신의 인생을 이모작하라>, 삼성경제연구소 2005

p.170-171
"당신의 인생을 이모작할! 철저하게"
...뒷방노인으로 살아갈 기간이 '사회인'으로 사는 기간 못지않게 길어졌다. 앞으로 점점 더 길어질 것이다. 적극적으로, 철저하게, 그리고 일찌감치 제2인생을 준비하지 않으면 정말 불행해진다.
우선 은퇴의 개념부터 우리 사회에서 완전히 추방해야 한다. 은퇴란 근대의 개념이다. 그 옛날 농경 시대에는 은퇴라는 게 없었다. 큰 밭을 갈기 어려운 나이가 되면 텃밭을 돌보았다. 그것도 어려울 정도로 거동이 불편해지면 방에 앉아 길쌈을 매거가 새끼를 꼬았다. 내가 제안하는 '두 인생 체제'는 바로 그런 세상을 또다시 재현하자는 것이다. 제1인생 사람들이 주로 해야 할 일들이 있고 제2인생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이 따로 있다. 물론 두 인생이 일의 성질에 따라 칼로 베듯 정확하게 나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이들은 제1인생에서 하던 일을 제2인생에서도 그런대로 계속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작가가나 예술가들은 50세를 전후하여 구태여 붓을 꺾을 이유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제2인생을 새롭게 준비하길 바란다.
중요한 것은 우리 모두 확실하게 이같은 새 개념으로 재무장해야 한다는 점이다. 공연히 정년 조정 등에 헛되이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할 필요가 없다. 앞으로 우리 사전에는 '은퇴' 또는 '정년'이라는 단어는 없는 것으로 하자. 모두가 끊임없이 새로운 일을 찾아 변신하며 사는 것이다. 변신을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고 지레 겁을 먹을 까닭은 정말 없다. 변신의 정도가 개인에 따라 엄청나게 달라도 이 사회는 받아들을 준비가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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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니 브룩스, <로드니 브룩스의 로봇 만들기>, 2005 바다출판사

p.9-10
[번역자의 말] 중세철학자들은 인간의 지능을 천사의 지능과 비교하며 연구했던 데 반해 현대인은 인간의 지능을 인공지능과 비교하며 연구해왔다.

p.306
신체는 궁극적으로 물리학과 화학으로부터 도출되는(비록 우리 인간에게 모두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잘 규정된 규칙들에 따라 상호작용하는 구성요소들로 이루어진다. 몸은 아마도 무수히 많은 부분으로 이루어진 기계이고, 그 부분들은 그것들이 작동하고 상호작용하는 방식에 따라 잘 배열된다. 우리는 우리의 배우자, 우리의 자녀들, 그리고 우리의 개들과 마찬가지로 기계이다.

p.412-413
우리는 우리 유전자를 심원한 방식으로 변화시키는 길을 걷고 있다. 종종 우려되는 것처럼 이상적인 인간을 향한 단순한 개선이 아니다. 실재에서 우리는 우리가 현재 기계의 설계를 조작하는 방식으로 우리 자신의 몸을 조작할 힘을 가질 것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존재의 열쇠를 지닐 것이다. 다순한 로봇들이 우리를 정복하는 것을 걱장할 필요는 전혀 없다. 우리는 그 어떤 로봇이든 쉽게 상대할 수 있고, 조작 가능한 신체계획과 능력들을 가지고 우리 자신을 정복할 것이다.
우리와 로봇의 구별은 사라지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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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찌야나 미하일로브나 찌모쉬나, <러시아 경제사>, 한길사 2006

p.119
러시아의 저명한 시인 불로쉰이 뾰뜨르의 잔혹성을 20세기 볼셰비끼의 행위와 비교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는 1924년 다음과 같이 썼다.
 수백 년 동안의 기호와 풍속에 반해
 미래의 먼 지장으로 러시아를
 던져버리려 기도했던
 뾰뜨르 대제는 최초의 볼셰비끄였다네.
 그는 우리마냥 명령, 사형, 고문실 외에는
 다른 방도를 알지 못했네.
이러한 말을 입증이라도 하듯이 러시아의 철학자 베르자예프는 1937년에 <러시아 공산주의의 기원과 의미>라는 책에서 "뾰뜨르의 방식은 볼셰비끼적이었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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