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 세계 지도 네버랜드 지식팡팡 플랩북 8
앨릭스 프리스 지음, 강미라 옮김, 케이트 리크 그림 / 시공주니어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이 멋진 플랩북~ 무슨 말이 필요할까 싶을 정도로 폼이 난다.
하지만, 라이센스 외에는 기획 투자비가 거의 들어가지 않았을 번역 작품이라 한계는 있다.
원본에 충실하면서 대한민국을 억지로 짜맞춰 넣은 느낌마저 들었다. 겉으론 폼나는 책이 만들어 졌을지언정 이 책을 보고 배울 우리 아이들이 어떤 자긍심을 갖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었다.
이러한 생각은 세계 지도만 나오면 돌출되는 지나친 국수주의인지도 모르니 일단 패쓰!!
어쨌거나 지구촌 개념에서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줄 책으로서는 가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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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아의 서울대 말하기 강의 - 소통의 기술, 세상을 향해 나를 여는 방법
유정아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강한 인상에 자신감 넘치는 중년 여성이 당당하게 팔장을 끼고 정면을 바라보는 표지...
다소 중성적인 이미지의 얼굴이 그녀의 직업에 대한 상상력을 극대화시켰다. '성공한 보험 아줌마인가?', '급부상 여성 벤처인 이야기일까?', '강남 입시학원의 스타강사인가?' 
사진으로 상상에 빠진 나는 하단의 출판사 로고에 시선을 꽂았다. 아니, 문학동네가 뭐 이런 자기 개발서를? 그렇게 편견으로 가득한 상상을 하던 나는 황당하게도 책 제목을 맨나중에 읽고 말았던 것이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적어도 나에게 이 책은 매력없는 표지로 인해 반쯤 죽고 들어간 책이었다. 아나운서 출신답게 논리 정연하고 핵심을 찌르는 글들이 거침 없는 흡인력으로 나를 빨아 들였다.

스몰토크로부터 눈사람의 행복까지 그녀의 2세인 어린 장호와 근호 형제가 종종 등장하는 친근함은 폭소와 행복의 멜로디이자 소통과 인터뷰의 핵심을 적절하게 전달했다. 본문을 대충 몇 개만 살펴 보자~

미국의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어느 날 백악관을 찾아온 한 군사전문가와 대화를 나누고 나서 그가 떠난 뒤 비서에게 몹시 기분 좋은 어조로 '그 사람 참 말을 잘하는 사람이네'라고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 전문가가 한 것이라곤 조용히 루스벨트의 말을 듣고 있다가 가끔씩 '그렇군요' '아, 네' '그렇게 생각할 수 있죠' 등으로 응수한 것 뿐이었다.
루스벨트 대통령은 소통에 대한 관심, 특히 듣기에 대한 관심이 많았는지 또 하나의 일화가 전해진다. 어느 날 아침 국무회의에 들어오는 각료들에게 평소에 하는 아침 인사인 양 이런 말을 해보았다고 한다.
"내가 어젯밤에 우리 할머니를 죽였답니다."
어떤 상황이 벌어졌을 것 같은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무도 대통령의 말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고 한다.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에 아무렇지도 않은 말투로 엄청난 고백을 하는 최고 통수권자의 말에, 각료들은 마치 날씨 이야기나 진부한 인사에 대꾸하듯 평범한 아침 인사로 대응했다는 것이다. (44~45쪽)



막연히 헌혈이 필요하다고 감정에 호소할 것이 아니라, 정확히 우리 사회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헌혈하고 있으며 현재 상황에서 혈액이 얼마나 부족한지, 대한헌혈협회나 보건복지부 등 전문기관에서 나온 수치를 제시해야 한다.
의식의 표면에 파문이 일기 시작하면 이제 청자는 입장을 지지해야 하는 이유와 제안 받은 행동을 수행하는 방법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화자는 이때 청자에게 명확한 지침을 제공함으로써 행동의 변화를 망설일 수도 있는 청자가 수행에 나설 수 있도록 돕는다. '헌혈이 그 정도로 필요한 것이구나'라고 인식하기 시작했다 하더라도 청자가 그 대열에 동참할 수 있느냐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나는 빈혈이 있어 피를 뽑으면 몸에 좋지 않다.'는 생각을 불식시킬 수 있는 전문적인 의학 정보를 제공해야 하며 어디에 가서 어떻게 헌혈을 해야 하는 것인지 헌혈하는 절차를 자세히 설명해 주어야 한다. 그 밖에도 헌혈했던 사람들의 체험담 등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해 청자의 이해를 도울 수 있다. (130~131쪽)


말을 잘 못하는 데는 표준화된 틀이 있는 것 같다. 거짓이거나 무언가를 감춘 말, 진심이 아닌 판에 박은 듯한 말,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기 위한 말, 실은 자신의 의견에 불과하면서 검증된 사실인 것처럼 하는 말, 안 해야 할 말,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 말, 했던 말을 자꾸 반복하는 말, 현학적이거나 어려운 말, 대중에 영합하거나 잘 보이기 위한 말, 치명적인 오류를 담은 말 등이 그 예이다. (137쪽)


말하자면 스스로에게 신용장을 발부하는 행위이다.
정상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대화로부터 잠시 벗어날 것임을 예고하는 방법sin-licences 또한 자주 쓰는 방법이다. '지금 이런 전문적인 이야기가 적절하지 않을지는 모르겠으나, 잠깐만 언급해 보면'이라고 하면서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할 것임을 주지시키는 것이다.
또한 부정적 반응이 나올 것을 알고 있다고 인정하는 방법cognitive disclaimer이 있다. '여러분께서 이 사람을 정신 나간 인간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다. 그러나 한번 제 논리를 들어보시라' 등등. (164~165쪽)



찬성측은 이제 왜 길거리에서 흡연이 금지되어야 하는지를 증명해야 한다. '그냥 그게 싫어서' '나는 안피우니까'가 아니라 길거리 흡연을 금지했을 때의 사회적 이해득실 등을 따져 꼼꼼히 논거를 뒷받침해야 한다.
필수 쟁점이란 수많은 잠재적 쟁점 가운데 찬성측이 자신들의 논제를 증명하는 데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한 주요 쟁점을 말한다. 깨끗한 공기를 마실 권리, 건강 문제, 길거리 흡연을 금지하는 국가가 늘어나는 추세 등 논증을 위한 쟁점은 다양하다. (234쪽)



지난 10년간 정부 당국자들은 대북정책에 있어 국민의 뇌리에 '퍼주기'라는 개념을 넘어서는 문제 정의를 남기지 못했고, 대언론 정책에 대해서는  '대못질'이라는 개념에 대적할 만한 문제 정의 만들기에 실패했다. 물론 '퍼주기'라는 개념은 지난 정부의 햇볕정책에 부정적인 언론이 만들어낸 말이지만 정부는 이를 넘어선 개념을 만들지 못한 것이다. 비록 '친생명'이라는 옷을 입은 낙태반대론자에게 '반생명'으로 공격당할지라도 낙태찬성론자가 진정으로 펼치고자 하는 취지는 '선택옹호'이다. 이처럼 결과적으로는 '많이 주고' '문을 걸어 잠근' 것이라 해도 적어도 '퍼주기'나 '대못질'만은 아닌, 정책의 선한 개념이 존재하는 것인데, 당국자들은 이를 포착하지 못한 것이다. 만약 햇볕정책은 퍼주기가 아닌 '나누기', 대언론 정책은 대못질이 아닌 '거리두기'라는 개념 정의가 정책 당국자들 사이에 확실히 자리잡아 국민들과 공유되었다면, 대선 결과는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245쪽)

이 책은 급한 성격 등을 이유로 논쟁과 토론에서 속마음을 제대로 표출하지 못하고, 오해만 불러 일으키는 나의 단점에 대해 논리적인 분석을 이끌어낸 책이기도 하다.

지금 시점에서는 온갖 부조리의 중심에 서 총리인준을 기다리는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의 추천사가 옥에 티로 남은 책이기도 하지만, 지면 강좌가 이 정도로 깔끔한데, 서울대학교에서 직접 진행되는 그녀의 커리큘럼에 몸을 맡긴다면 얼마나 강력할까?
문학동네가 이 책을 출판한 이유도 전혀 생뚱맞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독서였다.
오래도록 곁에 두고 싶은 책 중에 하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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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읽는 나노기술의 모든 것 이인식 선생님의 주니어 교양 시리즈 7
이인식 지음 / 고즈윈 / 2009년 9월
구판절판


나노기술은 원자 하나하나까지 설계 명세서에 따라 만들 수 있으므로 물질의 구조를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다. 드렉슬러는 다수의 어셈블러가 함께 작업하여 모든 제품을 생산하는 미래의 제조 방식을 '분자 제조'라고 명명했다.
분자 제조 기술이 산업에 미칠 영향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먼저 나노기술로 원자 수준까지 물질의 구조를 제어하기 때문에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고 새로운 제품을 만들게 될 것이다. 또한 고장이 극히 적은 양질의 제품 생산이 가능할 듯하다. 제품에 고장이 발생하려면 수많은 원자가 제자리를 벗어나야 한다. 그러나 나노기술로는 제품의 설계와 생산공정에서 원자 하나하나를 완전무결하게 통제하기 때문에 신뢰성이 높은 제품의 출하가 기대된다.-64쪽

나노기술은 신생기술이므로 그 가능성을 실현시키기 위해 여러 가지 접근 방법이 시도되고 있다. 먼저 나노기술은 산업재의 효율성을 높이는데 사용된다. 선박의 주요 장치에 열에 잘 견디고 윤활 기능을 가진 나노입자를 입히면 선박의 효율이 향상될 뿐만 아니라 마모를 줄일 수 있다. 또한 선박의 선체에 나노입자를 입히면 부식이 방지되고 조개 따위가 달라붙지 않아 연료비가 절감된다.-92~93쪽

항암제의 경우, 종양 부위의 세포만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몸 전체를 강타한다. 이러한 화학요법의 부작용을 나노 기술로 해결하여 세계적 명성을 획득한 인물은 미국의 로버트 랭어이다. 랭어는 항암제를 특정한 부위에만 전달하여 종양만을 공격하고 다른 부위에는 타격을 주지 않는 약물 전달 방법을 고안했다. 약물 분자를 몸속으로 주사하지 않고 폴리머 같은 물체 안에 집어 넣어 입안으로 삼키면 폴리머 구조가 열리면서 약물이 몸 안으로 방출된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하루에 한 번 또는 일주일에 한 번만 약을 먹더라도 오랜 시간 약물이 조금씩 연속적으로 병든 부위에만 전달되므로 암 치료에 효과적이다.-119쪽

"한층 더 두려운 사실은 나노 로봇이 서로 의사 소통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발전시킬 것이라는 점이다. 아마도 나노 로봇은 집단을 형성할 것이고 이러한 나노로봇 떼는 원시적인 신경체계를 구축하게 될 것이다. 아마도 그들은 사전적인 의미에서 정말로 살아있는 상태가 될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나노로봇이 출현한 사회에 대한 우려를 제기할 빌 조이의 잊을 수 없는 말처럼, 미래는 우리 인간을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을 것이다."-19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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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밤으로의 긴 여로> 당첨 발표
밤으로의 긴 여로



내가 성인이 된 이후로 가장 선호하는 연극 연출가는 단연 임영웅 선생님이다. 김석훈이 에드먼드의 역을 맡는다는 사실도 끌렸었다. 손숙 아주머니를 수 차례 무대에서 접하면서 사람들이 그녀의 식상한 연기에 열광하는 이유가 이해되지 않을 정도로 거부감이 많았었는데, 이번 공연을 통해 나는 그녀를 다시 보게 되었다. '아, 손숙은 식상한게 아니라 꾸준한 것이로구나!'라고 생각하면서 그녀만큼 '메어리'역에 잘 어울릴 여자가 그 누구일까 스스로에게 되묻게 되었다. 최고의 배역과 최고의 연기를 보여주었다.
기대했던 에드먼드 김석훈은 빛났다. 나보다 한 살 아래인 이 미남 배우는 단지 외모가 아닌 연기력으로 탄탄하게 다져진 배우다웠다. 메어리의 남편이자 에드먼드의 아버지 역을 맡은 노랭이 영감 제임스의 김명수는 또 어떠했겠는가? 김명수는 유진 오닐의 원작이 묘사한 제임스 보다 훨씬 호리호리하고 고뇌에 찬 모습을 보여주었다. 영화와 TV를 오가며 입증된 그의 명확한 발음과 결코 과장되지 않은 섬세함... 스물두 살이라는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대선배 손숙을 포근하게 감싸 안아주는 남편 역을 어느 누가 그보다 더 잘 소화해 낼 수 있겠는가?
이미 하나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명배우 최민식의 동생 최광일은 에드먼드의 타락한 형 제이미의 역할을 익살스럽고 명쾌하며 애처럽게 잘 연기해 냈다. 아마도 이제는 최민식의 동생이라는 표현에 좋지만은 않은 시선을 보낼 것만 같다. 형보다 더 알려지지 않았다 뿐이지 그의 연기는 불혹을 앞두고 절정에 무르익은 듯 싶다.

넓은 창과 책장이 있는 가족용 거실, 오른쪽 계단 위로는 셰익스피어의 초상화가 걸려있는 안정감 있는 무대에서 타이런 부부의 행복한 대화가 무르익을 때만 해도 객석의 대다수는 이 작품의 우울함을 눈치 채지 못할 것이다. 소소한 부분에서 원작과는 미세한 차이를 보였지만 기품이 있는 분위기는 여느 평범한 연극무대들과는 확실히 달랐다.


 

 

 

 

 

 

 


제이미와 에드먼드 중간에 태어나 얼마 살지 못하고 죽은 문제의 형제에 작가 유진 오닐이 자신의 이름을 활용한 데에서 알 수 있듯이 자전적인 슬픔이 있다. 불행한 원작자의 감정이 그대로 숨어 있는 우울한 작품...

성공한 배우에 별장 주인인 제임스 타이런과 그의 가족 이야기...
서재의 손떼 묻은 책들이 탐스러운 그곳 거실의 아침은 마냥 행복한 한 가정을 보는 듯한 착각으로 관객을 이끈다. 극 중간에 메어리와 말벗이 되어주기도 하는 교양 없는 하녀 캐서린(서은경)만이 가족 외에 유일하게 무대에 등장하는 인물이다.

그러나, 이야기가 전개되는 동안 우리는 서서히 드러나는 이 가족의 아픈 이야기들을 경험하게 된다. 마약과 알콜중독...... 소녀 시절의 꿈, 애증의 추억들을 오가는 동안 깊은 우울함이 내 가슴을 지배했다. 셰익스피어와 보들레르, 스윈번, 오스카 와일드 등을 적절하게 인용하는 브로드웨이 풍의 멋진 대사들...

중간에 15분 간의 휴식을 포함하여 180분 동안 펼쳐지는 다섯 배우들의 매력적인 에너지에 빨려들다 보니 어느덧 깊은 밤... 품위 있는 연극의 진수를 보여준 가을밤이었다.

명동예술극장은 내가 접한 최고의 연극 무대였다.
1층에는 테라스까지 점령한 채 서울에 뿌리 내린 '왈츠와 닥터만' 매장이 인상적이었고, 연극을 위한 극장들에 대한 편견을 확실하게 깨줄 만큼 아주 고급스러운 냄새가 물씬 풍겼다.



극장을 나설 때, 1층 로비에서 혼자 서성거리시던 임영웅 선생님의 희긋희긋함에 고개가 절로 숙여졌다.
아내와 함께한 명동의 밤길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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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남자 2009-09-23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퍼옴]
명동예술극장에서는 <밤으로의 긴 여로> 공연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를 돕고 새로운 접근과 재미를 위해 다음과 같이 강좌를 진행합니다. 모든 강의는 별도의 수강료 없이 누구나(시간 관계상 직장인은 곤란? ^^) 자유로이 참가하실 수 있습니다.

9월 22일(화) 오후 5시
주제: '여성학적인 측면에서 본 <밤으로의 긴 여로>'
강사: 오한숙희(여성학자)

9월 29일(화) 오후 5시
제목: <빛으로의 여로: 유진 오닐이 걸어간 "밤으로의 긴 여로">
주제: 유진오닐의 <밤으로의 긴 여로>에 대한 문학적, 연극적 고찰
강사: 강태경(이화여대 영문과 교수)

10월 6일(화) 오후 5시
주제: 정신분석학으로 살펴본 <밤으로의 긴 여로>
강사: 김혜남 (정신과의사)
장소: 명동예술극장


특별강좌 신청 및 문의: 02-727-0922 solmae@mdtheater.or.kr

2009-09-23 11: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동탄남자 2009-09-23 13:06   좋아요 0 | URL
음악은, 그 상황에서 티나지 않게 잘 어울린 증거로 남아버렸군요.
제가 음치에 귀가 너무 싸구려이다 보니 음악에 둔감하고 소홀한 본능이 좀 있어요.
아무리 그래도~ 음악이 없는 무대를 추억하다니...
다음에 더 여유롭게 오감으로 즐겨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해주시니 너무 좋아요.
감사합니다. ^^;;

무해한모리군 2009-09-23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읽었습니다. 아 멋진 연극이었군요. 11일까지면 시간이 얼마없네요. 명동예술극장도 어서 가보고 싶고. 마음이 급해집니다.

동탄남자 2009-09-23 14:02   좋아요 0 | URL
빈말이 아니라, 참으로 추천하고 싶은 공연입니다.
일정 한 번 잡아 보십시오.

무해한모리군 2009-09-23 15:06   좋아요 0 | URL
10월 4일로 예약했습니다. 벌써 표가 많이 팔렸더군요. 제법 인기가 있나봅니다.

메어리같은 2009-09-24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대단한 유진 오닐-고전입니다. 처음엔 3시간이 너무 길지 않을까 하였으나, 이토록 나를 3시간동안 줄기차게, 대사 한마디 한마디에 내가 사로잡힌 적은 최근에 없었습니다.- 대단한 배우, 대단한 연극이었습니다.
이 시대 가족간의 갈등 없는 자, 그 누가 있을까요? 이 시대 사회 생활 속에서 갈등 없는 자, 또한 그 누가 있을까요? --이상하게도 역설적으로 "밤으로의 긴 여로"의 엄청난 갈등과 좌절 속에서, 나는 오히려 위안을 얻습니다. 나의 갈등이 사소하였으며, 이를 긍정적으로 인정하고 극복할 힘을 얻었다고나 할까요?
시간을 쪽내어서라도, 해설 및 분석 강좌에 참여해보고 싶은데...다시 내 젊은 시절, 연극 극장을 드나들던 그때로 돌아간 듯 하여라.

동탄남자 2009-09-24 09:59   좋아요 0 | URL
저도 글쎄 다음주 화요일에 윗분들 자리 비우시면 슬쩍 일찍 퇴근할까 싶습니다. 예약은 좀 힘들고... ^^;
 
굿바이, 스바루 - 뉴욕 촌놈의 좌충우돌 에코 농장 프로젝트
덕 파인 지음, 김선형 옮김 / 사계절 / 2009년 9월
절판


롱아일랜드에서는 아무도 자기가 먹을 음식을 직접 기르지 않았다. 그곳에서는 일주일에 한 번 장보기 목록에 이런 물건들이 오른다. 오렌지 주스, 와사비, 전기구이 통닭, 아이스크림...
이제 나는 부시 지지자들이 소유한 가게드를 훑어보며 다음과 같은 물건을 찾는 사람이 되었다. 건초, 엽총 탄창, 살아있는 병아리들, 아이스크림... 마지막의 아이스크림은 빨리 목록에서 지우고 싶어 나는 안달이 났다. 제발 내 삶에서 이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이해해주면 좋겠다.-63쪽

"저는 애국자입니다." 이것이 식용유 엔진 정비사가 페르시아 만을 손짓으로 가리키며 창고에서 내게 해준 말이었다. "어느 날 거기 착륙하는데, 우리한테 발포하고 있는 저 사람들이 우리가 자동차에 넣고 다니는 원유를 팔아서 재원을 댄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말도 안 되는 악순환입니다. 그래서 자동차에 뭐 다른 걸 넣을 수 있는지를 좀 봐야겠다 싶었어요."-94쪽

허비가 이 프로젝트의 고귀한 목적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었다. "어이, 드릴을 석탄과 가스에 좀 꽂아주겠나?" 그가 내게 말했다. 그가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분명히 알아들을 수 있었다. 내가 국가 송전망을 추방함으로써, 내 인생에서 석유를 없애고자 일하고 있다는 사실. 초기 단계에서는 흠 없는 이미지를 흐리는 유독성 보라색 물질이 끼어 있다 해도, 미래에는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리라는 것. 한 번에 하나씩 해결해나가자.-166쪽

"좋아." 내가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섹스와 우정과 우리가 함께 했던 일들 다 고마워. 그런데 달걀 값은 1달러 25센트야."
"어머 그렇게 깎지 마. 시내 생협에 가면 3달러89센트라고."-183쪽

내가 딕체니라고 이름붙인 코요테는 미리 주도면밀하게 조사를 한 게 확실했다. 나와 미셸의 관계가 진척되는 경과를 관찰하고, 우리 스캐쥴은 물론 연애의 내밀한 세부 사항까지도 지켜봤을지 모른다. 그놈은 우리 침실을 근접 염탐할 수 있는 거리에 비밀 보금자리를 마련해 놓고 살고 있었다.-189쪽

"이 흰독말풀꽃 좀 봐."
꽃을 보긴 했지만, 난 그냥 그녀만 바라보고 싶었다. 지구와 참된 교류를 맺은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그런 아름다움을 가진 여인이었다.-225쪽

엔진 연료로 식물성 기름을 사용하는 건 오늘날 별로 의미가 없어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런 기름은 오늘날 석유나 석탄 타르 제품만큼이나 중요해질 수도 있다. -루돌프 디젤, 1913년 사망-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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