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로 읽는 일본문화> - 허인순 외  





북스토리 (http://www.bookstory.kr)

◆ 서평단 모집기간 : 2009년 9월 21일 월요일 ~ 2009년 9월 27일 일요일
◆ 모집인원 : 10명
◆ 서평단 발표일 : 2009년 9월 28일 월요일 (북스토리 홈페이지 -> 서평마을 -> 서평단 공지사항 참조)
◆ 서평작성마감일 : 2009년 10월 16일 (책수령후 평균 2주 이내)




이미지로 읽는 일본문화 (어문학사) / 허인순 외 (저자)
이 책은 독자들이 일본문화라는 광범위한 대상에 대해 한결 가벼우면서도 쉽게 알 수 있도록 하는 의도로 저술되었으며, 이를 위해 군더더기 없는 필치와 빠른 전개로 일본문화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또한 일본의 아사쿠사 신사, 히메지성 등 유명 유적지라든가, 샤미센과 같은 일본의 악기, 노나 가부키, 인형 조루리 등의 공연예술 음악,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작가인 나쓰메 소세키와 히구치 이치요, 전통 마쓰리(축제), 스모, 가라테 등의 스포츠, 미소시루, 스키야키와 같은 냄비요리, 자완무시와 같은 찜, 돼지고기와 감자로 조린 니쿠자가 등을 소개하면서도 그 안에 담겨 있는 뜻이나, 유래, 문화 등으로 일본인들의 생활풍습, 신념, 가치관, 국민성 등을 간결하게 설명하고 있어 ‘일본문화 개론서’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 참가방법
1.홈페이지에 회원가입을 먼저 해주십시오.
2.서평단 가입 게시판에 "이미지로 읽는 일본문화" 서평단 신청합니다."라고 써주시고 간단한 서평단 가입의도를 적어주시면 됩니다.
3.자신의 블로그에 서평단 모집 이벤트를 스크랩(복사, 카피)해서 꼭 올려주세요.
4. 자세한 사항은 북스토리 서평단 선정 가이드를 참고하십시오.

◆ 문의 : 궁금하신 점은 lovebook@bookstory.kr 메일로 주시거나 북스토리 고객 게시판을 통하여 질문해 주시면 빠르게 답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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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책? 2009-09-26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공짜책이라고 하지만 그것도 상술 아닌가?

동탄남자 2009-09-26 17:53   좋아요 0 | URL
돈으로 얼마 안되지만, 읽고 싶은 분야의 책이라면 서평의 의무가 함께 하는 것도 즐겁습니다. 잘 보시고 관심 있으시면 한 번 도전해 보십시오. ^^
 
고양이가 봉투에서 빠져나오는 방법 제프리 브라운 고양이 시리즈
제프리 브라운 지음, 사나 옮김 / 애니북스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고양이 중심의 그림...
사람은 발과 손이 함께 하고 있을 뿐 관점은 고양이의 섬세한 동작 하나하나에 있다.
의인화 되지 않은 고양이 그 자체의 동작 하나하나, 소리 하나하나...

표지도 하나의 완성된 그림이다.
고양이가 봉투에서 빠져 나오는 방법을 잘 관찰해 보자.



봉투만 보면 크기에 상관 없이 참지 못하고 머리부터 쑤셔 넣는 고양이... 결국 바둥 거리던 고양이는 정신없는 표정으로 꽈당 쓰러지며 봉투에서 벗어나 특유의 소리를 내지른다. 귀엽다!



화장실 세면대에 올라 물을 마시고 내려오는 고양이의 동작...
살랑살랑 걸어가다 야옹 거리는 행동...

나는 애완 동물을 키우지는 않지만, 고양이를 투박한 선으로 그린 만화가 매우 섬세하게 동작 하나하나를 묘사하고 있음에 놀라웠다. 결코 인간화 되지 않은 고양이 그 자체의 진지한 관찰... 누군가의 위로가 필요한 사람에게 선물하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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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의 탄생 (양장) - 젊음의 업그레이드를 약속하는 창조지성
이어령 지음 / 생각의나무 / 200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좋아하던 이 책의 초판본이 오류가 많더니만 결국 개정판이 나온 것 같다.

이 책의 초판본이 나오고 얼마되지 않았을 때, 이화여대 ECC센터에서 선생님의 강연이 있었는데,
자리가 만원이라 그 학교 신입생인 내 조카는 결국 강의실에 들어갈 수 없었다고 한다.
그 만원의 분위기만 전해 듣고보면 이어령 선생님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구나 하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정작 그 강연을 들으려 했던 것은 나만의 착각이었다.

나중에 생각의 나무 출판사 직원이었던 후배에게 들으니 그 날 이어령 선생님이 강의실 입구에 나타났을 때, 데스크를 지키던 여학생이 "초대장 있으세요?"라고 물었다고 하니, 세월이 참 많이 흘렀고, 이어령 선생님은 정작 이 책의 주된 독자층인 젊은이들에게 그다지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지 못하신 것 같다. ^^;

이 책은 대학교 신입생들이 새겨들으면 좋을 아홉가지의 매직카드를 주제로 하고 있다.
비단 대학교 신입생이 아닐지라도 삶의 목표를 잃고 방황하는 모든 이들에게 듬직한 메시지가 담겨 있는 꽤나 유익한 책이다.

이 책은 이어령 선생님으로부터 비롯된 것이 아니라 출판사의 기획에 의해 탄생한 책이며 선생님의 주저함에도 불구하고 발행인의 의지에 의해 일사천리로 진행된 저작물이라는 것이 전해지는 이야기다.

항상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자랑하는 이어령 선생님도 그런 분위기 속에서는 결코 나이를 속일 수 없었을 것이라는 게 내 판단이다. 아무래도 출판사 편집자들의 도움을 받지 않을 수 없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구입한 이 책의 초판은 눈에 띄는 오류가 많았다. 출판사 실무진들은 그것이 선생님에 대한 결례라며 송구스럽게 생각했는지 모르지만 오류의 진정한 책임은 예전과 달리 고령으로 여러가지 한계에 직면한 저자에게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나는 이 책을 폄하할 생각도 없다. 내 눈에 띄는 오류들은 재판에서 대부분 수정되었으며 어쩌면 하나의 가치있는 기록물리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추사 김정희를 김정호(41쪽)라고 했다든지 3장과 4장의 순서(62,86쪽)가 바뀐 것, 에필로그(289쪽)가 부록 뒤에 나온 점들은 애교로 봐줄 수 있으며 결코 불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곧바로 문제를 해결한 출판사 편집자들의 순발력은 오히려 칭찬해주고 싶다.

이 책은 아홉 가지의 주제로 '9UP'을 통해 아홉가지의 업그레이드를 위한 창조적 사고 방식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 시대의 젊은이들이 수동적인 기존의 사고 방식을 벗고, 의심하기, 삐딱하게 보기, 새롭게 보기, 뒤집어 보기, 다르게 보기’를 실천하라고 권장한다. 그 아홉가지는 다음과 같다.


up1 뜨고 날고
_카니자 삼각형에서 여러분은 분명 그 사이에 떠오르는 삼각형의 공백을 볼 것입니다. 꿈, 상상력, 창조 공간, 미래의 판타지―무엇이라 부르든 이 떠오르는 가상공간에서는 학과 간의 구분도 없고 인문학이니 사회과학이니 자연과학이니 하는 구별도 없습니다. 학과 사이의 높은 문지방도, 두터웠던 문과 이과의 벽도, 높은 가상공간의 하늘위에서 바라보면 모두가 개방되어 있지요. 그것이 바로 여러분이 만들어가야 할 ‘대학 2.0 시대’의 기반이요, 높이 날아 올라야 할 창조적 상상력의 하늘인 것입니다.

_같은 방향으로 달려야 하는 좁은 골목에서는 오직 선두에 선 자만이 우승자가 됩니다. 잘해야 금은동 메달리스트만이 승리자의 시상대에 설 수 있지요. 하지만 하늘처럼 열린 공간에서는 모두가 각자 원하는 방향으로 날 수 있습니다. 360명이 360도의 다른 방향으로 달리면 360명 모두가 일등이 될 수 있지요. --- 첫번 째 매직카드, 「카니자 삼각형(Kanizsa Triangle)」중에서

up2 묻고 느끼고
_이지도어 아이작 라비는 원자시계의 개념을 최초로 발견한 물리학자로 1944년에 노벨상을 탔습니다. 그가 아무도 생각지 못한 핵의 자기 공명 기술을 개발해냈을 때 기자들이 그 비결을 물었습니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해냈느냐고 말이지요. 그때 그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내가 어렸을 때 학교에서 돌아오면 어머니는 늘 이렇게 물으셨지요. ‘얘야 오늘 공부 시간에는 선생님에게 무슨 질문을 했니?’ 그것이 바로 오늘의 나를 있게 한 비결이지요.”

_묻는 말에 잘 대답한 덕분에, 그러니까 시험을 잘 치른 덕분에 여러분은 대학 입시에 합격했습니다. 그런데 잘 들으세요. 이제부터는 여러분들이 물을 차례입니다. 누구나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에 의문을 품는 것. 그래서 기성관념에 본질적인 의문을 던지는 것. 이것이 대학생의 시작이며 젊은이의 모든 지적 활동의 출발점입니다. --- 두번 째 매직카드, 「물음느낌표(Interrobang)」중에서

up3 헤매고 찾고
_40대를 흔히 ‘불혹(不惑)’의 나이라 칭합니다. 흔들림 없고 방황하지 않으며 어느 것에도 미혹되지 않는 견고함을 뜻하지요. 그런 40대에게는 yes냐 no냐 하는 선택의 문제만이 남게 됩니다. 20대의 여러분들에게는 may be라는 특권이 주어져 있습니다. 어느 하나를 택하여 흔들리지 않고 정진하기 보다는 방황하고 찾아 헤매면서 실수와 실패를 경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것은 지탄의 대상도 아니며 좌절의 주홍글씨도 아닙니다. 오히려 여러분들의 30대와 40대를 더욱 유연하고 풍성하게 만들어 주는 커다란 자산이 되어 줄 것입니다.

_실수나 우연을 통한 창조를 영어로 ‘세렌디피티serendipity’라고 하지요. 페니실린이 발명되어 제2차 세계대전에 참가한 그 많은 젊은이들의 운명을 바꿔놓기까지는 몇 번의 세렌디피티가 겹쳤고 이 사실을 알면 인간의 삶과 역사의 신비함에 할 말을 잊게 됩니다.

세렌디피티 1
리소자임은 생물의 침 속에 포함되어 있는 살균성 효소인데, 우연히도 플레밍 박사가 세균을 칠한 실험용 접시에 재채기를 했고, 며칠 뒤 침이 떨어진 자리에 세균의 콜로니가 파괴된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세렌디피티 2
플레밍 박사가 페니실린을 발명하게 된 것 역시 조수가 실수로 열어 놓은 창으로 곰팡이 균이 날아들어와 박사의 세균 배양 접시에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파란 곰팡이 균이 떨어진 자리에 세균 콜로니가 말갛게 변해 있음을 발견하지요.

세렌디피티 3
플레밍 박사는 페니실린 발명 사실을 의학 연구지에 발표했지만 그것은 10년 동안 잊힌 채로 있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묵은 서류를 들추던 과학자들 눈에 띄었지요. 그들은 플로리Howard Florey와 체인Ernst Chain으로, 페니실린을 약제로 만드는 데 성공한 장본인이지요.

세렌디피티 4
그런데 마침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해 부상병 치료에 고심하던 군 당국에 페니실린에 관한 정보가 흘러들어가 대량 생산 체제를 갖추게 됨으로써 페니실린은 그 진가를 발휘, 많은 부상병들의 목숨을 구했습니다.

세렌디피티 5
스코틀랜드 에어 록필드 지방의 가난한 농부가 늪에 빠진 소년을 구했습니다. 다음날 소년의 아버지가 찾아와 답례로 농부의 아이를 자기 아이와 똑같이 교육시켜주겠다고 약속했지요. 그리하여 플레밍 박사는 런던대학교 세인트 메리 병원 의과대학에서 공부하고 페니실린을 발견해 귀족 작위까지 받았지요. 그런데 우연하게도 농부가 구해준 아이가 장성하여 폐렴에 걸렸는데 플레밍 박사의 페니실린 덕분에 또 한번 목숨을 건졌습니다. 그 아이가 바로 제2차 세계대전 때 영국을 구해낸 재상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 경입니다. --- 세번 째 매직카드, 「개미의 동선(Ant's Trace)」중에서

up4 ‘나나’에서 ‘도도’
_선택한다는 것은 곧 한쪽으로는 쏠리고 다른 한쪽은 배제한다는 뜻입니다. 편향과 배제―그래서 우리의 현실은 늘 쏠림 현상을 일으키지요. 흑 아니면 백이라는 이항대립의 논리로 살아가게 됩니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낸 시스템은 피가 흐르는 우리의 구체적인 삶과는 어쩔 수 없이 동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_O×의 선택형 시험문제에 익숙한 여러분은 두말 할 것 없이 ‘오리-토끼’ 어느 하나를 택하여 대답하는 것이 몸에 배어 있습니다. 무리도 아닙니다.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에 이르는 12년 동안 정답은 오직 하나라고만 배워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대학에서 배우게 될 가장 큰 공부는 “답은 하나가 아니다”라는 것입니다. 대학은 이미 나와 있는 답에서 하나를 고르는 법을 가르치기보다 새로운 답을 찾아내거나 만들어내는 창조정신을 가르치는 곳입니다. --- 네번 째 매직카드, 「오리-토끼(Duck-Rabbit Illusion)」중에서

up5 섞고 버무리고
_이미 알려져 있는 것들을 결합하여 지금까지 누구도 모르고 있던 새로운 효능과 가치를 창출하는 기법, 그리고 그 정신이 M 자 위의 화살표처럼 오늘의 젊음을 업그레이드하는 비밀 병기, 즉 매시 업입니다.

_이분법이 종언하고 그 경계가 무너진 곳에서 진정한 융합문화가 생겨납니다. 그것이 바로 한국인의 ‘노동=놀이’관을 한마디로 나타낸 “뽕도 따고 님도 보고”라는 속담입니다. 혹은 “쉬엄쉬엄 일하다”처럼 쉬는 것과 일하는 것이 같은 리듬 안에서 공존하지요. 이러한 노동=놀이를 이솝 우화 「개미와 베짱이」에 대입하면 우화 자체가 해체되고 개미와 베짱이는 하나로 매시-업 됩니다. 그것이 바로 ‘개짱이’지요. 담장이 없는 벌판에서 살아가는 삶으로 내 젊음을 업그레이드하지 않는 한 여러분이 만드는 미래는 결코 새로울 수 없습니다. --- 다섯번 째 매직카드, 「매시 업(Mash Up)」중에서

up6 연필에서 벌집
_만약 연필 단면이 사각형이었다면 손가락으로 쥐고 쓰는 데 얼마나 불편했을 것인가. 그래서 연필 자루는 원통형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원통형 연필 자루는 얼마나 구르기 쉬운가. 조금만 기울어도 연필은 책상에서 바닥으로 굴러 떨어질 것입니다. 잡기에 편한 원이냐? 구르지 않는 사각형이냐? 이렇듯 둥근 원과 네모 사이의 긴장 관계에서 생겨난 것이 바로 연필의 여섯 모입니다. 정교하게 지어진 벌집도 자세히 보면 가장 안정적이고 균형적이라는 ‘육각형’이지요.

_지우개를 머리에 단 연필, 이것이 창조적 사고의 가장 중요한 원형입니다. 연필처럼 유연한 사고여야 한다는 겁니다. 한번 쓰면 절대로 지워지지 않는 잉크펜이나 볼펜 같은 경직된 사고형에서는 결코 창조적인 생각이 태어나지 않습니다. 고정관념을, 편견을, 그리고 일상성에 토대를 둔 도구적 사고를 지울 수 있는 하나의 지우개. 연필과 함께 붙어 있는 지우개. 이것이 앞으로 다가오는 젊은이들이 필요로 하게 될 새로운 사고의 틀일 것입니다. 쓰고 지우고, 지우고 또 쓰십시오. 이 시대의 젊은이들은 지우개가 달린 연필로 사고해야 합니다. --- 여섯번 째 매직카드, 「연필의 단면도(Hexagon)」중에서

up7 ‘따로따로’ ‘서로서로’
_이탈리아 화가 라파엘로가 바티칸 성당의 천장화를 그리고 있을 때의 이야깁니다. 라파엘로가 작업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던 왕은 라파엘로가 딛고 서 있는 사다리가 휘청거리는 것을 발견합니다. 그는 때마침 들어온 총리대신에게 이렇게 지시합니다. “이보게, 저 사다리 좀 잡아주게.” 그러자 총리대신이 황당해하며 “아니 폐하, 일국의 총리가 저런 그림 그리는 녀석의 사다리를 붙잡아주는 게 말이 됩니까?” 하고 불평했답니다. 그러자 왕이 “라파엘로의 목이라도 부러지면 저런 그림을 그리는 사람을 이 지구상 어디에서 찾는단 말인가. 자네 목이 부러지면 총리 할 사람은 지금도 줄을 섰네. 그러니 잔말 말고 사다리나 잡게!”라고 대답했답니다. 이것이 바로 ‘온리 원’의 힘인 것입니다.

_독창성은 남들이 당연시하는 것, 이미 해답이 나온 것에 대해서 다시 한번 고개를 갸웃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유행을 따르는 데에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독창적 산물은 나올 수가 없습니다. 사실 독창이라는 말부터가 우리는 물론이고 서양의 경우에서도 19세기까지 나쁜 의미, 특히 문학에서는 전통적인 운이나 양식을 제멋대로 고치는 것을 비난하는 뜻으로 사용해왔다고 합니다. 참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는 비난, 무시, 비웃음을 살 경우가 더 많지요. 그러기 때문에 절대적 고독을 넘어설 각오 없이는 독창성을 키워갈 수 없습니다. --- 일곱번 째 매직카드, 「빈칸 메우기(Blank)」중에서

up8 앎에서 삶으로
_바비 존스는 골프 천재입니다. 당시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그의 기록은 아직도 깬 사람이 없을 정도지요. 그러면서도 그는 은퇴하는 날까지 아마추어 골퍼로 활동했습니다. 큰돈을 벌 수 있는데 왜 프로로 전향하지 않으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골프를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했지요. 골프를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에 만약 그것이 돈을 버는 수단으로 직업이 된다면 더 이상 골프를 사랑할 수 없게 될 거라 생각했던 것입니다.

_한 가지 분명한 것은 학문에 있어서도 수단으로서의 프로페셔널이 된다면 거기에서 창조적인 가치가 태어나기는 힘들다는 점입니다. 역시 배움의 희열, 학문의 즐거움은 그것을 좋아하고 즐기는 열정에서 나옵니다. 그래서인지 요즘엔 ‘그레이트 아마추어(Great Amateur)’란 말이 조금씩 퍼져가고 있습니다. --- --- 여덟번 째 매직카드, 「지(知)의 피라미드(Knowledge Pyramid)」중에서

up9 너의 별은 나의 별
_세계는 오늘날 하나가 되자고 하면서도 다른 한편에서는 거꾸로 민족주의, 지역주의도 점점 강해지고 있습니다. 유럽은 유럽연합과 유로화를 만들었고 이슬람은 이슬람끼리 뭉치지요. 점점 지구화가 된다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문화 때문에, 지역과 풍토 차이 때문에 지역화 현상이 빠르게 진행되어가고 있는 거지요.

_오늘의 대학생들에게 가장 결핍된 것이 있다면 바로 로컬과 글로벌의 두 문화에 때한 쏠림현상이라는 겁니다. 할아버지는 로컬 문화, 아버지는 글로벌 문화에 젖어 있었다면 그 손자들인 젊은 여러분들의 문화는 글로벌과 로컬이 한데 균형과 조화를 이룬 ‘글로컬리즘’으로 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로컬이나 글로벌의 어느 한쪽으로 쏠리는 것보다 몇십 배 더 힘이 드는 일입니다. ---아홉번 째 매직카드, 「둥근 별 뿔난 별(Form of Stars)」중에서

 

 

360도로 제각기 뛰면 360명 모두가 일등이 되는 사회(169쪽)가 가능하다는 말씀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어령 선생님, 앞으로도 더 건강해 지셔서 오랫동안 우리의 정신적 지주가 되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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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류시화 지음 / 푸른숲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류시화는 단순한 시인이 아니다.
그런 그에게 질투를 하는 이들도 많지만 어쨌거나 그의 시와 에세이와 노래, 번역물들은 만능엔터테이너로서 류시인을 증명한다.
1991년에 푸른숲을 통해 발표한 시집,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류시화를 가장 빛나게 한 시집이 바로 이 시집이 아닌가 싶다. 얼마 전까지 나는 이 시집을 세 권이나 갖고 있었는데... 가장 낡고 가장 오래된 1991년판 한 권만을 남겨 두고 다른 이들에게 선물을 했다. 다른 모든 소유가 그러하듯 여러 권 있느니 보다 단 한 권 있을 때 그 시집은 더욱 빛나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이 가장 오래된 시집의 출처를 알아보니 국민학교 1학년때 내 짝꿍이던 영숙이가 집에 소장하던 낡은 시집 몇 권을 보내준 묶음 속에 있었던 시집이었다. 시집을 펼치자 1쪽과 2쪽에 해당하는 첫번째 장의 일부가 찢겨 있었다. 영숙이 나에게 보내오면서 자신의 흔적을 지운 것으로 보이는데, 찢겨 나간 종이 자체도 운치가 있었다.


물 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는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 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이여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책 제목과 같은 이 詩를 외노라면 쓸쓸함과 함께 나른한 행복이 밀려 온다.
이 시를 생각할 때마다 나는 아내와 함께 찍은 8년 전 4월8일(결혼 10개월 전)의 사진이 생각난다.
연애 시절 에버랜드에 들렀을 때, 선영이 형이 우리 두 사람의 뒷모습을 찍은 장면인데, 어쨌거나 나는 이 순간에 그녀가 곁에 있어도 그리울 수 있다는 것을 생각 했었고, 이후로도 늘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를 되뇌며 그녀 곁에 머물고 있었다.




그리고, 이 시집 29쪽에 있는 '나무'라는 시가 좋다.

나에게 나무가 하나 있었다
나는 그 나무에게로 가서
등을 기대고 서 있곤 했다

내가 나무여 하고 부르면 나무는
그 잎들을 은빛으로 반짝여 주고,
하늘을 보고 싶다고 하면
나무는 저의 품을 열어 하늘을 보여 주었다

저녁에 내가 몸이 아플 때면
새들을 불러 크게 울어 주었다
내 집 뒤에
나무가 하나 있었다

비가 내리면 서둘러 넓은 잎을 꺼내
비를 가려 주고
세상이 나에게 아무런 의미로도 다가오지 않을 때
그 바람으로 숨으로
나무는 먼저 한숨지어 주었다

내가 차마 나를 버리지 못할 때면
나무는 저의 잎을 버려
버림의 의미를 알게 해주었다



또한 이 시집에도 류시화의 시라기 보다도 가수 안치환의 노래로 더 많이 알려진 '소금 인형'이 있다.

바다의 깊이를 알기 위해
바다로 가라앉은
소금인형 처럼
그대의 깊이를 알기 위해
그대의 피 속으로
뛰어든
나는
소금 인형처럼
흔적도 없이 녹아버렸네


그렇게 읽으면 마음 편하고, 연애할 때 인용하기 좋은 주옥같은 시들이 이 시집 한 권에 있다.
내가 소장한 1991년판 가격은 2.500원인데, 100쇄를 넘긴 2001년 판에서 5,000원, 2008년판은 어느새 7,000원이 되었다.

이런 시집 한 권쯤 오래도록 가까이 두고 자주 펼쳐보는 것도 낭만일 듯 싶다.
모든 책이 그렇지만 시집은 특히 한 번 읽고 말 것이 아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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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9-27 0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갖고 있는 건 1997년 2월 64쇄로군요.
언제 어디를 펼쳐봐도 좋지요.^^

동탄남자 2009-09-27 09:31   좋아요 0 | URL
뭔가 통하는군요. ^^ 이런 시집이 더 많이 팔리는 사회일수록 삽질도 줄고, 잔혹한 사건들도 거의 발생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오스카 와일드 작품선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22
오스카 와일드 지음, 정영목 옮김 / 민음사 / 2009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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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민세문집이 222에 이르러 오스카 와일드까지 불러냈다.
빅토리아 시대의 만능 엔터테이너 오스카 와일드의 문학적 자질을 잘 보여주는 책이다.
하나의 동화, 네 편의 단편 소설과 두 편의 희곡은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매력적인 작품집이다.

아름다움을 최고의 가치로, 삶을 포함한 세상의 모든 것을 아름다움이라는 기준에서 평가하는 태도를 유미주의라고 한다. 엄격한 사회 규범이 강조되던 19세기 영국에서 시대의 이단아로 불리는 한 편 '살로메'에서 포스가 전해오 듯 유미주의의 사도로 통했던 오스카 와일드...

맨 처음 작품은 어린 시절 누구의 작품인지도 모르고 읽었던 동화 '행복한 왕자'다. 
다시 읽으며 제비와 왕자의 우정에 관한 상상력을 키워주던 옛 기억을 더듬어 가는 것도 기쁨이었다.

"검에서 루비가 떨어져 나갔군. 눈도 사라졌어. 게다가 몸도 금이 아니야." 시장이 말했다. "이거 뭐 거지가 따로 없구먼!"
"거지가 따로 없군요." 시의회 의원들이 말했다.
"게다가 발치에 죽은 새도 있네!"
(21쪽, '행복한 왕자 중'에서)



파티에서 만난 용한 수상가(손금쟁이) 포저스 때문에 운명의 노예가 되어, 저주 받은 미래를 두려워 하며 갈등하고 갈등하는 청년 아서 새빌 경의 이야기. 사랑하는 여인과 결혼도 차일피일 미루고, 예고된 운명을 앞당겨 해결하고자 냉혹한 모습으로 고군분투 하지만 일이 만만치가 않았다. 결국 전전긍긍하던 그가 괴로움을 털어내고, 행복한 결혼에 이르는 과정이 재치있게 풀이로 진행되어 독자에게 즐거움을 준다.

아서 경은 발을 멈추었다. 멋진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그는 살금살금 포저스 씨 뒤로 다가갔다. 그러고는 순식간에 포저스 씨의 두 발을 붙잡아 템스 강에 내던졌다. 상스러운 욕설에 이어 묵직한 것이 첨벙 하며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윽고 잠잠해졌다. 아서 경은 불안한 표정으로 난간 너머를 보았다. 수상가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달빛에 반짝이는 물의 소용돌이를 따라 맴도는 실크해트 하나만 보였다.
(72쪽, '아서 새빌 경의 범죄' 중에서)



짧지만 사랑에 빠지는 남자와 이해할 수 없는 여자에 대한 지혜로운 상상력을 보여주는 비밀 없는 스핑크스...

"이보게, 제럴드, 알로이 부인은 그저 수수께끼에 푹 빠진 여자였을 뿐이네. 그냥 베일을 쓰고 그곳에 가서 자신이 수수께끼의 여주인공이라고 생각하면서 즐기기 위해 그 방들을 빌렸던 걸세. 비밀을 즐기던 사람이었던 거지. 하지만 그 여자 자신은 비밀이 없는 스핑크스에 불과했다네."
(85쪽, '비밀 없는 스핑크스' 중에서)


300년간 영국 캔터빌 저택을 누비던 유령이 새로운 가족을 만났다. 미국인 목사 가족인데, 문제들 그들 가족이 유령을 보고도 전혀 겁을 먹지 않고 귀찮아 한다는 것이다. 어떤 작전도 먹혀들지 않자 우울증에 빠지는 유령의 고민과 번뇌. 그리고, 해결사 버지니아의 이야기...

"나는 그 유령한테 어떤 개인적인 피해도 주고 싶은 마음이 없는데 말이야. 사실 말이지, 그 유령이 그동안 이 집에 머물렀던 세월을 생각하면 유령한테 베개를 던지는 것은 결코 예의바른 행동이 아니었어." 맞는 말이었지만, 안타깝게도 쌍둥이는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 "어쨌든 유령이 정말로 라이징선 윤활유를 사용하지 않겠다면 사슬을 벗겨야 할거야. 방 밖에서 그런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면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잖아."
(97쪽, '캔터빌의 유령' 중에서)



백만장자 모델(Millionaire models)과 모범적인 백만장자(Model millionaires)의 언어유희가 어울린 사랑과 현실에 관한 명쾌한 교훈...

결국 그는 아무 일도 하지 않게 되었다. 완벽한 옆모습에 직업은 없는 쾌활하고 무능한 청년이 된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는 사랑에 빠졌다. 그가 사랑한 처녀는 로러 머튼이었다. 그녀의 아버지는 은퇴한 대령으로, 인도에서 자제력과 소화 기능을 잃어버린 후 결국 둘 다 회복하지 못했다. 로러는 휴기를 사모했으며, 휴기는 로러의 구두끈에 입이라도 맞출 태세였다. 이들은 런던에서 가장 잘 생긴 한 쌍이었지만 돈은 한 푼도 없었다. 대령은 휴기를 무척 좋아 했지만 약혼 이야기는 들으려고 하지도 않았다.
"자네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돈 일만 파운드가 생기면 오게나, 젊은이. 그때 생각해 보자고."
(132쪽, '모범적인 백만장자' 중에서)



그림과 함께 펼쳐지는 오스카 희곡의 문란한 상상력은 살로메를 탄생시켰다.
먼저 프랑스어로 출간 되었다가 나중에 애인 앨프리드 더글러스 경에 의해 영문판으로 런던에서도 출간되었다. 영문판에 사용된 삽화는 오브리 비어즐리의 작품인데, 강렬한 흑백 대비와 날카롭고 대담한 선의 예술은 작품의 대담성과 더불어 당시 보수층들에게는 심한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고 한다. 요카난(요한)을 두려워하는 헤롯왕과 헤롯왕과 결혼한 형수 헤로디아, 헤로디아의 딸 살로메의 달콤하고 잔혹한 대화를 잠시 살펴보자.

살로메: 제가 귀 기울이는 것은 어머니의 목소리가 아닙니다. 제가 은 쟁반에 요카난의 머리를 달라는 것은 제 즐거움을 위해서예요. 전하는 맹세를 하셨습니다. 맹세를 하셨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헤롯: 나도 안다. 내 신들을 걸고 맹세를 했지. 나도 잘 알고 있어. 하지만 이렇게 간청하마. 살로메, 다른 것을 요구해라. 내 왕국의 반을 요구해라, 그러면 그것을 너에게 주겠다. 하지만 방금 네 입으로 요구한 것만은 요구하지 마라.
살로메: 저는 전하께 요카난의 목을 청했어요.
헤롯: 안 돼, 안 돼, 그것은 너에게 주지 않겠다. 
살로메: 맹세를 하셨습니다, 전하.
헤로디아: 그래요, 당신은 맹세를 했어요. 모두가 당신의 말을 들었어요. 모든 사람 앞에서 맹세를 했어요.
헤롯: 입을 다물어라, 여인이여! 나는 그대에게 말하는 것이 아니다.
(200쪽, '살로메' 중에서)




시작부터 신랄한 풍자와 유쾌한 말장난이 돋보이는 희곡 '진지해 지는 것의 중요성'은 2002년에 콜린 퍼스를 주연으로 영화화 되기도 했던 작품이다. 극중 어니스트(Ernset)라는 이름에 집착하는 네 사람이 등장하는데, 어니스트라는 이름이 '진지한'(earnest)과 발음이 같은 것을 이용하여 시대의 기득권층을 조롱하는 내용이다. 자신의 이름이 어니스트라고 여기저기서 거짓말을 하고 다니는 두 남자 잭과 엘지넌은 단지 이름이 어니스트라는 이유만으로 어떤 여자들과 사랑에 빠진다. 나중에 들통 나자 세례를 받아서라도 어니스트라는 이름을 새로 받으려는 잭과 앨저넌의 이야기는 매순간 폭소를 자아낸다.

그웬덜린: 아주 멋진 생각이에요! 워딩 씨, 당신한테 딱 한 가지만 묻고 싶군요. 당신 동생 어니스트는 어디 있죠? 우리 둘 다 당신 동생 어니스트와 약혼을 했으니, 당신 동생 어니스트가 현재 어디에 있는지 아는 것이 우리에게 상당히 중요한 일이 되었네요.
잭: (천천히 머뭇거리며) 그웬덜린, 세실리, 진실을 말할 수밖에 없어 매우 고통스럽군요. 이렇게 고통스러운 자리에 놓인 것은 평생 처음입니다. 나는 정말이지 이런 일에는 경험이 없습니다. 하지만 아주 솔직하게 말씀을 드리면 나한테는 어니스트라는 동생이 없습니다. 나한테는 형제가 없습니다. 평생 형제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물론 앞으로도 형제를 둘 생각이 조금도 없습니다.
(292쪽, '진지해지는 것의 중요성' 중에서)


오스카 와일드,,,
마흔여섯의 생애를 획기적인 나날로 장식했던 위대한 사나이의 문학적 모든 기질이 압축된 책...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만나서 반가웠고, 내가 좋아하는 222라서 더욱 의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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