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읽는 세계사 - 거꾸로읽는책 3 거꾸로 읽는 책 3
유시민 지음 / 푸른나무 / 200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주말이 되면 가끔 TV 리모컨으로 장난을 한다. 그러다 우연히 ‘도전 골든벨’이라는 프로를 가끔 본다. 파주의 한 여고생인 지관순은 이름만큼이나 특별하게 어려운 환경속에서 생활하면서도 역사와 자신의 미래에 대해 자신감과 희망을 잃지 않는 소녀로 소개 되었다. 골든벨을 울리게 한 마지막 문제의 정답이 ‘드레퓌스 사건’이었다. 역사에 관심이 깊거나 유시민의 베스트 셀러 ‘거꾸로 읽는 세계사’를 읽은 것이 틀림없다. 그녀는 이제 역사학을 전공하는 여대생이 되었다. 언론을 통해 가끔 그녀의 소식이 전해지기도 한다.

88년에 초판이 나온 이 책은 열혈 지식인 청년의 지적 반항이라고 보기엔 너무나 신선했다. 95년에 개정판이 나온것을 2004년에 다시 개정판을 내놓았다.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소련 동유럽의 사회주의 체제가 무너졌고 베를린 장벽이 허물어지고 독일이 통일 되었다. 이 역사적 사건들을 나는 TV화면을 통해 지켜보았다. 인류 역사의 현장에 가보고 싶은 욕망만 가지고 있다. 10년 안에 가볼 수 있을까?

제 1차 세계대전과 러시아의 10월 혁명, 히틀러, 팔레스타인, 4․19, 베트남 전쟁, 말콤X, 독일 통일들 굵직한 세계사의 단면들을 소개한 교양 서적으로서 의미를 갖는다면 이 책은 별 볼일이 없었을 것이다. 그저 상식이 부족한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로 그칠 수도 있을 테니까. 역사에 관한 담론과 시선은 그 시각이 가장 중요하다.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해답은 없을 수도 있다. 유시민은 나름대로 ‘낯설게 바라보기’ 혹은 ‘뒤집어 보기’ 방법을 통해 세계사를 거꾸로 읽는다고 표현하고 있다. 무비판적이고 맹목적인 역사적 사건들의 수용자세를 탓하기 전에 다양한 시각에서 접근하고 있는 방식이나 관점들을 소개하는 책들이 더 풍부해지기를 기대해본다.

100분 토론 사회자를 거쳐 금배지를 달고 노빠 부대의 선봉에 선 유시민을 본다. 스스로의 정체성을 사회민주주의라 밝힌 바 있는 그의 행동과 변화들을 지켜보는 것은 불량스런 시선으로 한 인간을 관찰하는 음험함이 아니라 애정과 신뢰를 담아 보내는 우리 사회의 작은 도전과 실패이기도 한다. 그 작은 점들이 모여 선을 이루고 면을 이룬다면 3차원의 공간이 마련될 것이고 조금씩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할 수 있는 건강성을 담보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서로 다른 이념과 의견들이 받아들여지고 공동의 선을 위해 한 발 물러설 줄 아는 정치 풍토와 발전을 위한 토론과 인식의 전환, 잘못된 과거에 대한 반성과 미래에 대한 희망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똥통에 빠져 허우적대는 정치인들의 몫이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과 나의 책임이 아닐까 싶다

 

2005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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