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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미래 - 앨빈 토플러 (반양장)
앨빈 토플러 지음, 김중웅 옮김 / 청림출판 / 200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부와 돈은 동의어가 아니다. 잘못된 인식이 만연되어 있기는 하지만 돈은 여러 가지 부의 증거 혹은 상징적인 표현 중 하나에 불과하다. 때때로 부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을 살 수 있다. - P. 37
미래에 대한 호기심은 인간의 본능적인 욕망이다. 앨빈 토플러의 <부의 미래revolutionary wealth>는 이러한 욕망에 답하는 책이다. 자본주의의 미래를 알고 싶은 것은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일이다. 수많은 경제학자와 사회학자들의 이론들로도 현실적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는 것처럼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어쩌면 부질없어 보인다. 하지만 과거를 돌아보고 현실을 냉정하며 바라본다면 우리에게 펼쳐질 미래를 생각해 보는 것은 어렵지 않을 수도 있다. 물론 전제 조건이 있다. 냉정한 현실에 대한 분석과 상황에 대한 정확한 판단력이 그것이다. 이제 한 국가의 경제나 문화나 사회는 독립적이지 않다. 전지구적 관점에서 살펴보는 것이 기본이다. 세계화에 대한 수많은 논쟁들을 앨빈 토플러의 <부의 미래>를 통해 다시 한번 정리하고 점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겠다.
알려진대로 70년에 <미래쇼크>, 80년에 <제3의 물결>, 90년에 <권력 이동>을 펴내면서 ‘미래 학자’라는 호칭을 부여받은 앨빈 토플러는 그의 아내 하이디와 함께 지구 곳곳을 누비며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대화를 나누며 수많은 자료들을 조사한다. 그렇게 발로 쓴 결과물들이 10년에 한 번 꼴로 책으로 묶여 나온다. 그의 책들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90년대 초반 군대에서 <권력 이동>을 읽고 나서 직종이 변경된 경험을 갖고 있는 나로서는 감회가 새로웠다. 인터넷이 제대로 보급되기도 전이었던 무렵 전공과 무관한 SI업체에 취업했었다. 지금은 전혀 엉뚱한 일을 하고 있지만. 어쨌든 누구든 한 번쯤 겪게 되는 인생의 결정적인 책 중의 하나가 내게는 앨빈 토플러의 책이었다.
이전의 그의 책들에서 보여줬던 논의는 제1의 물결인 농업혁명과 제2의 물결인 산업혁명 그리고 마지막 제3의 물결인 지식혁명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권력 이동>에서 권력은 물리적인 힘(power)에서 돈(money)을 거쳐 지식(knowledge)으로 이동한다는 주장이었다. 연장선에서 <부의 미래>는 혁명적인 부의 창출을 이루기 위해서는 세가지 심층 기반을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것은 시간과 공간과 지식이다. 너무 당연하거나 모두 알고 있기 때문에 다루기 힘들었던 요소들에 대한 저자의 분석은 명확하다. 지금까지 소홀히 다루었던 부분들에 대한 저자의 현상과 분석들은 공감을 불러 일으킬만한 통찰이 담겨 있다. 그 통찰들은 독자들의 감각과 현실에 대한 적응력으로 찾아내야 할 부분이다.
토플러는 쉽게 독자들에게 미래에 대한 해답과 정답을 안내하지 않는다. 안하는게 아니라 못하는 것이리라. 그의 말대로 수많은 이론과 경제학자들의 예측은 미래의 경제 상황을 정확하게 예측한 적이 없다. 예측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미래를 올바로 볼 수 있는 눈이 중요한 것이다. 그러면 어디로 갈 것인가? “미래는 도착지를 신경쓰는 사람들의 것이기 때문이다.”라는 저자의 마지막 말처럼, 알 수 없는 미래지만 도착지를 신경쓰는 사람들은 부의 혁명적 변화를 가늠해 보고 싶어 한다. 시간의 비동시화 문제 공간적 범위의 확대 그리고 지식과 프로슈밍에 관한 저자의 이야기들은 귀기울여 들어 볼만한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다. 앞서 말한대로 그것은 저자의 노력과 수고가 이루어낸 결과다. 자신의 독특한 이론과 견해를 피력하는 획기적인 논문도 아니고 경제학적 관점에서 미래를 예측하는 것과도 다르다. 학문적으로 보면 심리학에서 의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문, 사회과학적 관점에서 광범위한 분석과 통합은 앨빈 토플러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이다.
이 책의 말미에서 저자는 미래에 대한 긍정적, 낙관적 전망과 자세를 강조한다. 전 세계의 부의 형평성 문제나 에너지 문제, 세계화에 따른 부작용 등 산적한 현안들을 생각하면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그것이 각국의 이타적 배려를 통해 해결될 수 없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거시적 관점에서 보면 부의 혁명적 변화를 통한 새로운 세상을 꿈꿔야 한다. 자본주의의 미래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빈곤의 문제는 해답이 쉽게 나오지 않는다. 미래에 다가올 지각변동을 위해 우리 모두가 시간과 공간과 지식을 잘 활용하자는 교훈을 읽어내는 데 이 책의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심층 기반을 통한 부의 혁명적 변화를 이끌어 낼 대안과 현실적인 방법들을 마련하는 데 논의의 초점이 모아져야 한다.
한 권의 책은 미래를 위한 해답을 제시하지 못한다. 다만 생각의 방향을 설정하고 문제를 점거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노력들이 중요하다.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仄맛?미래를 알 수는 없지만 바꿔 나갈 수는 있다. 인간의 미래는 인간에 의해서만 달라질 것이다. 앨빈 토플러의 말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미래의 경제와 사회가 형태를 갖추어 감에 따라 개인과 기업, 조직, 정부 등 우리 모두는 미래 속으로 뛰어드는 가장 격렬하고 급격한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모든 사항을 고려했을 때, 이것도 한 번 살아볼 가치가 있는 환상적인 순간이다. 미지의 21세기에 들어온 것을 뜨거운 가슴으로 환영한다! - P. 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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