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시간에 생각 키우기 국어시간에 읽기
충북국어교사모임 엮음 / 나라말 / 201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국어는 도구교과다. 맛있는 밥과 반찬이 그득해도 숟가락과 젓가락이 없으면 곤란하다. 어떤 공부를 하고 책을 읽고 생각하고 듣고 말하고 쓰기 위해서 국어는 꼭 필요하다. 우리가 말하고 생각하는 도구는 언어다. 그래서 생각을 키우기 위해서는 언어능력을 길러야 하고 언어능력은 바로 듣고 말하고 읽고 쓰는 능력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말과 글을 잘 살려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2002년에 『생각을 키우는 이야기』를 엮어낸 충북국어교사모임의 선생님들이 이번에는 『국어시간에 생각 키우기』를 엮었다. 현직에 계신 국어선생님들이 만든 책의 특징은 살아 숨 쉬는 현장감이 느껴진다는 사실이다. 매일 만나는 아이들의 생각과 느낌이 생생하게 전달되고 그들의 눈높이와 그들의 생각을 잘 담아낸 책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전국국어교사모임이 만든 나라말 출판사의 책들이 많은 국어선생님들과 학생들에게 공감을 얻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주제별로 좋은 글들을 골라내고 그것을 학생들에게 직접 읽혀보고 그들의 생각과 느낌을 물어보고 이야기꽃을 피우며 깔깔대는 장면이 떠오른다. 선생님들은 얼마나 즐거웠을까. 또 아이들의 생각은 또 얼만큼 자랐을까.

여섯 분의 국어 선생님들이 모여 1년 반 동안 열심히 글을 모으고 아이들에게 읽혀보고 고르는 과정을 통해 나, 우리, 인권, 환경, 역사와 문화 등 다섯 개의 주제로 나누어 먼저 읽을 만한 글들을 제시한 후 생각을 키울 수 있는 활동을 제시했다. 한비야의 글부터 홍세화, 서재호의 글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읽을 만한 글들을 엄선하고 그 글을 읽고 나서 조금 더 생각할 기회를 준다. 이렇게 저렇게 생각해보고 적어보고 말해보고 써보는 동안 간접 경험을 해 볼 수도 있고 다양한 관점과 새롭게 생각하는 방법도 배울 수 있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통해 내가 알지 못하는 세상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다.

이 책은 읽는 행위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과정을 질문의 형식을 통해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게 배려했다. 인생에는 정답이 없다. 하물며 아이들의 생각을 한가지로 몰아가거나 똑같은 답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글을 쓴 사람의 생각에 내 생각을 보태고 또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겠는가.

물론 글의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글쓴이의 생각을 이해하는 것은 보다 깊이 들여다보고 나의 생각을 키우는 데 반드시 필요한 능력이다. 다만 글을 읽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그것이 하나의 출발이 되고 나를 돌아보고 이웃을 생각하며 주변과 상황을 이해하고 우리가 살아온 역사와 문화를 알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는 일이다.

진짜 국어 공부의 시작은 잘 듣고 분명히 말하고 정확히 읽고 공감할 수 있는 글을 쓰는 데서 시작된다. 하루 종일 참고서를 외우고 한 가지 정답을 찍어내는 문제풀이 연습으로 국어실력은 늘지 않을뿐더러 생각도 키우기 어렵다. 그래서 이 책은 혼자 그리고 다 같이 읽고 생각하고 나눌 수 있는 아주 좋은 책이다.

110215-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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