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지성이란 무엇인가 - 우리는 나보다 똑똑하다
찰스 리드비터 지음, 이순희 옮김 / 21세기북스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혁신과 창의성은 개개인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 간의 적절한 상호작용에서 나온다. 리더십은 함께 일하는 것을 재미있게 여기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다. - P. 165

  내가 틀릴 수도 있다. 물론 당신의 생각이 옳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대화를 나누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노력한다. 공동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순조롭게 협의가 되고 많은 아이디어가 나온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수록 더 좋은 방법이나 해결 방안이 생기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는 민주주의를 삶의 한 양식으로 채택했다.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항상 정답일 수는 없지만 과학적 논쟁이 아닌 한 소수가 정답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 다수결이 가진 문제점은 인권과 상식의 차원에서 배려하고 나눌 만큼 인간은 이성적인 동물이고 인류는 역사적으로 발전을 거듭해 왔다.

  정치 제도가 아닌 일상적 문제 해결 방식은 더욱 그러하다. 나보다는 우리가 옳다. 하나는 보잘 것 없지만 집단이 가진 힘은 쉽게 무시하지 못한다. 그래서 막강한 권력이나 독재자도 개인이 아닌 집단 앞에서는 끝까지 버텨내지 못하는 것이다. 배려하고 연대하고 함께 참여하는 일은 역사의 교훈으로부터 이끌어 교훈이다.

  웹 2.0 시대를 맞이한 우리들의 생활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전자 민주주의 시대와 정치 그리고 웹 2.0 시대를 맞이하여 대한민국 정치는 그 판형이 뒤바뀌고 있다. 그러자 이제 그 숨통을 조이기 위한 올가미가 우리를 덮친다. 표현의 자유는 억압되고 방송통신위와 미디어법은 민주주의의 싹을 자르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 정치와 사회는 제도보다 그것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의지가 매우 중요하다. 상식과 시대를 거스르는 사람들이 얼마나 오래 버텨낼 수 있을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으로 다시 한번 확인된 국민들의 뜻을 외면하는 정권의 말로는 두 말할 필요가 없다. 다만 시간이 조금 걸릴 뿐이다. 인터넷이 없었다면 노무현은 대통령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는 이미 생활 속에서 ‘집단 지성’의 위력을 실감했고 그 이후에도 미국산 수입소에 대한 완강한 거부의 뜻을 촛불로 표현했다. 시대를 읽어내지 못하는 정부 때문에 분노하기 보다는 차분하게 대응책을 마련하고 현실 개선의 의지를 밝혀야 할 때다.

  찰스 리드비터의 <집단지성이란 무엇인가we-think>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선거 과정이 소개되어 있다. 더 성능 좋은 자동차와 보다 안락한 집을 경험했는데 이명박 정부에서는 그것을 빼앗았다. 과거로 돌아가는 일은 강물을 거꾸로 돌리는 일만큼이나 어렵다. 그런데 현 정부는 그것을 시도하고 있다. ‘집단지성’에 귀 기울이지 않고 독단과 특정 집단의 이익에 복무하는 사람들이 언제까지 버텨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웹을 넘어 경제와 실생활을 지배하는 집단 지성의 모든 것을 밝히고 있는 이 책은 ‘집단 지성’ 방식으로 집필되었다. 웹에서 벌어진 난상토론과 댓글들을 내용에 반영하고 아이디어를 얻어 책으로 묶어다니 책 내용의 실천이라는 측면에서 획기적이다. 인터넷의 미래에 대해 예견하는 수많은 추측들이 난무하지만 공유하는 ‘공유하는 인간’의 미래는 어둡지 않다.

  ‘집단 지성’이라는 말은 즉시 위키디피아를 떠올린다. 네이버의 ‘지식in’도 집단 지성을 대표한다. 전 국민의 상식을 초등학교 수준으로 하향 평준화했다는 혹평을 듣기도 하지만 여전이 ‘식인’(지식인)이 형과 ‘이버’(네이버)형에게 물어보는 사람들은 늘어간다. 가장 손쉽게 다른 사람들의 지식을 공유하고 나의 앎을 나눌 수 있다는 발상은 신선하다. 앞으로 또다른 형태로 진화, 발전할 것을 믿는다. 모든 국민이 기자가 될 수 있다는 ‘오마이 뉴스’ 또한 집단 지성의 대표적 사례로 이 책에 등장한다. 기사의 선택과 편집 자체가 사람들의 생각을 재단한다. 그것 자체가 언론 권력이다.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오마이 뉴스’의 시도는 새로운 언론과 미래 언론의 청사진을 제시한다. 비록 완전하지 않더라도 집단 지성의 물결은 끊임없이 동심원을 그리며 확산될 것이다. 우리의 모든 아이디어가 공유된다면 미래는 어둡지 않다고 믿는다.

우리는 아이디어를 공유해야 한다. 그것만이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이다. 아이디어를 공유하면 아이디어는 점점 늘어나고 자라나서 아이디어를 더욱 강화하는 순환고리를 이룬다. 우리는 무엇을 갖고 있느냐뿐만 아니라 무엇을 공유하고 있느냐에 따라서도 규정된다. 이것은 우리가 앞으로 백년 동안 신조로 삼아야 할 가치관이다. - P. 296

  미래 사회를 점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그 흐름을 거시적 안목에서 살펴본다면 변화의 큰 틀을 볼 수 있다. ‘공유’는 시대의 사명이 될 것이고 성공 조건이 될 것이며 새로운 사업 모델이 될 것이다. 그 실제 사례들과 전망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있는 이 책은 단순히 현상에 대한 나열이나 미래에 대한 예측이 아니라 집단 지성이 지닌 힘과 미래를 살펴볼 수 있는 지도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집단 지성’이 만병 통치약일 수는 없다.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가 공존할 수 있다. 민주주의와 평등 그리고 자유라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는 이 책이 제시하는 미래의 청사진이다.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실천할 것인가는 물론 우리들의 몫이다. 집단 지성의 미래에 대해 공유, 인정, 참여 그리고 자율규제로 마무리하고 있는 저자의 목소리는 지금 우리 사회의 현실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함께 생각하라’는 맺음말을 다시 한번 함께 생각해 보자.

  향후 수십 년 동안, 우리는 두 세계 사이의 투쟁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한 세계는 익숙하기는 하지만 기능장애가 심한 장애 세계, 즉 우리를 위해서 결정이 내려지고 우리의 이익을 위한다는 명목하에 행동이 이루어지는 세계다. 또 다른 세계는 갓 출현하여 혼란을 일으키기 쉽고, 혁명적인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세계, 즉 함께 사고하고 함께 일하는 세계다.
  ‘함께’의 아이디어는 다양한 형태로 변형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웹이 창조하는 세계로 들어갈 방안을 아주 간단한 방법을 구상하고 싶다면 ‘함께’ 생각하라. - P. 302



090623-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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