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작은 발걸음 - 작고 쉬운 실천을 통해 인생의 목표를 이루는 지혜
앨 세쿤다 지음, 최유나 옮김 / 경영정신(작가정신)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뚜렷한 목표와 성취동기를 가진 사람은 행복할까?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몰입의 즐거움>에서 하루에 몰입하는 시간이 많을수록 행복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우리들의 인생은 해가 뜨면서 시작되어 해가 지면서 끝난다. 하루 단위의 삶을 이어가기 위해 혹은 생존을 위해 우리는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가는지. 새해가 되면 거창한 계획과 일 년간의 목표를 세우고 실천하기 위해 마음가짐을 새롭게 다진다. 매년 반복되는 일이지만 연초에 담배 판매량이 급격하게 줄었다가 다시 제자리가 된다.

  목표를 세우고 꿈을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은 대충 사는 인생보다 값지다는 생각은 막스 베버의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에서 기원했을까? 성실하게 일하고 부를 축적하며 검소하게 사는 것이 신의 뜻이라고 믿었던 시대는 지금과 많이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삶의 본질적인 가치나 목표를 설정하는 것 자체에 대한 깊은 고민보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과정과 방법을 알고 싶어 하는 것도 문제이기는 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일에 서투르며 지속적이고 효율적으로 살아가는 데 익숙하지 않다. 끊임없는 자기 성찰과 꾸준한 노력이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도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지금까지 해보지 않은 일이나 자신 없는 분야의 일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러면서도 마음속으로는 새로움에 도전하고 보다 나은 내일을 꿈꾼다. 그때 누군가 먼저 실천에 옮긴 경험을 이야기해주거나 특별히 좋은 방법을 권한다면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고 새로운 실천 의지를 다지게 된다.

  자기계발과 혹은 경제경영과 관련된 수많은 책들이 행복한 인생이나 즐거운 삶을 약속하고 보장하지는 않는다. 이런 종류의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원하는 목표를 설정하고 성취하기 위해 노력하는 방법을 구체적이고 상세히 설명하여 경제적 이익의 극대화나 자신이 원하는 사회적 위치과 계급으로 진입하기 위한 방법을 설명하는 책이 그것이다. 또 하나는 단순히 경제적 이익이나 뚜렷한 성과를 중심으로 한 것이 아니라 저마다 소중한 꿈과 목표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독려와 격려 수준의 책이다.

  알 세쿤다의 <위대한 작은 발걸음>은 후자에 속하는 책이다. 서점에 난무하는 각종 자기계발서의 홍수 속에서 길을 잃을 때가 많다. 개인적으로 무관심한 분야이기 때문에 거의 돌아보지도 않지만 <행복한 이기주의자>처럼 눈길을 끄는 제목이나 <위대한 작은 발걸음>처럼 역설적인 제목을 만나면 발을 멈추고 책장을 뒤적이게 된다. 이 책은 <몰입의 즐거움>에 가까운 책이다. 비슷한 아류라고 하긴 어렵지만 같은 종류의 책으로 분류할 수 있다.

  테니스 코치로 활동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입문서를 책으로 발간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경험한 이야기들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방식은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이다. 경험만한 스승은 없는 법이다. 누구나 실패하고 좌절하며 또다시 시작한다. 이 과정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극복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들을 풀어 놓은 책도 많이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시작의 중요성을 반복해서 강조하고 있다. 우리 속담에 ‘시작이 반이다’라는 속담이 있다. 망설이지 말고 지금 당장 시작하고 생각하고 또다시 실천하고 생각해보자는 책이다.

  저자는 그것을 ‘15초의 법칙’이라고 말한다. 하루에 15초씩 투자하며 시작하자. 스스로를 용서하며 그렇게 작은 시작을 통해 커다란 성과를 이끌어내자는 유혹이다. 어렵지 않다. 15초라니…….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아무나 실천할 수 없는 일이다. 행동에 옮기는 일이 수많은 경우의 수를 계산하는 잔머리보다 낫다. 하지만 문제는 목표와 꿈이다. 무엇을 위해 어떤 꿈을 꾸고 있는가?

  이후에도 내 안의 훼방꾼과 맞서라, 더 이상 낡은 지도로 헤매지 말자, 즐거워야 좋은 여행이다, 삶의 시나리오는 언제든 고쳐 쓸 수 있다, 행복한 달인 등 여섯 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제목을 통해 알 수 있듯이 각 단계에서 처음 대하는 방법이나 특별한 비법이 소개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것들을 어떻게 엮어 나갈 것인가, 삶에의 적용 방법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는 책이다.

  이루고 싶은 꿈이 없다면 인생은 얼마나 쓸쓸한가. 되는대로 하루하루 시간을 보내는 삶이 무의미한 것만은 아니지만 그래도 꿈을 꾼다는 것은 모두가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그것을 포기한다면 우리의 삶에는 무엇이 남을까. 나이와 무관하게 이기적 욕망과 욕심만 가득한 비참한 인생이 있고 돈과 권력과 무관하게 행복하고 즐거운 인생도 있다. 그것을 단순히 선택의 문제만으로 환원할 순 없지만 자신의 가치관이나 인생관이 가져오는 엄청난 결과의 차이를 먼저 경험해야 할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 자연 속에서 산책하며 책과 함께 하고 싶은 욕심, 모든 욕망으로부터 조금 더 벗어날 수 있다면 나는 행복할 것이다. 버리고 또 버리고 읽고 쓰며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삶은 언제나 나의 꿈이었다. 불가능한 꿈도 아니지만 쉽게 이루어질 수도 없다. 뚜렷한 성과나 목표가 있는 꿈이 아니지만 더 이상의 꿈을 가져본 적도 없다.

  누구에게나 새롭게 혹은 자신만의 꿈을 가지고 싶을 때가 있을 것이다. 저자의 말대로 작은 발걸음은 계속되어야 한다. 열정과 인내와 집중! 우리 삶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들이 아닐까 싶다. 작은 목표를 이루어내고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큰 목표를 이루어나가는 방법으로 우리들의 꿈을 이루어 나갈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오늘도 작은 실천과 조용한 발걸음은 계속 될 것이라 믿는다. 소리 없이 주변의 발소리에 귀 기울여 보자.


090117-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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