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뮨주의자의 현실에 대한 긍정은 항상 현실에 대한 변혁을 내포한다. 현실을 긍정하지만 그 현실에 머물지 않기에 우리는 코뮨주의가 이념이라고 말한다. - P. 7

위대한 사랑은 그 사랑의 대상을 먼저 창조한다고 했던가. 우리는 친구를 창조함으로써만 우리의 우정을 이어간다. 적을 친구라고 우기는 게 아니라, 적을 친구로 만드는 것이 우리의 우정이고 사랑이다. 혁명가는 세계를 전복하는 혁명으로 세계에 대한 그의 우정을 보여주지 않는가. 우정이나 사랑은 어떤 때 꽤나 잔혹한 행동을 우리에게 요구한다. - P. 16

코뮨주의자로서 우리는 또한 사유화(privatization)에 반대한다. - P. 18

자본은 결핍으로 충만한 신체이다! - P. 27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는 말을 자신의 삶을 바꾸지 않는 변명으로 삼지 말라고. 중요한 것은 당신의 삶을 바꾸는 것이다. 그리고 여러 대안적 실험들을 소통시키고 확산시키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세상이 바뀐다.” - P. 29

코뮨주의는 대안적 삶에 대한 끊임없는 물음과 시도 속에서 언제든 실현된다. - P.  29

결여감을 지닌 자는 떠나지 못한다. - P. 31

자, 이제 우리도 웃으며 떠날 시간이다! - P. 31

대중이 혁명적이라는 것은 “대중이 혁명을 욕망한다는 뜻에서가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을 욕망한다’는 의미에서 그렇다.” 대중은 ‘소용돌이(volution)’를 ‘반복(re-)’하는 흐름이다. 따라서 대중 바깥에서 혁명을 기획하고 계산하려는 시도는 무익하다. 혁명은 대중에게 속한다는 의미에서, 그리고 혁명은 계산 너머에 존재한다는 의미에서 그렇다. - P. 64

혁명가란 혁명의 불길을 지도하는 자가 아니라 불을 붙이는 자이다. 그는 시대의 습기를 가장 먼저 날려버린 가장 건조한 지대로서 스스로 타오름으로써 불길을 주변으로 전파하는 자이다. 전달도 증폭도 대중들의 운동이다. - P. 68

“스승이 될 수 없는 친구는 진정한 친구가 아니고, 친구가 될 수 없는 스승은 진정한 스승이 아니다.”(이탁오의 <분서> 재인용) - P. 87

혁명은 대중이 만드는 것이고, 대중의 능력에 의해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 P. 104

전위는 정해진 어떤 계급적 이익이나 ‘보편적 진리’를 알려주고 전달하는 조직이 아니라, 앞서서 실험하고 앞서서 실행하며 참조할 수 있는 새로운 사례를 창안하는 그런 조직이어야 한다. - P. 105

사적 소유는 타자의 추방과 배제가 기본 특징이다. 그래서 소유권을 기초로 정의된 기본 권리들은 암묵적으로 ‘타자=위험 세력’. ‘타자=침해자’라는 인식을 전제한다. 이런 틀에서는 타자를 향한 어떤 적극적 개방이나 적극적인 구성도 사고하기 어렵다. - P. 127

코뮨주의적 소유는 ‘소유’의 의미 자체를 바꾸는 것이다. 코뮨주의적 소유에서, 소유는 여전히 ‘권리’로 불릴 수 있지만, 이때 권리는 어떤 법적 형식을 지칭한다기보다, 관계를 구성할 수 있는 ‘기예’나 ‘능력’을 의미할 것이다. - P. 137

삶의 윤리란, 서로를 갈라놓는 분리의 격자 속에 던져진 가상의 이념이 아니라, 함께 생성하는 관계를 가리키는 말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 P. 248

냉소주의자는 단지 질서들을 객관적으로 인식할 뿐이라고 주장하지만 사실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써 나쁜 질서들을 객관적 현실로 실현하는 기획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다. 이런 냉소주의적 태도를 작동시키는 것은 차악을 선택하지 않으면 최악의 상태에 빠질 것이라는 공포이며 자기 능력에 대한 무지와 불신이다. - P. 303

사뮈엘 베케트는 “예술가가 된다는 것은 아무도 실패해본 적이 없는 방식으로 실패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것은 유머리스트에게도 어울리는 정의이다. 유머리스트는 빈번히 실패한다. 그러나 아무도 실패해 본 적 없는 새로운 방식으로만 실패한다. 그는 피로감 없이 유쾌하고 즐거운 실패들을 이어간다. 그는 자신의 실패, 과오, 심지어는 자신의 성공과도 쉽게 헤어질 수 있을 만큼 이별 능력의 최대치를 지녔기 때문이다. - P. 322

코뮨주의란 무엇인가? 그것은 현실 너머의 이념으로 주어지고 의지의 조직화로 성취되는 초월적 관념이 아니라, 자본주의적 생산 관계를 해체하는 운동 속에서 구성되는 공통적(commune) 삶의 양식이다. ‘공통적’이란 어떤 의미인가? 관념론자들은 서로 다른 개체들이 동일한 관념, 표상, 속성을 공유하는 사태를 공통적이라고 표현한다. 그러나 유물론자에게 공통성은 관념의 동일성이 아니다. 공통성은 관념 이전에, 관념과 무관하게 운동하는 물질의 고유한 양태이다. 공통성은 서로 다른 힘과 방향을 지닌 운동(흐름)들이 연합하면서 구성하는 신체성이다. - P. 328

마르크스는 이렇게 ‘모든 사람이 그가 원하는 분야에서 자신을 도야할 수 있는’ 상태, ‘오늘은 이 일, 내일은 저 일을 하는 것’이 가능한 사태를 자유라고 불렀다. - P. 375

코뮨주의란 복수의 개인들이 능동적으로 이러한 집합체인 코뮨을 구성해 가는 활동이다. 능력의 관점에서 보자면 코뮨주의란 복수의 개체들의 능력이 서로 증대하도록 적극적으로 협력-체인 코뮨을 만들어 가는 활동이다. 코뮨의 구성을 통하여 집합체의 잠재력의 폭이 커지며, 협력하는 각인들은 하고자 하는 바를 더욱 잘 할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코뮨주의란 바로 협력-체, 즉 코뮨의 능동적이고 의식적인 구성을 통하여 능력을 증대해 가는 활동인 것이다. - P. 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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