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살다 떠납니다. 인류의 역사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으나 우리는 오늘, 여기에 삽니다. 과거를 통해 현재를 돌아보고 미래를 전망하는 일은 변치 않겠죠. 플라톤, 소크라테스, 아리스토텔레스부터 공자, 맹자에 이르기까지 수천 년 전 지혜의 등불을 밝힌 성인(聖人)들과의 만남은 자기 삶의 목표와 가치를 위한 지식과 교양의 차원을 넘어서는 일이지만 현실과 너무 멀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18세기 전후부터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는 우리 삶의 기본 조건이 되었습니다. 최근 200여 년 동안 인류의 빛이 되어 준, ‘현대고전’이라 명명할 만한 책들과의 조우는 한 인간의 삶에서 커다란 사건일 것입니다. 문학은 물론 사회, 경제, 심리, 과학,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거인의 반열에 오른 저자들과의 만남은 형언할 수 없이 찬란한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은 빵만으로 살 수 없지만, 빵을 먹지 않고 살 수 있는 사람도 없습니다.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인간과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질문을 계속하며 현실적인 삶에 직접 닿아 있는 책들을 고골라 ‘나’를 돌아보고, ‘타인’을 관찰하며, ‘사랑’을 고민한 후에, ‘자본주의’와 ‘민주주의’, ‘일’과 ‘지구’의 미래를 살폈습니다. 각각 21개의 주제로 엮인 책들은 문학이 어떻게 인간의 삶을 통찰하는지, 각 분야의 지식이 왜 필요한지 돌아보았습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문학과 비문학의 어울림일 것입니다. 허구의 세계는 현실에 발 딛고 있으며, 각 분야의 지식은 왜 필요한지 살피는 동안 결국 그 누구도 아닌 ‘나의 삶’에 집중하겠죠. 모든 일엔 끝이 있습니다. 언제 마지막이 될지 알 수 없으나 혹시 이 책을 읽는 분들에게도 아주 작은 현실적 고민의 실마리가 될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혼자 읽어도 좋지만 따로 또 같이 읽어도 좋은 책입니다. 같은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는 시간은 타인과 세상을 이해하 첫걸음입니다. 독서모임에서 다른 분들과 함께 읽어나가는 방법도 좋습니다. 한 권의 책은 ‘나’로부터 시작하지만 ‘너’와 ‘우리’의 삶을 넘어 세상을 조금씩 변화시키는데 작은 씨앗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도 어디서 누군가 책장을 넘깁니다. 거인의 어깨위에 올라 조금 멀리, 더 넓게 보려는 그 작은 노력들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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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잘것 없는 초고를 다듬고 매만져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주신 편집자님의 수고를, 그 지난한 과정의 고마움을 말로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12년째 이어온 <전복적 책읽기> 모임, 원고를 다 쓴 후 이 책의 차례대로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현대 고전 산책> 회원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