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감염병이 유행하던 시절 자전거의 물결이 전국을 뒤덮었습니다. 물론 그 전부터 각종 생활 스포츠로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이제는 TV뿐만 아니라 SNS에서도 러닝 붐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러닝은 운동화 한 켤레와 가벼운 복장으로 즐길 수 있지만 집 주변에 마땅히 달릴 만한 장소가 마땅치 않을 수도 있죠. 하지만 걷기는 어떤가요. 정장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도, 가방을 메고 등교하는 학생도, 시장과 마트에 장을 보러 갈 때도 걸어야 합니다.
이처럼 걷기는 생활의 수단이며 생존을 유지하는 가장 기본적인 동작입니다. 그래서 걷기는 새삼스럽게 강조할 필요도 없고 따로 시간을 낼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애너벨 스트리츠는 몸과 마음을 살리는 걷기는 따로 있다고 말합니다. 즉, ‘치유의 걷기’를 강조하며 장소별로 걷는 팁을 제안합니다. 아무 생각 없이 무작정 걷는 산책이 나쁠 리 없습니다. 하지만 도시공원과 평지, 숲과 언덕, 호수와 강에서 걷기가 같을 수는 없습니다. 장소에 따라, 걷는 방법에 따라 치유 효과도 달라집니다.
이탈리아 연구자들은 해안 지역의 코로나 입원율이 내륙 지역보다 훨씬 낮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이는 의료 체계에 가해지는 부담을 바다 공기가 완화했음을 시사합니다. 또한 저자는 빨리 걸으면 뇌는 새로운 신경세포(뉴런)의 성장을 촉진하는 단백질이자 희망 분자로 알려진 뇌유래신경영양인자(BDNF)를 생성한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합니다. 우울증 환자는 BDNF 농도가 낮은 경우가 많으니 걷기는 신체적인 활력과 건강뿐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한 셈입니다.
이 책에는 숲, 해안, 시골길부터 공동묘지, 버려진 기찻길, 도시공원, 순례길에 이르기까지 스무 곳의 장소별 걷기와 그 효과를 소개합니다. 암세포를 탐지해 파괴하는 자연 살해(NK) 세포가 증가하는 숲에서 걷기,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자연적으로 높이는 언덕길 걷기,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및 아드레날린 수치가 감소하는 호수가 걷기는 어떨까요? 단순히 몸과 정신 건강에 모두 좋을 거라는 짐작이 아니라 의학적 소견과 과학적 연구가 뒷받침된 이야기라서 설득력이 높습니다. 오늘도 목적지를 향해 바쁘게 걷는 우리에게 장소에 따라 효과적인 걷기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에 귀가 솔깃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