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도상국들의 정책 형성에 있어 보다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내가 ‘사악한 삼총사’라고 부르는 다자적 기구들, 즉 IMF, 세계은행, WTO이다. 이들 사악한 삼총사는 부자 나라들이 조종하는 꼭두각시 인형은 아니지만, 주로 부자 나라들에 의해 통제되고, 부자 나라들이 원하는 나쁜 사마리아인 같은 정책을 구상하고 실행에 옮긴다. - P. 58

안타깝게도 부자 나라들이 가난한 나라들을 상대로 ‘사다리 걷어차기’를 하면서 자유 시장, 자유 무역 정책을 강요해 왔다는 사실 역시 역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이다. - P. 99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자신들이 권장하는 정책이 우리가 역사를 통해 최선의 발전 정책이라고 배운 것과 근본적으로 배치된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 물론 이런 정책을 권장하는 이들의 의도 자체는 선량한 것일 수 있다. 그러나 이것 역시 해롭기는 일부러 ‘사다리를 걷어차려는’ 의도에서 행하는 정책 권장과 마찬가지이다. - P. 100

성공한 어른들은 성공을 했기 때문에 자립을 한 것이지, 자립을 했기 때문에 성공을 한 것이 아니다. - P. 119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무역 자유화는 경제 발전의 원인이 아니라 경제 발전의 결과이다. - P. 119

‘자유’ 무역 정책은 역설적으로 그 정책을 실행에 옮기는 개발도상국들의 ‘자유’를 축소시키는 것이다. - P. 120

이 책에서 내가 시종일관 지적하고 있는 바와 같이 공업 관세와 외국인 투자 규제, 그리고 지적 소유권에 대한 관용적인 입장은 개발도상국이 경제 발전을 위해서 사용할 수 있는 중요한 정책 도구들이다. - P. 128

경제 발전을 위해서 국제 무역이 중요하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경제 발전이라는 목표에 이르는 최선의 길은 자유 무역이 아니다. 한 나라가 자국의 필요와 능력이 변화하는 정도에 어울리도록 조정된 보호와 보조금의 혼합 정책을 꾸준히 사용할 때에만 무역은 그 나라의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된다. 무역은 자유 무역주의 경제학자들에게 맡겨 두기에는 경제 발전을 위해 너무 중요한 사안이다. - P. 132

나쁜 사마리안들은 개발도상국에 대해 통화량 규제의 필요성을 더더욱 강조한다. 이들은 대부분의 개발도상국들이 ‘분수에 맞게 살아가는’ 자제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한다. 즉 개발도상국들은 마치 내일이 없는 것처럼 돈을 찍어 내고, 빌리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 P. 227

나쁜 사마리안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와 성장과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거시경제 정책을 개발도상국에게 강요하고 있다. ‘세입을 초과한 지출’을 무조건적으로, 그리고 지나치게 단순화하여 비난하는 그들의 태도는, 개발도상국들이 경제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하여 ‘투자를 위한 차입’을 하는 것을 막고 있다. - P. 244

나쁜 사마리안들은 자신들이 주장하는 자유 무역, 민영화, 그리고 그 밖의 여러 가지 정책들이 잘못되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추호도 없기에 정책 실패에 대한 ‘변명’을 비정책적인 요인, 즉 정치와 문화에서 찾는 사례가 점점 두드러지고 있다. - P. 277

우리는 경제 발전에서 문화가 담당하는 복잡하고도 중요한 역할을 이해해야 한다. 문화는 복잡하고 정의하기 어려운 것이다. 문화는 경제 발전에 영향을 미치지만, 경제 발전은 문화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 문화는 고정불변의 것이 아니다. 문화는 변화될 수 있다. - P. 308

지난 사반세기 동안 나쁜 사마리안들은 개발도상국들이 자국의 발전에 ‘알맞은’ 정책을 추구하는 것을 갈수록 어렵게 만들어 왔다. 이들은 IMF, 세계은행, 그리고 WTO라는 사악한 삼총사와, 지역별 FTA나 투자협정을 이용해 개발도상국들이 이런 능력을 갖지 못하게 했다. - P. 329

정말로 설득하기 어려운 사람들은, 나쁜 사마리아인들 같은 정책으로 개인적인 이득을 볼 수 있어서가 아니라 이런 정책이 ‘옳다’고 확신하는 이데올로그들이다. 앞서 언급했듯 독선주의가 이기주의보다 더 고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 P. 333

생각해보라. 대부분의 정치가들과 신문들이 하는 말을 그대로 믿으면 될 텐데, 왜 굳이 먼 길을 돌아다니며 ‘불편한 진실’을 찾아다니겠는가? 가난한 나라 사람들의 부정부패와 게으름, 혹은 방탕함 탓으로 돌리면 쉬운데, 왜 굳이 가난한 나라에서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아보겠다고 신경 쓰겠는가? ‘공식적인’ 역사가 자국은 늘 (자유 무역, 창의성, 민주주의, 재정적 건전성 등) 모든 미덕의 원산지였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무엇 하러 자국의 역사를 점검하겠다고 가던 길에서 벗어나겠는가? - P. 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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