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공허한가 - 문제는 나인가, 세상인가 현실의 벽 앞에서 우리가 묻지 않는 것들
멍칭옌 지음, 하은지 옮김 / 이든서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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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화, 저출생, 사다리 걷어차기, 탈맥락화, 알고리즘의 지배, 우울에 갇힌 일상, 도구가 되어버린 집, 넘쳐나는 물욕, 외모 강박, 끊임없는 소비 욕망, 스마트폰 중독, 유튜브와 숏츠…나열하자면 끝이 없다. 현대사회의 문제들을 더 열거할 필요가 있을까. 몰라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게 아니다. 어느 시대, 어느 사회나 현안은 계속 쌓이고 해결책은 난망하다. 중국의 정법대학 사회학자 멍칭옌의 글은 가독성이 높다. 어렵지 않게 설명하며 문제의 핵심을 잘 짚는다. 문제 자체를 드러내는 일이 사회학자의 일이라면 그 해법을 고민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은 개인의 몫이다. 물론 그 개인이 모여 정부를 구성하고 국가를 운영한다는 의미에서 그렇다.

공허는 허무와 같으면서 다르다. 한자의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현대인의 공허는 허무주의와 차이가 분명하다. 문제의 원인이 ‘나’에게 있는 것인지, 아니면 대한민국 사회에 있는 것인지 따질 필요는 없다. 타인을 진단할 순 없어도 각자 자신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현실적인 문제의 원인을 누구 ‘탓’으로 돌리느냐의 문제는 해결 방법을 고민하는 데도 중요한 요소지만, 둘 다 문제라는 식의 해법은 무의미하다. 개인과 사회, 각각을 짚어야 한다. 분리될 수 없으나 그 차이와 역할을 살피지 않으면 중국의 사회학자가 진단한 현대인, 고전과 역사로 길어 올린 전망이 무색해진다. 무엇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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