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뇌는 왜 늘 삐딱할까? - 의식과 행동을 교묘히 조종하는 일상의 편향성
하워드 J. 로스 지음, 박미경 옮김 / 탐나는책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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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말이 있다. ‘기타 쳐도 괜찮아! 하지만 그것으로 생계를 꾸리지는 못해.’ - 존 레논의 이모 미미, 359쪽

인간은 수많은 편견과 선입견 속에 살아간다. 사람과 세상사에 대한 편향성을 배제한 기계적 인간은 상상할 수 없다. 인종, 국적, 외모, 성별, 나이, 직업, 종교, 학력, 말투, 식성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타인을 평가하는 방법과 태도는 모두 데이터로 누적되고 모은 선택과 판단의 순간에 휴리스틱으로 작용한다.

하워드 J. 로스는 『우리 뇌는 왜 늘 삐딱할까?』(원제 Everyday Bias: Identifying and Navigating Unconscious Judgments in Our Daily Lives, 2014년)는 일상에서 벌어지는 모든 무의식적 편견과 편향성을 점검한다. 수많은 심리학 실험과 연구 결과를 논리적 근거로 제시하는 이 책은 실용적 심리학이며 자기계발을 위한 이론적 지침서 역할을 한다. 모든 책이 그러하듯 ‘현재적 유용성’이 없다면 지적 유희에 불과할 터. 그런 의미에서 세상의 모든 텍스트는 자기계발서로 분류 가능할 지도 모른다.

저자는 비니지스 컨설턴팅에 인간의 편향성을 적용한다. 이를 조직 관리에 적용할 수 있다면 어떤 조직이든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혁신적 변화가 가능하다. 평범한 사람들에게도 편향성은 극복하기 어려운 한계라고 할 수 있다. 호모 사피엔스에 걸맞는 이성과 논리를 갖춘 인간으로 살아가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다. 나름대로 각자의 합리적 근거를 제시하고 그럴듯한 이유를 찾지만 대체로 편향성의 노예로 살아간다.

의식과 행동을 교묘히 조작하는 일상의 편향성은 한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태도를 결정한다. 타인과 관계 맺고, 삶의 목적을 설정하는데 뿐만 아니라 기쁨과 슬픔, 고통과 분노가 어쩌면 각자가 가진 편향성에 기인하는 것이 아닐까? ‘삐딱함’은 ‘부정적’ 태도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 책에서 하워드가 말하는 ‘삐딱함’은 ‘편향성’을 의미한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모든 사람은 자기만의 편견과 편향성을 만들어 간다. 각자의 경험과 지식은 이를 더욱 공고히 하고 개별적 성향과 삶의 과정을 통해 콘크리트처럼 단단하게 하거나 전체 구조를 허문다. 물론 대개의 경우 전자에 해당하며 당연히 이 책은 후자를 제안한다. 그러나 우리가 그리 쉽게 편견의 벽을 깨뜨릴 수 있을까?

“모든 시대에는 바로잡아야 할 새로운 오류와 저항해야 할 새로운 편견이 존재한다.”는 새뮤얼 존슨의 말로 시작되는 이 책은 단순히 심리학적 편견을 소개하거나 일상에서 벌어지는 오류를 점검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것이 우리를 어떤 존재로 규정짓는지, 그것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소개한다. 편향성의 벽을 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끊임없는 자아성찰과 인식의 힘이다. 저자는 우리 안의 편향성을 정확히 인식하면 편향성은 우리를 지배할 수 없다는 말로 이 책을 마무리 한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우리 안의 즉 내 안의 편견을 인정하는 일이다. 각자의 선택과 판단이 ‘옳다’고 주장하는 대신 나만의 개인적 취향일 뿐이라는 자각이 필요하다. 그것은 선악의 가치 판단 문제가 아니라 ‘원 오브 뎀one of them’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름대로 이유를 들어 논리적인 척, 어쩔 수 없다는 합리화를 통해 이를 무시하거나 외면한다. 저자는 그것이 바람직한 삶의 태도가 아니면 그러한 태도로는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바로 그 지점 때문에 이 책은 그래서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수많은 심리학과 논리학의 주장을 정리하거나 소개하는 책이 아니라 일상에서 부딪치는 각자의 문제에 집중하고 그 원인을 찾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얄팍한 지식과 새로운 정보가 넘치는 세상이다. 책이 여전히 필요한 이유는 행간의 의미를 읽어내고 그것을 자신의 삶에 적용하는 각자의 노력과 사유 과정 때문이 아닐까? 인정하고 싶지 않은 당신의 편향성은 무엇인지 점검해 볼 수 있는 책이다. 마치 1945년, 일본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에 떨어진 두 개의 원자폭탄처럼 강렬하게!

인간이 핵무기 버튼을 누를 가능성은 없다. - 로버트 밀리칸, 1923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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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선택적 관심 : 바로 눈앞의 것도 못 볼 수 있다.

‘선택적 주의’ / ‘주의력 결핍으로 생기는 맹점’은 일부 다양성과 관련된 행동이 왜 어떤 사람에게는 또렷이 보이고 또 다른 사람들에게는 전혀 보이지 않는지 이유를 설명한다. - 151쪽

2. 진단 편향 : 순간적 첫인상이 많은 것을 결정한다.

‘진단 편향’으로 최초의 생각에 근거하여 사람들, 생각, 사물에 낙인을 찍는 경향성이다. - 155쪽

3. 패턴 인식 : 인간은 늘 보던 방식대로 보고 싶어 한다.

우리는 ‘패턴 인식’을 근거로 많은 결정을 내리는데, 이것은 이전 경험이나 습관을 기준으로 정보를 분류하고 확인하는 경향성이다. - 159쪽

4. 가치 귀착 : 인지된 가치가 행동을 결정한다.

가치 귀착은 객관적 데이트보다는 지각된 가치를 바탕으로 사람이나 사물에 어떤 특성을 부여하는 인간의 경향성을 의미한다. - 164쪽

5. 확증 편향 : 신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고한다.

사람들이 원래 가지고 있던 신념이나 생각을 확증하는 정보만을 선택적으로 찾는 경향성을 말한다. - 167쪽

6. 점화 효과 : ‘silk’라는 단어가 ‘milk’에 불을 붙인다.

‘점화’는 먼저 경험한 단어나 대상이 다음의 생각과 인식, 행동에 영향을 끼치는 경향성을 말한다. - 171쪽

7. 손실 혐오 : 우리는 자신을 평균 이상이라고 착각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대체로 자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무의식적 서향을 가지고 있다. 이런 무의식적 성향은 ‘손실 혐오’를 야기한다. - 175쪽

8. 내면화된 억압 : 자신과 관련된 편견을 저항 없이 수용한다.

이 편향성은 앞에서 살펴본 자신감 편향의 역학성처럼 논리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은 위에서 예로 든 흑인 학생들의 사례처럼 그런 생각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였다. 왜 사람들은 타인이 자신에 대해 갖는 부정적 고정관념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걸까? 물론 그것은 의식적 선택이 아니었다. - 179쪽

9. 기준점 편향 : 자동차 수리비용을 모르면 여성이 더 비싸게 지불한다.

사람들이 의사 결정할 때 처음 제공된 정보, 즉 기준점에 심하게 의존하는 경향성을 말한다. - 182쪽

10. 집단 사고 : 집단이 우리 대신 생각한다.

많은 개인적 편견들이 사실은 전혀 개인적이지 않다. 그것들은 관련된 그룹과 문화의 깊은 영향을 받는다. 정상적인 사람들조차 때로 사회의 집단적 광기에 사로잡혀 같은 시민을 공격한 수많은 역사적 사례는 이것이 진실임을 보여준다. 우리는 집단 사고와 믿음의 강력한 영향을 받는다. - 188쪽

다만 내가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우리 생각과 의견이 진실이냐 아니냐보다 그것이 진실로 드러나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점이다. - 217쪽

‘힘이 없다’고 느끼면서 비디오 속 공을 볼 때는 거울 뉴런 활돌이 증가하고 외부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반면, 힘이 있다고 느낄 때는 거울 뉴런 활동이 감소했다. 결과적으로 힘이 우리의 공감대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 250쪽

그들은 광범위한 연구를 통해 부가 공감대 부족뿐 아니라 비윤리적 행동의 증가와 밀접한 상관계가 있음을 발견했다. 부자들은 다른 사람들에게서 뭔가를 빼앗고, 비윤리적으로 협상하고, 경쟁에 이기기 위해 규칙을 깨고, 더욱 탐욕스럽게 행동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 251쪽

남자와 여자 모두 권력의 문제로 들어가면 큰 차이가 없었다. 라메르스는 연구를 통한 관찰 결과 권력이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보다 바람을 피울 확률이 30% 정도 더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 251쪽

권력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기적이 되기 쉽고 공감 반응의 감소를 보여주기 쉽다. 문제는 권력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 권력이 사람에게 강한 영향을 미친다는 바로 그 점이다. - 253쪽

개인의 편향성을 바로잡는 6가지 효과적 방법

1. 편향성이 인간 경험의 정상적 부분임을 인정하라.

2. 자신을 관찰할 수 있는 능력을 발전시켜라.

3. 확실하지 않은 것을 생활화하라.

4. 어색함이나 불편함을 유심히 살펴보라.

5. 잘 알지 못하는 집단의 사람들, 혹은 당신이 편견을 가진 사람들과 관계를 가져라.

6. 피드백과 데이트를 확보하라.

대다수 사람이 잠을 자지 않을 때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은 바로 직장이다. 우리는 다른 어떤 곳보다 직장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따라서 직장은 다양한 인재 관리 측면에서 무의식적 편향성을 줄이는 방안을 찾을 수 있는 최적의 실험실 중 하나다. - 342쪽

일단 사람들이 편향성에 대해 근본적으로 이해하기 시작하면 인식의 확장이 일어난다. 개인적으로 지속해서 찾고, 알아보고, 자신과 팀이 어떤 식으로 기능하는지 관찰하고, 과정 전반에서 편견을 줄이는 데 도움되는 새로운 구조와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을 통해서 말이다. - 347쪽

집단 결정 과정에 던져야 하는 7가지 중요한 질문들

1. 개인적 욕심 때문에 편향되어 있다고 의심할 만한 어떤 이유가 있는가?

2. 그 당시에 해결하려는 상황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광범위하게 찾아보았는가?

3. 집단 사고를 확인하라. 팀 내에 반대 의견이 있었는가?그리고 그것들이 제대로 검토되었는가?

4. 추천하는 사람들이 그것에 과도하게 매료되었을까, 아니면 반대하는 사람들의 반대가 지나친 것인가?

5. 과거의 비슷한 사람이나 비슷한 경험이 현재의 사람이나 상황에 대한 인식에 과도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없는가?

6. 최고 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모든 정보를 가지고 있는가?

7. 이용하는 정보가 어디에서 왔는지 아는가?

인간이 핵무기 버튼을 누를 가능성은 없다. - 로버트 밀리칸, 1923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공기보다 무거운 비행기는 불가능하다. - 켈빈 경, 영국 과학자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말이 있다. ‘기타 쳐도 괜찮아! 하지만 그것으로 생계를 꾸리지는 못해.’ - 존 레논의 이모 미미, 359쪽

사실 계획을 세우거나 어떤 일을 선택하는 일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사물을 보는 방식을 전환하는 의지를 보여주는 일이다. 세상을 다르게 보려는 의지를 분명히 하는 것은 타인과 바깥 세상에 맞추어진 초점을 자신과 내적 세계에 대한 이해로 돌릴 때 비로소 시작된다. - 377쪽

판도Pando는 106에이커가 넘는 상당히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으며 총 7,000톤의 무게가 나가는, 이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유기체다. 놀랍게도, 판도의 나이는 8만 년 이상으로 추정되며,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생명체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우리는 그것을 개별 그루가 군집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본다.

우리에게 이 유기체만큼 완벽한 메타포는 없다. 우리는 ‘타인’을 자신과 완전히 분리된 존재로 본다. 우리는 다른 집단을 위협적인 존재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우리는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우리는 이 행성에 사는 공동 운명체다. 우리 모두는 즐거움을 추구하고 고통을 피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 38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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