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마리 씨, 우리 집 좀 정리해주세요 - 만화로 보는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
곤도 마리에 지음, 우라모토 유코 그림, 홍성민 옮김 / 더난출판사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설연휴 마지막 날이다. 새로운 한 주를 준비하면 편하게 지내고 싶지만 가족간 싸움이 가장 많기도 하다. 나 또한 예외가 아니다. 시댁과 처가를 오가느라 몸과 마음이 지쳐 짜증이 엄한 사람에게 꽂힌 것이라고 하고 싶지만 올해는 본집은 아예 가지도 않았으니 그게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 아마도 서로 각자 생활을 하다가 갑자기 오랜시간 같이 지내면 정도 생기지만 화도 나기 마련이겠지. 실제로 서양에서는 이런 증세를 텐트 증후근이라고 부른다.

 

아무튼 싸우게 된 결정적 계기는 집안 정리 문제였다. 집은 좁고 살림은 넘치니 버리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문제는 짐의 대부분이 책이라는 것. 다른 건 몰라도 서적을 없애는 건 왠지 죄를 짓는 것 같아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 반면 아내는 보지도 않을 책들을 왜 쌓아두느냐는 마인드다. 평소에는 가벼운 입씨름 정도였는데 오늘 아침에는 대폭발했다. 죄다 내다버리라는 말에 나도 욱해 언쟁을 벌였다. 아, 정말 묘안이 없을까?

 

<곤마리 씨, 우리 집 좀 정리해주세요>는 버리지 못하는 사람의 마음을 절 헤아린 책이다. 뭔가를 자꾸 쟁겨두는 건 사실 병이다. 과거에 대한 집착과 미래에 대한 불안 사이에서 방황하기 때문이다. 그런 이에게 욱박지르듯 해봤자 소용이 없다. 왜 남겨두고 싶은지, 꼭 소유하고 있어야 하는 이유가 뭔지 물어보고 서로 의견을 조율해 나가는게 최선이다. 다시 말해 물건이 많아서 느끼는 행복감보다 현실적 어려움이 더 많다면 개선해야하지 않겠느냐는 거다. 그렇게 차근차근 테마를 정해 당장 버릴 것, 일단 필요는 없지만 쓸모가 있을 것들, 그리고 꼭 간직해야 할 물건으로 구분하여 실천해나가면 된다. 아주 간단하지만 그렇지 하며 무릎을 칠만한 조언이다.

 

지금 나는 아내의 방부터 정돈하고 있다. 이런 저런 핑계로 내 물건도 스물스물 침범해 들어가있기 때문이다. 곤마리씨의 조언대로 정리를 하니 생각보다 꼭 가지고 있어야 할 것들은 거의 없었다. 뭐니뭐니해 해도 인테리어의 기본은 버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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