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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달리는 여유
아사이 료 지음, 오승민 옮김 / 생각의집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작가의 장기가 발휘되는 책은 에세이다. 소설은 어떤 형태든 정해진 성격과 내용이 있어 마음대로 꾸미기가 제한되어 있지만 수필은 스스로를 드러내도 해가 되지 않기에, 아니 그래야만 하기에, 훨씬 더 생동감이 넘친다. 그런데 우리는 어찌된게 전문 글쟁이들이 쓰는 에세이는 죄다 훈계조로 절로 짜증이 난다. 어설픈 교훈을 주지 말고 체험담을 쓰라구요. 꾸미지 말고.
<시간을 달리는 여유>는 아사이 료의 수필집이다. 부제인 청춘에세이에서 볼 수 있듯이 젊음이가 느낄 수 있는 쓸모없음에 대한 열기를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이를 테면 메이드(하녀 복장을 한 종업원) 카페 순례를 한다거나 핑크영화관(에로 씨네마 극장)에 들어가 흥분한다거나 방탈출게임을 하며 킬킬대는 식이다. 어찌 보면 한심해 보이지만 그건 보는 사람 마음이다. 무엇이든 경험해보고 어떻게든 의미를 담지 않으려는 글쓰기가 무척 마음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