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망하지 않는 법을 알고 있다
가지타 겐 지음, 이선화 옮김 / 지식여행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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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출판 강국인 이유는 소설 뿐만 아니라 논픽션도 강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경험을 거리낌없이 털어놓으면서 독자들의 공감을 끌어낸다. 그중에는 창녀 경험도 스스럼없이 이야기한다. 우리처럼 에둘러 표현하거나 미화하지 않는다. 직시한다.

 

<나는 망하지 않는 법을 알고 있다>를 읽고 깜짝 놀랐다. 이정도로 적나라하게 털어놓아도 되나 싶을 정도였다. 아버지의 가업을 잇게 된 주인공. 어렵사리 회사를 살려놓았지만 분쟁에 휩싸여 자의반타의반 그만두게 되었는데. 그 와중에 점점 가세가 기울더니 결국 사장은 행방불명. 연대보증을 선 아들은 빚을 갚지 못해 파산 선고. 정말 한편의 드라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아버지의 실패를 발판삼아 재기한 후 화해하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증오하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조목조목 밝히고 있다.

 

만약 이런 신세한탄만 늘어놓았다면 감성팔이를 면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저자 자기타 겐은 엠비에이까지 다닌 엘리트. 게다가 역대급 실패를 겪었다. 역설적으로 회사가 글러가는 길을 빠삭하게 알고 있는 셈이다. 이론과 경험을 겸비한 그는 기업이 망하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예를 들면 "대출금은 언젠가 갚아야 할 빚이다"라거나 "받을 돈은 먼저, 줄 돈은 나중에" 같은 말은 뼈에 사무칠 정도로 와닿는다. 고백하자면 나 또한 비슷한 일을 겪었기 때문이다.

 

만약 회사를 차릴 생각이 있다면 그 출발은 혼자여야 한다. 고정비용은 최대한 줄이고, 자기 집을 사무실로 써도 된다, 직원이 필요하면 가족의 손을 빌려라. 비록 초라해보일지라도 최소한의 이득이 생기고 일년이상 꾸려도 적자가 나지 않는다는 확신이 생겨야만 조금씩 규모를 늘려라. 그 단계까지 오리지 못하면 바로 접어야 한다. 그래야 최소한 손해는 면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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