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타운 : 젊은 미국의 사운드
애덤 화이트 외 지음, 이규탁 외 옮김 / 태림스코어(스코어) / 2017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우선 고백부터 하겠다. 이 글은 책을 사서 읽고 난 다음 쓴 게 아니다. 비싸서다.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읽었다. 외부대출이 되지 않아 앉은자리에서 꼬박 네 시간에 걸쳐 보았다.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재미가 아예 없었던 건 아니다. 다만 미국 흑인대중음악에 관심이 전혀 없는 분들께 권할만하지는 않다.

    

우리에게 모타운은 낯설지만 마이클 잭슨이나 다이아나 로스, 라이오넬 리치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 모태가 바로 모타운이다. 잭슨 파이브, 슈프림스, 코모도스가 모두 이 세람이 속해 있던 그룹이었다. 바야흐로 미국 흑인 음악의 전성기를 이끈 음반회사가 바로 모타운이다.

 

역설적으로 이들의 전성기는 흑인핍박과 역사의 궤를 같이 한다. 1960년대부터 불붙기 시작한 민권운동은 베트남 전쟁을 계기로 격화되었다, 그 불똥은 엉뚱하게 모타운으로 튀었다. 백인들의 노리개에 불과한 음악으로 돈을 번다는 비아냥이 일었다. 마치 전두환 폭압정권에서 순화된 가요가 욕을 먹듯이.

 

그러나 모타운의 저력은 무시할 수 없었다. 베트남 전쟁을 정면으로 반박한 마빈 게이의 '왓츠 고잉 온'이 발매되면서 전세는 순식간에 역전되었다. 흑인 민권운동의 기수가 된 것이다. 그렇게 영원할 것만 같던 고공행진도 세월 앞에는 어쩔 수가 없었다. 흑인들만을 내세운 전략이 발목을 잡고 대중의 기호가 보다 다양해지면서 기본적으로 알앤비블루스에 기반을 둔 모타운은 쇠락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다. 거인의 장엄한 몰락이었다

 

아, 진짜 슈퍼스타를 빼먹을 뻔 했다. 스티브 원더는 모타운의 산증인이다. 다들 다른 소속사로 떠날때 그만이 진정으로 끝까지 남겠다며 눈물을 삼켰다. 그 현장을 확인하고 싶으시다면 유튜브에 Motown 25 Past Present and Forever(창립 기념공연)시기 바란다. 성인이 된 마이클 잭슨도 놓치지 마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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