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으로의 모험 -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가상 세계들로의 여행
로라 밀러 엮음, 박중서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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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는 소설 읽기를 멀리 했다. 현실은 이렇게 고달픈데 작가들이 만들어 낸 가짜 세상에 빠져 지낼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라고 나는 생각했다. 그렇게 한동안 소원하게 지냈지만 여전히 글을 읽고 쓰고 있었다. 돈벌이를 위해서였다. 그 일은 나름 스스로 조금씩 발전해가는 느낌을 받기는 했지만 어느 순간 도루목이 되어버리곤 했다. 서로 치고 받고 싸우느라 알맹이가 뭔지고 모른채 진흙탕에 빠진 기분이었다. 나 또한 그 똥물에 몸과 마음을 담그고 어떡하든 잘난척 해보려고 기를 썼지만.

 

그 때 구원의 손길을 내민 사람이 있었다. 그는 날카로워진 내 신경부터 다스려야 한다고 충고했다. 당분간 글을 멀리하라고 했다. 친절한 마음과 예의바른 자세를 갖추는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렇게 무위의 시간을 보내다 무민을 만났다. 토베 얀손은 이제부터는 좋아하는 이야기만 읽으라고 부드럽게 이야기했다.

 

<문학으로의 모험>은 소설의 본령을 지킨 책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곧 상상의 세계로 독자들을 이끌 수 있는 힘을 가진 도서들을 망라했다. 다행히(?) 절반 정도는 읽은 책들이라 반가웠다. 반대로 의욕이 생기기도 했다. 나머지 반이 아직도 나를 기다리고 있구나.

 

다이제스트 책은 딱딱하기 십상이지만 이 책은 예외다. 총편집을 맡은 로라 밀러는 어설픈 비판 대신 애정어린 다독임으로 책을 더욱 빛나게 만든다. 함께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가상 세계로 여행을 떠나기에 부족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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