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시간입니다 - 심리학과 뇌과학이 파헤친 시간의 비밀
슈테판 클라인 지음, 유영미 옮김 / 뜨인돌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인간은 동물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잡식성 포유류다. 그렇다면 무엇이 다른가? 언어가 있고 뇌가 발달했다는 것은 차이가 아니다. 다른 동물들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 단지 발견하지 못했을 뿐. 단 한가지 다른 점은 시간을 인식하는지의 여부다. 곧 어제와 오늘이 다르고 내일도 올 것이라고 생각할 줄 안다.

 

사실 시간은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전적으로 주관적인 세계다. 신비주의에 빠진 사이비 종교추종자들이 내세우는 주장이 아니다. 아인슈타인 이론에 나와있다. 시간은 상대적으로 휘어있다. 이 얼마나 놀라운 발견인가? 반신반의하신다면 지금까지 겪어온 시간을 대해 떠올려보시라. 마음에 드는 남성 혹은 여성을 소개받고 어렵게 애프터 신청을 하여 다시 만나기로 한 날 아침으로 돌아가보자. 그날 하루는 평소와 같았는가? 아닐 것이다. 몇 번이고 시계를 보며 초조하고 불안하고 설레고 행복했을 것이다. 그러나 막상 만나고 나면 어땠는가? 한달 같았던 기다린 시간이 순식간에 흘러가지 않았는가?

 

반대의 경우도 있다. 군대에 가본 사람은 안다. 갓 입대한 후 고참에게 무조건 듣는 말 중에 하나는 "국방부 시계는 거꾸로 매달아도 간다" 군에서의 시간은 더디도 더디게 흘러간다는 뜻이다. 그러나 막상 병장이 되어 제대 날짜가 얼마 남지 않으면 급초조해진다. 하루라도 빨리 나가고 싶은 마음과 왠지 눌러앉고 싶은 미련 사이에서 갈팡질팡한다.

 

조금 더 극단적인 예를 들어보자. 사형을 앞둔 죄수는 시간을 어떻게 의식할까? 그에게 하루하루는 완전히 다른 의미로 다가올 것이다. 집행일 30일 전과 바로 직전에 느끼는 시간은 절대 같은 것이라고 볼 수 없을 것이다.

 

<안녕하세요, 시간입니다>는 타임을 둘러싼 오묘한 세계를 알기 쉽게 설명한다. 흔히 시간은 나와 상관없이 흘러가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내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다르게 다가올 수 있다. 지루하면 느리게 신나면 빠르게 휙 달려가는게 시간이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시간을 선택할 것인가? 정답은 순간에 집중하는 거다. 먹을 땐 먹고 잘 땐 자고 놀 땐 놀고 책읽을 땐 읽고 글쓸때는 쓰기만 하면 된다. 늘상 문제는 딴 생각을 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다시 말해 현재에 살지 않고 과거에 집착하고 다가오지 않는 미래를 두려워하느라 진을 다 빼다보면 어느새 시간의 노예가 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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