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에 들어서는 자, 모든 희망을 버려라 - 사법이 변하면 사회가 변한다
세기 히로시 지음, 박현석 옮김 / 사과나무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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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되도록이면 피해야 할 곳이 있다. 하나는 병원이고 또 다른 곳은 법원이다. 물론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아프고 싶어서 아픈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병원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되도록이면 건강하게 잘 살자는 바램이 반영된 곳이다. 예방차원에서라도 가야할 때는 가야 한다.

 

그러나 법원은 다르다. 송사에 휘말리는 순간 피말리는 시계가 천천히 돌아간다. 잘잘못을 따진다는 본래의 취지는 퇴색하고 어서 빨리 끝나기만을 기다린다. 판결이 나오고나서도 후유증은 오래 남는다. 이기든 지든 마음에 남은 상처는 사라지지 않는다.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피하는 게 상책이다.

 

<법정에 들어서는 자, 모든 희망을 버려라>을 일본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재판의 내막을 다루고 있다. 법이 정의실현의 수단이라는 구호가 얼마나 허구인지를 뼈저리게 들추어낸다. 결국 제도란 이용하기 좋은 사람의 먹이감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이런 책을 낸 이유는 적을 알아야 내가 살듯이 재판의 불합리함을 이해해야 저항할 힘이 생긴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다. 단지 일본만 그렇겠는가? 우리는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을 것이다. 오랜세월 법은 권력의 편에 서서 함께 호의호식한 사이이지 않는가? 독점이라는 카르텔을 친 채 말이다. 이렇게 말을 하는 나조차 부당한 경우를 당했을 때 바로 법에 호소하여 불공정을 바로 잡을 자신이 있는지조차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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