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세트 - 전5권 (양장)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1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아내가 베란다에 빨래를 널다 기겁을 하며 뛰쳐나온다. 나는 놀라지 않고 침착하게 리모컨을 손에 든 채 한마디한다. "이번엔 또 뭔데?" 매미였다. 구석에 숨어있던 매기가 놀라 거실로 뛰쳐나온 것이다. 안방에 숨어 문을 꼭 부여잡은채 어떻게 좀 해보라며 울부짖는 부인을 무시한 채 나는 천장에 붙은 매미를 바라본다. "너의 운명은 기껏 몇 분밖에 남지 않았구나" 매미의 수명은 고작 하루가 전부다. 그동안 보낸 시간이 아까울만큼 짧다. 그러나 매미는 의식하지 않는다. 그에게 혹은 그녀에게 하루는 천년보다 더 길다.

 

<개미>는 상상력이 어디까지 발휘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소설이다. 개미들이 하는 말을 인간이 알아 듣고 옮겨 적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과학적 이해가 탄탄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실제로 개미는 인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진화과정을 거친 고등동물이다. 집단행동을 하며 리어가 있고 욕망과 배려가 적절히 뒤섞인 매우 조직적인 생활을 하기 때문이다. 어느날 인류가 멸망하더라도 개미는 여전히 번식하여 이 지구를 지배할 것임을 베르나르는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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