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섬 마카롱 에디션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음, 강성복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17년 4월
평점 :
품절


우리 책, 구체적으로 한국에서 발간하는 출판물, 에 대한 가장 큰 불만은 내용이 다양하지 않고 전문분야가 부족하다는 것이 아니라, 물론 이점도 불만이지만, 무겁다는 것이다. 책 표지뿐만 아니라 본문도 가벼운 종이를 쓰지 않는다. 곧 보급판 책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다. 페이퍼백 서너권의 무게가 우리 책 한 권 정도이니 가방에 넣고 다니기가 어렵다. 책을 읽는 수단이 아니라 보여주기 용으로 인식하는 시선이 여전히 강하기 때문이다.

 

펭귄코리아에서 낸 마카롱 시리즈는 고정관념을 깨고 있다. 무게가 가벼울뿐만 아니라 표지도 허접하게 요란한 선전문구를 다는 대신 책 제목과 저자 정도의 기본 정보만 담은채 심플하게 처리하였다. 게다가 가격도 착하다. 내가 책을 낸다면 펭귄에서 내겠다.

 

<보물섬>은 누구나 아는 이야기같지만 원문을 제대로 읽어본 사람들은 드물다. 그만큼 아동용으로 각색이 많아 된 탓이다. 그러나 오리지널을 보면 이야기가 푸른 바다의 물결처럼 때로는 격하고 혹은 부드럽게 몰아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여름의 초입에 걸맞는 소설이다. 자, 이게 그 세계로 들어가보자.

 

"그의 모습은 마치 어제 일처럼 기억에 생생하다. 한 사람이 터벅터벅 여인숙 입구를 향해 걸어왔고 그의 뒤로 선원들이 사용하는 궤짝을 실은 손수레가 따라오고 있었다. 키가 크고 몸은 단단하고 육중했으며 까무잡잡한 피부의 사나이였다. 꼬질꼬질 때가 탄 푸른 외투와 어깨 위로 땋아 늘어뜨린 머리. 그 머리에 묻어 있던 타르. 거칠고 흉터가 많은 손. 검게 번색되거나 중간에서 잘려 나간 손톱들. 한쪽 뺨에 길게 나 있는 칙칙한 잿빛 칼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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