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센 뤼팽의 마지막 사랑
모리스 르블랑 지음, 성귀수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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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골수 팬에게 뤼팽은 눈엣가시다. 어디로 들어 보지도 못한, 이른바 듣보잡이 등장하여 셜록을 유롱하지 말이다. 아무리 따져봐도 뤼팽은 셜록의 상대조차 되지 않는데도 말이다. 그래서일까? 결록을 사랑하는 이들은 뤼팽이 주인공인 책은 거들떠도 보지 않는다. 나도 그랬다. 내게 유일한 영웅은 오로지 셜록이었다.

 

뤼팽을 다시 접하게 된 건 어른이 되서였다. 기대가 크지는 않았다. 역시 별로였다. 에잇 별로야 하고 책을 집어던지고 한참을 잊고 지내던 어느날 교육방송에서 <기암성>을 낭독하는 것을 들었다. 달리 할 일이 없어 그저 귀는 열어두고 눈을 감고 쉬는 기분으로 들었는데 세상에나 금세 작품에 빠져들고 마는게 아닌가? 아니 내가 읽은 책이 이런 내용이었나?

 

뤼팽의 이야기는 셜록과 달리 스스로가 주인공이다. 곧 셜록이 조수인 왓슨이 그의 활약상을 펼치는 관찰자 시각이었다면 뤼팽은 자신이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아하 알았다. 왜 뤼팰이 이상하게 느껴졌는지. 셜록에 익숙해있건 내게는 왠지 낯선 접근이었기 때문이다.

 

<마지막 사랑>은 제목 그대로 뤼팽 최후의 작품이다. 시간이 한참 지나 발견된 유고라 이전 작품들과 달리 얼개가 촘촘하지 못하고 필력도 왠지 처진다. 그러나 뤼팽이 어디 가겠는가? 끝까지 자존감을 내세우는 뤼팽을 보며 역시 그답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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