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불평등해졌는가 - 30년 세계화가 남긴 빛과 그림자
브랑코 밀라노비치 지음, 서정아 옮김, 장경덕 감수 / 21세기북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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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선진국까지는 아니더라도 중진국 티는 벗어나고 있다. 일인당 국민소득이 이만달러를 넘어 섰으니 적어도 과거처럼 대다수가 굶는 사태는 일어나지 않는다. 문제는 상대적 격차다. 아무리 세끼를 챙겨 먹을 수 있는 정도는 된다고 하더라도 옆 집이 혹은 건너편 동네 사는 사람들이 뻔질나게 외식을 하러 나간다면 부아가 나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나라는 격동의 시대를 지내왔다. 일제 강점기는 무려 35년간 이 나라를 식민지로 만들었으며 해방이후 벌어진 전쟁은 그나마 회생의 씨앗을 무참히 짓밟았다. 분단으로 인한 냉전은 남쪽에는 군사국가를 북쪽에는 독재국가가 굳건하게 자리잡는 배경이 되었다. 급기야는 같은 국민에게 총부리를 휘두르는 광주 혁명까지 벌어져 나라가 절딴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낳았다. 다행히 1987년 민주화 시위로 형식적 자유를 획득했지만 1997년 IMF 사태로 나라는 거덜이 나고 말았다.

 

도대체 이런 나라가 어떻게 고속성장을 할 수 있었단 말인가? 이러한 역설은 불평등에서 찾을 수 있다. 다시 말해 제한된 자원을 한정된 공간과 산업에 집중투자하여 압축성장을 한 덕에 얻은 성과다. 요컨대 불평등과 성장은 동전의 양면이라는 말이다.

 

역설적으로 식민지배나 전쟁과 같은 비정상적 상황이 이어지면서 불평등에 대한 고려는 사치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성장에 대한 비판도 절대 빈곤 상황에서는 꺼낼 수 있는 주장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불평등을 기본으로 한 성장의 과실을 모두가 골고루 나누었는가? 저자의 대답은 글쎄요다. 특히 자산 중심 성장사회는 불평등을 더욱 격화시킨다. 돈이 돈을 버는 시스템이 작동하는 것이다.

 

결국 해결방안은 성장을 재고하는 것이다. 문제는 성장에 대한 신화가 여전히 강한 상황에서 과연 성장을 멈추라고 말할 수 있겠느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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