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다섯 명의 오케스트라 비룡소의 그림동화 20
칼라 쿠스킨 지음, 정성원 옮김, 마크 사이먼트 그림 / 비룡소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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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나의 공통 취미는 두개가 있다. 하나는 신문 보기, 또 하나는 연주회장 가기. 신문이야 각자 따로 보아도 상관없지만 콘서트홀은 혼자 가기가 영 사납다. 외로워 보이는게 문제가 아니라 혹시 화장실에 가야 하거나 잠깐 졸아도 눈치 보지 않으려면 파트너가 있어야 편하니까.

 

<백다섯 명의 오케스트라>를 보며 왜 굳이 많은 사람들이 모여 연주해야 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풀렸다. 단지 보다 좋온 소리를 웅장하게 들려주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함께 하는게 편하기 때문이다. 만약 독주라면 얼마나 긴장이 되겠는가? 온 청중이 자신의 손가락이나 입술만 바라보고 있다는 상상만으로도 현기증이 난다. 합주나 오케스트라는 살짝 실수해도 자신들끼리는 알아채겠지만 관객들은 아무리 빼어난 귀를 가졌다고 해도 실수를 지적하기가 힘들다. 물론 와장창한다면 다르겠지만.

 

이 책은 클래시컬 음악이라는 다소 생소하고 딱딱한 일을 하는 사람들의 일상을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다. 그들도 우리처럼 아침에 일어나 이빨을 닦고 얼굴을 씻고 옷을 갈아입는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점을 일깨운다. 그런 보통 사람들이 일궈내는 오케스트라의 화음이란 또 얼마나 멋진가? 다음주 정말 오랫만에 연주회장에 간다. 피아니스트 김선욱의 독주 연주회. 벌써부터 셀렌다.

 

덧붙이는 말

 

내용도 좋지만 이 책을 사게 된 결정적 계기는 그림때문이었다. 어딘가 그림이 눈에 익는다 싶어 자세히 보니 역시나 <나무가 좋다>에서 일러스트를 맡았던 분이다. 그 주인공은 마크 사이먼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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