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1 - 어느 과학자의 탄생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1
리처드 도킨스 지음, 김명남 옮김 / 김영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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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리처드 도킨스가 <만들어진 신>을 먼저 썼다면 <이기적인 유전자>는 발간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기독교 사회인 서구유렵에서는 미루어 짐작이 가는 일이다. 인류에게는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이기적인 유전자>가 처음 출판되었을 때 반응은 그야말로 뜨거웠다. 인간을 유전자라는 주제어로 최초로 본격적으로 접근했기 때문이다. 곧 인간은 유전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여느 동물과 다를 바 없다. 심지어 초파리와도 유전자가 흡사하다. 인간이 딱히 유별나지 않다는 말이다. 유전자는 공통적으로 살아남기 위해 이기적인 특징을 가질 수밖에 없고 인간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유전자 접근은 새로운 다위니즘이라 불릴 정도로 센세이셔널했다. 이후 도킨스의 주장에 반박하는 의견들이 무수히 올라왔지만 아직까지도 그의 지위는 굳건하다. 마치 다윈이 그랬던 것처럼. 유전자 학자로만 명성을 유지해도 충분했을법한 그는 계속 도전을 이어갔다. 급기야는 신의 영역에까지 도전장을 내밀었다. 신은 없다. 인간이 만들어낸 상상이다. 어쩌면 상식같은 이 생각을 디킨스는 집요하리만큼 치밀하게 파고든다. 기독교 국가는 물론 신을 중심으로 한 국가는 발칵 뒤집혔다. 신성 모독이라는 것이다. 이제 디킨스는 다윈에 이어 갈릴레오가 되려 하는 것일까? 그는 고개 하나 까딱하지 않는다. 무신론은 내 평생 지론이었다구.

 

이 책은 그의 자서전이다. 논문 외에 사적인 글은 거의 쓰지 않던 그이기에 의외이다. 조심스레 그가 죽음을 준비하고 있는게 아닌가라는 추측이 든다. 실제로 그는 최근에 큰 병을 앓았다. 1부는 어린시절, 2부는 학자로서의 전성기를 다루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1부는 건너뛰어도 무방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자서전이든 어린시절은 지루하기 때문이다. 짧고 강하게 임팩트를 강조했다면 멋진 드라마가 되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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