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권의 그림책 - 그림책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마틴 솔즈베리 지음, 서남희 옮김 / 시공아트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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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황한 글보다 단 한장의 그림이 본질을 정확하게 드러낼 때가 있다. 글자를 모르던 사람들도 성당안에 들어서면 절로 신앙심이 샹기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림보다 글을 숭상하던 민족이라 아이들에게도 글자를 먼저 읽히기를 강요한다. 이런 전통은 글이 곧 지배계급이 되는 지름길이라는 오랜 관습이 이어져왔기 때문이다. 당연히 상상하기보다는 외우기가 주가 된다.

 

대학공부까지 마치고 난 지금에 와서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왜 대학시험에 영어를 봐야 하고 입사할 때 필수처럼 토익 점수를 내야 하는 가다. 영어가 필요하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모두가 익혀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국어국문학과를 지원하는 학생이 엉어를 배우거나 닭튀김 장사하는 기업에 지원하는데 외국어 시험 점수를 낼 필요는 없지 않는가? 영어가 모든 지식의 원천이라는 후진 발상에서 나온 짓거리다.

 

<100권의 그림책>은 문자 숭상시대에 날리는 똥침이다. 누가 뭐래도 그림은 글보다 위대하다. 단 한가지 이유를 들라면 글은 상상력의 여지를 제한하기 때문이다. 곧 글은 쓰여진 곧이곧대로 믿을 수밖에 없지만 그림은 보면서 제각기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다. 따라서 그림책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상상력을 확대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쉽게도 이 책에서 소개한 100권의 그림책 가운데 우리나라에서 출간되지 않은 책들도 꽤 있다. 죄가 일본판 명작동화에 경도된 당연한 결과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이 책이 안내하는 그림책의 세계로 빠져들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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