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광준의 생활명품
윤광준 글 사진 / 을유문화사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한 때 윤광준의 팬이었다. 그가 쓴 <소리의 황홀>을 읽고 우리나라도 선진문화국가가 되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 이유는 상업적 물건에 대한 본격적인 평가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곧 클래시컬 음악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나 음반 평이 아니라 제대로 알지 못하고서는 쓸 수 없는 오디오 기기에 대해 비판을 했다.

 

<윤광준의 생황명품>은 그 폭을 넓히고 있다. 오디오를 포함하여 배낭, 의자, 필기구, 심지어 막걸리까지. 우리 생활을 둘러싼 물건 가운데 잘 만든 것들을 뽑아 그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단지 기능 설명뿐이었다면 그건 사용설명서와 다를게 없었을 것이다. 심미적 안목을 결합시켜 한 물건을 품격의 대상으로까지 연결시키고 있다. 

 

나는 상업주의야말로 사람들의 욕구를 가장(?) 건전하게 분출하는 이념이라고 주장한다. 돈이란 벌기도 하지만 쓰기도 하는 것이다. 문제는 버는 것에 대한 조언이나 충고는 차고 넘치지만 제대로 쓰는 법에 대해서는 별반 이야기가 없다. 그저 남이 좋다고 하면 사는 식이다. 돈을 제대로 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신의 처지를 알고 물건의 좋고 나쁨을 비교하여 자신에게 맞는 것을 고를 줄 아는 능력이 있어야 하다. 그 능력은 단지 돈이 많다고 해서 생기는 게 아니다. 부단한 시행착오 끝에 얻는 득도의 경지에 다다라야 한다. 윤광준은 그 지점에 가깝게 다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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