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특별 세트 - 전20권 - 2021년 개정판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2021년 개정판)
박시백 지음 / 휴머니스트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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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관심을 갖는 나이는 대게 정해져 있다. 아주 어렸을 때나 늘그막에. 아이 때는 시간이 많기 때문이고 늙어서는 새로운 것보다 과거에 머물기를 좋아하는 까닭이다. 라고 내 마음대로 정의해본다. 나는 우리나라 역사에 관심이 덜했다.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이라 더했는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암기하여 시험까지 봐야 하니. 특이 연대순으로 무언가를 맞추는 문제는 아주 치가 떨렸다. 도대체 그게 왜 중요하지? 대신 세계사 과목은 좋아했다. 이곳저곳 다양한 세계를 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역사는 교양 이상의 의미를 갖기 어렵다. 안다고 해서 딱히 현실에서 써먹기도 힘들다. 


그러나 내 편견은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을 보고 깨졌다. 그가 그린 조선의 왕들과 그를 둘러싼 이들은 주어진 상황에서 자신들이 맡은 역할을 최선을 다하려고 기를 쓰고 있다. 예를 들어 이성계의 친구이며 한 배를 탔던 정몽주는 자신의 운명을 알면서도 끝까지 왕권파 개혁을 고수했다. 명분에 골몰하던 아버지를 위해 기꺼이 철퇴를 휘두른 이방원은 무자비한 이미지와 달리 왕이 되어서는 공평한 정책으로 백성들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었다. 이처럼 어느 한 잣대로 볼 수 없는 게 역사다. 박시백은 폭넓은 자료조사를 거쳐 시대상과 인물을 조화롭게 설명하고 있다. 자라나는 학생들은 물론 어른들께도 감히 일독을 권한다. 우리 또한 역사속을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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