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의 반란 - EBS 다큐프라임 화제작!
EBS <놀이의 반란> 제작팀 지음 / 지식너머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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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나는 외향적이지 않았다. 조용히 책을 읽거나 혼자 있는걸 즐겼다. 그럼에도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곧장 바깥으로 나가 신나게 놀았다. 뭘 하고 놀았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지만 해가 뉘엿뉘엿해질 때까지 뛰고 또 뛰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아파트먼트로 이사 오고 나서도 계속 되었다. 단지 안에 있는 놀이터에 가면 항상 함께 놀 준비가 되어 있는 친구들이 있었다. 적어도 중학교 졸업할 때까지 이런 일상이 지속되었다. 종목만 바뀌었을 뿐이다. 구슬 따먹기에서 농구로. 그 때는 몰랐다. 그리워질 줄은.


요즘 아이들은 놀 줄 모른다고 한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실외활동 대신 휴대폰이나 피씨로 게임하는 비중이 는 건 분명하다. 그러나 이 또한 엄연히 놀이다. 단지 뛰어다니지 않을 뿐이다. 정작 문제는 놀이를 방해하는 요소가 늘어난다는 사실이다. 그 중 으뜸은 부모의 간섭이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학습을 강조하는 바람에 놀이조차 의무가 되어버렸다. 예를 들어 방과 후에 따로 모아 줄넘기 과외를 하는 거다. 설마 했지만 현장을 직접 보고 나서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놀이의 반란>은 아이들에게 부모와 환경이 왜 중요한지를 다시 일깨워주는 책이다. 즐거움과 자발성, 그리고 주도성이 사라진 놀이는 이미 시체나 다름없다. 그러고 보니 어른의 삶도 별반 다른 게 없다. 돈을 벌어야 하니까, 의무를 지켜야 해서, 가족들 걱정에 포기하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적어도 이 세 가지 중에 하나 정도는 회복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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