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센스 - 뇌신경과학자의 감각 탐험기 푸른지식 그래픽로직 9
마테오 파리넬라 지음, 황승구 옮김, 정수영 감수 / 푸른지식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1.

 

그는 2리터의 석유를 들고 술집을 찾았다. 주인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또 왔구나. 아니나 다를까? 똑같은 소리를 또다시 늘어놓기 시작했다.

 

"10년전에 술값으로 10만원이 나왔는데 20만 원 냈잖아. 이런 개XX. 사기를 쳐. 내가 그걸 잊을 것 같아."

 

그렇게 떠들다 갈 줄 알았는데 이번엔 달랐다. 석유를 바닥에 뿌리고 라이트에 불을 붙인후 던져버렸다.

 

2.

 

그는 남편의 친구였다. 아주 친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막 대하는 사이는 아니었다. 용돈이 궁했던 딸은 남편을 졸랐다. 용돈 올려주지 않을거면 알바라도 하게 해달라고. 정 그렇다면 아는 사람 가게가 낳겠지 싶어 소개시켜 줬는데 아뿔싸. 둘이 함께 차를 타고 간 날 저녁에 딸은 사라지고 친구는 목을 매 죽었다.

 

3.

 

이른바 엽기사건을 접하면 당장 드는 생각은 분노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떠오르는건 심리다. 곧 어떤 마음 상태로 그런 짓을 했는가다. 이성을 완전히 상실한 채 감정에 휘둘리는 인간의 속내가 궁금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번행을 저지를 때 눈은 얼마나 팽창하고 귀는 얼마나 빨개지고 혀는 얼마나 메마르는지 알고 싶다.

 

<센스>는 감각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만화로 보여주고 있다. 같은 주제의 책(감각의 미래)을 미리 읽은 덕에 훨씬 더 생생하게 전해졌다. 특히 미각중 하나인 감칠맛에 대한 설명이 흥미로웠다. 단맛, 쓴맛, 신맛, 쓴맛이 아닌 일종의 풍미라는 새로운 감각의 탄생과정을 고스란히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