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을 가지고 이야기할 때, 상대방이 말하고자 하는 진짜 의미는 젖혀두고, 작은 표현만 물고 늘어지는 사람에게 “꼬투리 잡지 마”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말꼬리 잡지 마”라고도 하고. 그럼 “꼬투리”는 “꼬리”하고 비슷한 말인가?
[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말]을 보니 꼬투리의 본뜻이 “콩, 팥, 완두 등 콩과 식물의 씨가 들어 있는 껍질을 말한다”고 한다. 아, 그럼 콩깍지 같은 것이로구나.
그런데 여기서 “껍질”이라는 표현 때문에 헷갈린다. 내가 알기로 껍질은 무르고 잘 부서지는 걸 말하고, 딱딱한 건 “껍데기”라고 한다. 귤 껍질, 달걀 껍데기. 그럼 땅콩 두 알을 감싼 꼬투리는 ”껍데기”이지 껍질이 아니잖아?
그런데 표준국어대사전에서도
콩-깍지 [--찌] 「명」콩을 털어 내고 남은 껍질.
꼬투리01 「명」「1」=담배꼬투리〔1〕. 「2」어떤 이야기나 사건의 실마리. ¶사건의 꼬투리를 잡다/꼬투리를 캐다/사건은 그러나 2주일이 지나서도 주민들만 못살게 괴롭힐 뿐 아무런 단서도 꼬투리도 잡히지 않았다.≪홍성원, 육이오≫/어디다 대고 화를 내야 할지 그것도 애매하거니와 화를 내야 할지 말아야 할지, 화를 내려 해도 꼬투리가 없다.≪박경리, 토지≫§ 「3」남을 해코지하거나 헐뜯을 만한 거리. ¶그는 사사건건 꼬투리를 잡아 나를 괴롭힌다./그는 결재 때마다 꼬투리를 잡혀 욕설 세례를 받거나 구둣발에 차이지 않으면….≪김용성, 리빠똥 장군≫§ 「4」『식』콩과 식물의 열매를 싸고 있는 껍질. ≒협06(莢). ¶한 개의 꼬투리 속에 완두콩 다섯 알이 나란히 들어 있다.§ [<고토리<훈몽>]
이렇게 꼬투리를 “껍질”이라고 한다. 음... (--)a 그래서 다시 “껍질”과 “껍데기”를 찾아보았다.
껍질 [-찔] 「명」「1」딱딱하지 않은 물체의 겉을 싸고 있는 질긴 물질의 켜. ¶귤의 껍질을 까다/양파의 껍질을 벗기다/이 사과는 껍질이 너무 두껍다.§
껍데기 [-떼-] 「명」「1」달걀이나 조개 따위의 겉을 싸고 있는 단단한 물질. ≒각10(殼). ¶달걀 껍데기를 깨뜨리다/나는 굴 껍데기가 닥지닥지 달라붙은 바위를 짚고 내렸다.≪심훈, 칠월의 바다≫ §「2」알맹이를 빼내고 겉에 남은 물건. ¶이불의 껍데기를 갈다/베개 껍데기를 벗겼다./속에 든 과자는 다 먹고 껍데기만 남았다.
그러니까 “질긴 물질”은 껍질이고, “단단한 물질”은 껍데기? 완두나 강낭콩 꼬투리는 단단하기보다 질기다. 그런데 땅콩 꼬투리는 단단하잖아? 조개나 굴 껍데기보다는 잘 부스러지긴 하지... 콩과 식물의 꼬투리는 그냥 다 “껍질”이라고 하나? 이럴 때 듣는 말, “그냥 외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