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 ! 저 사람....
2004년 가을께였나 ? 브제이특공대에서 별난 선생님을 소개하는 꼭지가 있었다.
어 ! 저 사람....그는 고등학교 때 교련 담당이었다. 예비역 부사관(하사관) 아니면 장교였겠지. 사는 곳이 광주여서인지 전두환 정권에 대해서는 적대감을 보였다. 그러나 그는 학생들을 대할 때는 독재자와 다를 게 무얼까 하는 생각을 갖게 하도록 행동했다. 억압자를 적대하면서도 억압자를 닮아가는 것..그러고 보니 그런 예를 흔히 보게 되는 것 같다. 최근 [창작과 비평]을 보니 재벌권력과 정규직노동운동세력이 너무나 닮아있다고 평가한 글이 생각난다. 고개가 끄덕여졌다.
암튼 그때 그는 다른 과목으로 전과하여(교련 과목이 없어졌나 보다) 윤리과목인가를 가르친다고 했다. 학생들과 매우 친근하게 그리고 잘 어울리는 너무나 괴짜이지만 멋진 선생님으로 소개되었다. 솔직히 난 그가 지금은 함부로 귀싸대기 때리지 않는지는 모르지만 그의 수업 내용 중 일부를 듣고는 그때와 별로 달리진 것이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대신 나이 들어가면서 하고 싶은 말이 많아지는 그런 노년의 선생님이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2. 역시 저 사람도 마찬가지겠지.
신년이라고 해서 각 방송사들의 특집 방송을 내보낸다. 에스비에스 ? 에서는 58년 개띠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나 보다. 개띠니까 얼른 떠오르는 것이 58년 개띠니까..그들에겐 그렇게 불릴만큼 뭔가 특별한게 있을 테니까...
58년 개띠 중 아는 사람이 나온다....그는 자기가 하려는 일에 최선을 다했다고 한다...그랬을 것이다...그는 최선을 다했을 것이다...그는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가족을 끔찍히 사랑하는 사람처럼 보인다....
그런데 난 불행하게도 그가 어떤 일에 최선을 다했는지 조금은 알고 있다...그는 최선을 다했는지 모르지만 그가 최선을 다함으로써 - 최선이 모든 일을 자기 주관에 따르거나 또는 순전히 선의로 했다는 말이 아님을 상기하자 - 그 결과 몇몇 사람들은 그의 입을 통해 비난 받으며 직장을 잃었고 그 중 어떤 사람은 직장을 잃은 상태에서 장애를 가진 아이가 힘들어하는 것을 지켜보며 살았었다. 아직 그들은 직장으로 돌아가고 있지 못하다...(그 몇몇 사람들은 사적 목적을 위해 어떤 행동을 한 것은 아니었다. 공익을 위한 주장이 비난받아야 하는 것이 이 사회라는 것에 분노할 수밖에 없었던 사건의 당사자들이라고 난 생각한다)...
난 그런 사람들을 자주 본다...하는 일이 그러니까 어쩔 수 없다고 하면서 변명을 하기도 한다..진짜 자기 생각은 그렇지 않다는 것 아닌가 ? 그런데도 전혀 그 생각에 맞아들어가는 어떤 행동도 하지 않는다...난, 솔직히 그런 사람이 더 밉다...다른 자리에 가면 또 어떤 일에 최선을 다할까 ? 여기서 어떤 최선일까를 다시 한번 상기해 보면 몸서리쳐진다...
3. 시간이 많이 흘렀다...
그 선생님을 안 것이 20년이 다 되어가고, 58년 개띠를 안 것은 3년이 다 되간다...지난 일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
그건 그렇고 난 어떨까 ? 날 기억하는 사람들은 지금 날 어떻게 생각할까 ? 내가 지난날 했던 생각, 행동, 말에 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