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다듬기 회원님께

  안녕하십니까? 국립국어원입니다.

  국립국어원(원장 남기심)은 ‘모두가 함께하는 우리말 다듬기(www.malteo.net)’ 사이트를 개설, 일반 국민을 참여시켜 함부로 쓰이고 있는 외래어, 외국어를 대신할 우리말을 매주 하나씩 공모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는 외래어 ‘스포일러(spoiler)’의 다듬은 말로 ‘영화헤살꾼’을 최종 선정하였습니다.

 최근 우리나라 영화가 침체기를 벗어나 다시 영화 시장 점유율을 높여 가고 있다고 합니다. 무척 반가운 일입니다. 영화 보는 일이 젊은이들에게 일상적으로 되면서 영화를 보는 일반인의 눈높이도 상당히 높아졌습니다. 이는 한국 영화의 수준을 크게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주요 영화 관련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전문 비평가 못지않은, 수준 높은 일반인의 영화 비평문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런 비평문이 영화의 성패를 좌우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영화 정보를 얻기 위하여 이런 비평문을 읽다 보면 때때로 읽는 이를 김빠지게 하는 글을 발견하곤 합니다. 영화의 내용, 특히 결말을 다 말해 버리는 바람에 영화 볼 맛을 크게 떨어뜨리는 것입니다. 특히 극적인 반전이 있는 추리나 공포 영화일 때에는 허탈하기까지 합니다. 한국 영화의 수준이 크게 높아진 만큼 그에 걸맞게 우리의 관객 수준도 크게 높여야 할 듯합니다.

 이처럼 아직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에게 영화의 주요한 내용, 특히 결말을 미리 알려서 영화 보는 재미를 크게 떨어뜨리게 하는 사람을 가리켜 ‘스포일러(spoiler)’라 합니다. ‘스포일러’는 재밌게 영화를 보고 싶어 하는 관객뿐만 아니라 많은 관객을 동원해야 하는 영화 제작자에게도 막대한 지장을 줍니다. 예전에 “유주얼 서스펙트”라는 영화를 본 사람이 그 영화를 보기 위하여 영화관 앞에 길게 줄지어 늘어선 사람들을 향해 “절름발이가 범인이다!”라고 소리친 일이나, 어떤 영화 비평가가 “식스 센스”라는 영화를 비평하면서 결말까지 언급하는 바람에 많은 비난을 받았던 일은 ‘스포일러’와 관련하여 널리 알려진 사건입니다.

  이러한 일이 벌어지는 가운데 '스포일러'라는 말도 널리 쓰이게 되었습니다. '스포일러(spoiler)'는 'spoil'에 접사 '-er'가 결합한 말로, '망쳐 버리는 사람', '김빠지게 하는 기사' 등의 뜻으로 쓰이는 영어입니다. 많은 사람에겐 아직 매우 낯선 말입니다. 쉬운 우리말로 다듬어 쓰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런 점에서 국립국어원은 외래어 ‘스포일러(spoiler)’를 다듬어 쓸 말로 선정하여 지난 10월 19일부터 10월 24일까지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다듬은 말을 공모하였습니다. 일주일 동안 모두 702건의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이 가운데 ‘스포일러(spoiler)’가 ‘영화의 주요한 내용, 특히 결말을 미리 알리는 사람’이라는 점을 특별히 고려하여 ‘재미도둑’, ‘발쇠꾼’, ‘영화떠버리’, ‘영화행짜꾼’, ‘영화헤살꾼’ 등 다섯을 투표 후보로 골라 이들을 대상으로 지난주(2005.10.26.~10.31.) 일주일 동안 다시 투표를 벌였습니다.

  그 결과 총 975명이 투표에 참여하여 ‘재미도둑’은 133명(13%), ‘발쇠꾼’은 135명(13%), ‘영화떠버리’는 299(30%), ‘영화행짜꾼’은 53명(5%), ‘영화헤살꾼’은 355명(36%)이 지지하였습니다. 따라서 가장 많은 지지를 얻은 ‘영화헤살꾼’이 ‘스포일러’의 다듬은 말로 결정되었습니다. ‘스포일러’가 재밌게 영화 보는 일을 방해하는 사람이므로 ‘영화헤살꾼’으로 바꿔 쓰더라도 큰 무리는 없을 듯합니다. 여기서 ‘헤살꾼’은 ‘남의 일에 짓궂게 훼방을 놓는 사람’을 뜻하는 순 우리말입니다. 앞으로 이 말이 널리 쓰일 수 있도록 회원님께서도 적극적으로 활용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지난주(2005.10.26.~10.31.) ‘특정 상품, 회사, 개인을 널리 알리는 데 쓰는 노래’를 가리키는 외래어 ‘로고송(logo song)’을 대신할 우리말을 공모한 결과 총 623건의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이 가운데 ‘로고송(logo song)’이 ‘특정 상품, 회사, 개인을 널리 알리는 노래’라는 점과 ‘특정 상품, 회사, 개인을 상징화(이미지화)하여 쓰는 노래’라는 점을 아울러 고려하여 다음 다섯을 투표 후보로 선정하였습니다. 회원님께서는 이 가운데 어느 말이 좋으신가요?

  1. 애칭곡 (상품, 회사, 개인을 널리 알리기 위하여 애칭처럼 쓰는 노래이므로)
  2. 추김곡 (다른 사람을 꾀기 위한 노래이므로)
  3. 솟대노래 (상품, 회사, 개인을 상징하는 노래이므로. ‘솟대’는 ‘마을 수호신 및 경계의 상징으로 마을 입구에 세운 장대’를 뜻하는 순 우리말임.)
  4. 띄움노래 (상품, 회사, 개인을 띄우기 위하여 사용하는 노래이므로)
  5. 상징노래 (상품, 회사, 개인의 상징적 이미지를 심어 주기 위하여 사용하는 노래이므로)

 한편 이번 주 11월 2일(수)부터는 ‘관련 있는 물건을 하나로 묶어 놓은 것’을 뜻하는 외래어 ‘풀 세트(full set)’을 대신할 우리말을 공모합니다.

  부디 회원님께서도 이번 주 중 저희 사이트를 찾아 주셔서 외래어 ‘로고송(logo song)’과 ‘풀 세트(full set)’의 다듬은 말을 결정하는 데에 직접 참여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말 다듬기 사이트’를 방문하실 분은 여기를 눌러 주세요.

 

......

흠, 스포일러가 꼭 영화에만 해당되지는 않는데... 그래서 난 "재미도둑"에 투표했더랬다. 풀 세트는 굳이 따로 말을 정해야 하나? 그냥 "일체" "꾸러미"라고 하면 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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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11-04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영화헤살꾼은 좀 그래요. 하긴 이런 일로 외국에서는 돈 버는 자들도 있다지만 스포일러가 영화에만 한정된 느낌이 들잖아요...

chika 2005-11-04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뭐예요? 책의 경우는 책헤살꾼인가요? ㅡㅡa

panda78 2005-11-04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 말이 하고 싶었어요. 영화에만 스포일러가 있는 것도 아닌데..
재미도둑이 나은 거 같애..

숨은아이 2005-11-04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재미도둑"으로 하면 동사로는 "재미도둑질한다"고 응용해서 쓸 수도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