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에 하라 히데노리 작품 중에 “연인”이라는 것이 있다고 들었는데, 이게 바로 그 책인 모양이다. 독립적이면서도 너그러운 여주인공, 아야. 어여쁜 여성인 그가 관계의 종말을 짐작하고도, 끝까지 매달리는 것이 싫었다. 하지만 그게 관계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임을 안다. 나도 몇 번 있는 연애 경험을 주로 “차이는” 쪽으로 끝냈는데, 그게 헤어지는 편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랬다. 아마 자주성이 부족한 탓이겠지만, 친구 사이든 애인 사이든 늘 좋을 수만은 없다고, 싫고 미운 점도 다독이고 고쳐가면서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그랬다. 내가 좀 덜 좋아하는 사람이어도, 어쨌거나 이 사람을 좋아하려고 노력은 해봐야 하지 않나 싶어서 그랬다. 물론 순진한(!) 스무 살 무렵의 생각이다. 지금 같으면 어림도 없다. 그 뒤로 애정 관계에서는 자기감정에 이기적일 만큼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이 바뀌었다. 아무튼 그래서, 아야가 “울면서 끝내는 것만은 안 하겠다고 맘먹었는데...” 하면서 펑펑 울 때, 나도 같이 울어버렸다. 가슴이 아파서 한동안은 다시 이 만화를 보지 못할 것 같다.


이 책을 빌려주신, 물장구치는금붕어님께 감사!
표지가 재미있다. 표지 사진 퍼레이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