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왠지 시큰둥할 때, 해문의 애거서 크리스티 문고판 전집을 한 권씩 뽑아 읽는다. 휴식 같다. 이번에 읽은 <부머랭 살인사건>은 원제가 "그들은 왜 에반스를 부르지 않았을까? Why Didn't They Ask Evans?" 제목 좋고... “부머랭 살인사건”은 미국판 제목인데, 원제가 더 재미있다. 지금까지 읽은 크리스티 소설 중에 가장 깜찍 발랄하다. 20세 청춘들이 탐정 노릇을 해서일까? ^^
번역은 역시나 가끔 뜬금없다. 이를테면 304쪽에 “은행절 휴일”이란 말이 나와 대체 뭔가 했더니, 뱅크 홀리데이(bank holiday)를 그렇게 번역했나 보다. 영국에서 bank holiday는 “은행이 쉬는 날” 곧 공휴일을 뜻한단다. 앞뒤가 안 맞는 데도 두어 군데 있고... 그래도 문맥에 따라 이해하고 넘어갈 수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