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문제에 대해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서...”라고 말하는 경우가 흔히 있다.
그런데 자문(諮問)은 원래 “아랫사람이나 상급 기관에서 하급 기관에 묻는 것”이란다.
그리고 그 아랫사람이나 하급 기관이 그 문제에 대한 의견을 진술해 대답하는 것을 답신(答申)이라고 한단다. 그러니까 무슨무슨 대통령 자문위원회니 하는 것들은, 상급 기관인 대통령에게 하급 기관으로서 조언하는 기구가 되겠다. 음, 자문이란 말 함부로 쓰면 안 되겠군...
자문 대신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한다는 의미로 쓸 수 있는 말은 고문(顧問)이란다.

[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말 사전]을 읽고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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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6-16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문... 왜 끔찍하게 들릴까요 ㅠ.ㅠ

숨은아이 2005-06-16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그 고문은 그 고문이... ㅜ.ㅜ

돌바람 2005-06-16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기도 하지만, 대체로 자기를 낮추어 묻는 말로 쓰면 의미가 상통하는 것 아닐까요. 그러니까 '자문을 구한다'고 할 때 '아랫사람에게 묻는다'가 아니라 자신이 모르니까 '아는 분들에게 의견을 묻는다'는 겸용의 실용해석이 더 적확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위에서처럼 예전에 사용되었던 실예를 현재에 잘못 사용하고 있는 거다라는 입장보다는 조선조 자의(諮議, 현재는 자문하여 의논함이라는 뜻으로 변용된 것 같음)라는 벼슬명으로부터 위의 해석이 가능하게 된 것 같지만 현재는 더 넓은 의미로 겸용의 의미를 담고 쓰여지고 있다고 하는 편이 저는 더 좋네요. 그러니까 '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말'에 끼워넣기에는 좀 그렇지 않나 싶어서요. 저는 많이 쓰이고 자주 쓰이는 것은 현재 사용어로 등록해도 된다는 입장입니다. 어쨌든 우리는 지금을 살고 있으니까요. 제가 제대로 파악한 것 맞나요. 길어졌습니다.

숨은아이 2005-06-16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토니윈드님/말이란 자꾸 변하게 마련이니, 옛 쓰임새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이를테면 "개발새발"은 틀린 말이고 "괴발개발"이 맞다고 하는데, 저는 자라면서 실제로 "괴발개발"이라고 말하는 경우를 들어보지 못했거든요. 그렇다면 "개발새발"도 인정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자문"을 비롯해서 여러 가지 한자어의 쓰임새를 보면, 말의 의미를 신중하게 새기지 않고 생각 없이 공연히 어려운 한자어를 갖다 붙이는 경우가 많은 듯해요. 그래서 가려 쓰려고 합니다. 사실 일상생활에서는 누구한테 "자문을 구했다"고 하지 말고 누구한테 "여쭈어 보았다" 정도로 써도 충분하겠지요.

돌바람 2005-06-16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어쩐지 답글 쓰면서 뭔가 이상하다, 그런데 뭐지 싶었습니다. 그러니까 어려운 한자를 뜻도 모르고(혹은 잘못 알고) 마구 섞어쓰는 것보다는 고운말씨로 쓰는 것이 좋겠다는 말씀이지요. 저도 가려 쓰려고 노력해야겠습니다요. 꾸벅^^*

숨은아이 2005-06-16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헤. 저 "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말"이란 책에서 일상에서 흔히 쓰는 말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원래 의미는 어땠는데 어떻게 변천했는지 알게 되는 재미가 쏠쏠하거든요. 그래서 매일 한 장씩 읽고, 특별히 기억하고 싶은 게 있으면 여기다 쓰고 있어요.